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확산될까 조마조마

외식업계 메르스 사태 당시 매출 60~70% 급락

2020-01-31     육주희 기자
정부가

 

 

전염성 바이러스 확산 시 기초체력 약한 외식업계 직격탄
설연휴 후 대형몰 내 외식업체 고객 수 현저히 줄어들기도

외식업 경기의 장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새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외식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최근 외식업계는 경기 침체와 함께 HMR, 편의점, 배달시장 등으로 고객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대형몰, 외식업소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을 피하면서 내점 고객이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4명이지만 전염성 바이러스 파동이 일어나면 기초체력이 약한 국내 외식업계는 말 그대로 직격탄을 맞는다. 그동안 사스를 비롯해 광우병,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메르스,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이 발생할 때마다 외식업계는 매출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었다. 

특히 지난 2015년 메르스 당시 호텔 연회는 물론 대규모 세미나, 각종 모임, 회식, 외식 등이 모두 일시 정지되면서 업소마다 적게는 40~70%까지 매출이 급감했다. 이번에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는 메르스보다 더욱 위력이 강한데다 연일 매스컴에 흉흉한 내용이 오르내리고 있어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8~29일 설연휴가 끝난 후 방문한 몇 군데 외식업소에는 고객 수가 평소보다 확연히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근 압구정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안다즈호텔 내에 있는 A외식업소의 경우 평소 예약하기가 어렵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하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이날 저녁에는 피크타임임에도 군데군데 테이블이 비어 있었다. 

또 다른 B업소도 저녁시간이면 매장에 고객들로 꽉 차있었지만 이날은 빈 테이블이 훨씬 많아서 넓은 실내가 텅 비어 보일 정도로 한산했다. 
대학로에서 20여 년간 외식업소를 운영해 온 Y대표는 “2015년 메르스 당시 대학로 외식업소 매출이 대부분 60~70% 정도 추락 했었다”며 “대학로는 공연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염성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오지 않을뿐더러 심하면 공연 자체를 하지 않아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K식당의 경우 매일 대기 고객이 넘쳐나 예약조차 받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 P대표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오픈해 이번에 처음으로 바이러스로 인한 상황을 접했지만 아직까지 발병자 수가 많지 않고 정부와 관계 당국도 한 번 경험을 했던 터라 빠르게 대응을 하고 있어서인지 고객수가 감소하지는 않았다”며 “그래도 업계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당시 상황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알 수 있어 무사히 바이러스가 잠재워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