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루이싱 커피, ‘회계 조작’에 주가 폭락

주가 90% 이상 폭락…나스닥 상장 1년 만에 퇴출 위기 출혈 마케팅, 무리한 덩치 키우기 등 몰락 원인

2020-04-07     이동은 기자
루이싱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급부상한 중국의 루이싱 커피가 회계 조작 사건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나스닥 시장 상장 1년 만에 퇴출 위기에 놓였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앞서 루이싱 커피는 지난 2일(현지시각)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내부 조사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중 약 22억 위안(한화 약 3800억 원)이 부풀려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류젠과 일부 직원들이 없던 거래를 있었던 것처럼 속여 매출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루이싱 커피의 주가는 27.19달러에서 75.6%까지 급락한 6.4달러로 장을 마쳤으며, 이튿날인 3일에는 더 떨어져 현재는 90% 이상 폭락했다.

당초 루이싱 커피가 공개한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22억2900억 위안이다. 또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루이싱 커피는 4분기 예상 매출액을 21~22억 위안으로 전망했다. 이는 곧 지난해 매출액의 40% 가까이가 허위라는 것이다.

루이싱 커피는 독립 이사를 포함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현재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며 류젠 COO와 임직원들을 해고했고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실적 발표 내용을 모두 무효화하고 오는 27일 실제 회계 상황을 반영한 실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같은 루이싱 커피의 몰락 요인을 크게 출혈 마케팅과 무리한 덩치 키우기, 회계 부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7년 10월 창립 이후 2018년 1월 정식 론칭한 루이싱 커피는 ‘스타벅스보다 좋은 원두를 쓰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겠다’는 전략으로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루이싱 커피는 최고급 커피머신과 원두를 사용한 품질 좋은 커피를 스타벅스에 비해 약 20~3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면서 저가 경쟁에 나섰고 ‘두 잔 사면 한 잔, 다섯 잔 사면 다섯 잔 공짜’식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외형을 넓혔다.

그 결과 창업 반년 만에 중국 내 매장 500개를 돌파하면서 중국 역사상 최단 시간에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급성장했다.

당시 루이싱 커피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미국 사모펀드 블랙록 등으로부터 차입하면서 기업가치를 최대 약 42억 달러(한화 약 5조200억 원)로 평가받았으며 주가는 최고 50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연말에는 중국 내 매장 4910개로 스타벅스(4300개)를 앞질렀다.

그러나 공격적인 마케팅과 무리한 매장 확대로 루이싱 커피는 꾸준히 흑자를 내지 못했다. 루이싱 커피는 2018년 매출 8억4100만 위안(한화 약 1430억 원), 적자 16억1900만 위안(한화 약 275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수익성 악화는 더욱 커졌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번 루이싱 커피의 회계 조작 사건이 주식 시장에 큰 충격을 주면서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 향후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진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