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로 ‘긍정의 힘’ 전한다

Hot People Interview│최원우 커피바케이 바텐더

2019-11-11     이경민 기자

“칵테일을 음식에 비유하면 분자요리에요. 음료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은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죠. 손님조차 몰랐던 경험을 하게 해줄 수 있는 음료라고 생각합니다.”

2019 디아지오 월드클래스에서 Top 8 안에 든 커피바케이 소속 최원우 바텐더의 말이다.
디아지오 월드클래스 올해의 바텐더 대회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텐더 대회로 지난 9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스코틀랜드에서 열렸다. 

디아지오 월드클래스는 파인 드링킹(Fine Drinking) 문화를 알리고 바텐더가 그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회다. 총 5개의 출제 문제를 풀어 Top 8에 오른 바텐더만이 마지막 날 스피드 챌린지로 가장 빨리 칵테일을 만들어 순위를 겨룬다.

이번에 출제된 주제 중 하나는 ‘보드카를 사용해 칵테일을 만들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라’였다.

이에 최원우 바텐더는 국내산 쌀이 소비가 안 돼 남아도는 데도 결식아동 문제를 해결 못하는 현실 모순에 초점을 맞췄다. 잉여쌀로 만든 막걸리에 조청, 보드카, 잣, 홍삼농축액을 넣은 칵테일을 만들고 쌀을 담은 되 위에 유리를 올려 제공했다.

칵테일을 마시면 쌀이 결식아동에게 기부되는 순환을 시각화한 것이다. 그 외에 텐커레이를 이용해 3가지의 칵테일을 만들라, 싱글 몰트 위스키와 4원소를 상징하는 재료를 사용해 20분 안에 칵테일을 만들라는 등의 과제를 받았다.

“바텐더가 단순히 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이끌 수 있는 역할을 겸할 수 있다는 것을 사회에 보여주는 겁니다. 도전과제별로 1~2개의 칵테일을 만들어야 해서 주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해요.”

최원우 바텐더가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가치’다. 단순히 바(bar)의 인테리어만 멋있다거나 술값이 비싸다는 편견을 깨고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님들이 궁금해하기 전에 바텐더가 재료에 관해 설명해주고 대접에 정성을 다해야 비로소 칵테일이 갖는 값어치가 온전히 제 몫을 다 하고 손님에게도 그 가치가 전해진다는 마음가짐이다.

또한 그는 한국 칵테일바 문화가 정갈하고 공손한 접객 중심의 일본 칵테일바 영향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바텐더와 손님 간의 소통 문화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들이 바텐더의 설명을 듣고 제조 과정을 보며 술을 알고 즐기는 문화로 바뀌는 것이다. 최원우 바텐더는 앞으로 바가 계속 늘어나고 술이 아닌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한국의 칵테일 시장은 더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우 바텐더의 목표는 부족한 부분을 성장시켜 더 좋은 바텐더가 되는 것이다. 칵테일 문화가 성장 중인 만큼 손님이 먹고 싶은 칵테일을 만들고 후배들을 육성하는 등 직원들과 가게를 위한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오히려 대회를 끝내니 더 큰 목표가 생겼어요. 업장에서 해야 할 것들도 많이 생각났습니다. 좋은 바텐더 선배들이 많았기에 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저도 제 후배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 마음먹는 계기가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