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식품·외식업계가 가격 인상하는 절박한 이유

2019-01-30     식품외식경제

올해 들어 정부는 서민들의 부담이 큰 식품·외식품목별 가격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물가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대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소비자 물가가 1.5%상승했지만 식품·외식물가가 이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식재료비 공동구매 지원과 일자리 안정자금 확대 등을 통해 식품·외식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지원책을 발표했다. 특히 다가올 설 연휴를 맞이해 생계 부담을 덜고 경제 활력을 높이도록 설 민생 안정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식품·외식업계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지난 2016년 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감당할 수 없어 식품·외식업계가 가격인상을 감행할 당시 정부는 서민들의 물가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가격인상을 실시했던 기업들은 가격을 낮추고 인상을 추진하고 있던 업체들도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해 가격인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고스란히 식품·외식업체들의 경영악화로 이어지고 말았다. 


매출액 1000원 당 순이익 -20.3원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7년 기준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숙박·음식업의 경우 기업 당 영업이익은 6410억 원으로 전년 영업이익 1조7100억 원에 비해 40.2%가 감소했으며 기업 당 영업이익도 2016년 1억1000만 원에서 2017년 6000만 원으로 절반가량 추락했다. 종사자 1인당 영업이익은 동기간 4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반 토막 난 상태이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매출액 1000원당 순이익은 20.3원이 적자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산업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가 난 산업이다. 2017년이 이런 상황인데 지난 2018년은 급격한 임금 인상 등 원가상승요인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또 2019년은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두려움마저 든다는 것이 식품·외식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견딜 수 있을가. 특히 최근 2년간 급격한 임금 인상과 함께 식재료 상승이 만만치 않았다. 각종 채소류는 물론이고 쌀값마저도 두 자릿수 상승을 가져 왔을 정도다. 더 이상 원가상승에 따른 손익을 감당할 수 없는 식품·외식업계가 지난 연말부터 음식과 각종 식료품가격을 올리고 있다. 치킨, 피자, 자장면 등 배달음식에서부터 커피와 떡볶이는 물론이고 설렁탕, 갈비탕 등 대중음식과 제과·제빵, 스낵 등 식품류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가격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매출 반 토막에도 가격 인상 이유 살펴야

장기불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원재료가격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인상하지 않을 수 없는 고육지책이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영업이 반 토막 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고 싶어 하는 업체는 없을 것이다. 가능하면 싸게 팔면서 고객수를 늘리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식재료비와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은 현재 판매하고 있는 가격으로는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식품·외식물가를 예의 주시하고 억제한다고 하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망할 수밖에 없는 식품·외식업계의 절박함을 먼저 이해하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