[사설] 외식업계 매출추락, 경기침체 탓만은 아니다

2018-06-27     식품외식경제

우리사회 전체가 경기불황으로 고통을 당하지만 외식업계의 불황은 역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다. 경제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어렵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최근 외식업계가 겪고 있는 불황은 꼭 경기침체 탓만은 아니다. 물론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의 회식이 대폭 줄어들고 개인 고객 역시 크게 감소해 매출이 극감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식문화 패턴이 크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필자는 이미 10여 년 전 미래 외식업계의 최대 라이벌은 편의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을 본란을 통해 혹은 강의와 책을 통해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몇 년 새 편의점에는 맛과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도시락과 각종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 간편식) 제품을 봇물처럼 출시해 외식업소를 찾던 고객을 상당부분 흡수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대형 몰이나 백화점의 식품부에서 판매하는 즉석식품은 유명 외식업소의 시그니처 메뉴를 HMR 제품으로 생산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어 굳이 해당 매장을 찾지 않아도 된다. 10여 년 전부터 우리사회에 불어 닥친 카페문화도 기존 외식업체의 내점객수를 감소케 하는 원인이 되고 있어 갈수록 외식업체 매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2025년 전체 가구 중 50% 이상 1~2인 가구

우리 사회는 이미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시대에 접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인 가구, 나홀로 가구가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통계청 자료(인구 총 조사 2015)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27.2%로 전체 가구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4인 가구는 18.8%로 나타났다. 급증하는 1인 가구 비율은 소비 트랜드는 물론이고 국내 유통시장 특히 식품·외식업계의 소비패턴을 완벽하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편의점 도시락의 가파른 성장은 물론이고 카페문화와 HMR시장의 고속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HMR시장 규모는 24천억 원에서 201735천억 원으로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인구학자들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10년 후인 2025년도에는 전체 가구비율 중 1인 가구 비율이 31%로 증가, 전국적으로 1인 가구가 주된 소비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여기에 맞벌이 부부를 더한다면 전체 가구 중 50% 이상을 차지, 소비 주체가 그동안 4인 가구 중심의 다인 가구 유형이 무너지고 1~2인 가구 유형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인구구조·소비형태 변화에 따른 경영혁신 필요

최근 국내 외식업계가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외식산업 연간 총매출은 지난 2015108조 원에서 2016119조 원으로 10.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계가 불황이라고 하는데 두 자릿수의 성장을 했다는 의외의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식품산업 연간 총매출은 201584조 원에서 82조 원으로 감소했다. 식품산업 연간 총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식품제조업 중 HMR 제품이나 즉석식품 등이 외식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치고 HMR 제품 생산을 크게 늘리지 않는 기업이 없을 정도이다. 또 중견식품기업도 외식프랜차이즈기업이나 대형 외식기업의 제품을 OEM방식으로 제조 납품하는 기업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즉 식품제조산업 중 HMRB2B제품 생산이 외식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식품산업 연간매출은 감소한 반면 외식산업 총매출은 늘어나는 현상을 보인 것이다. 결국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소비자의 소비형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식업계도 시대에 맞는 경영혁신이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