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연 매출 1조 원 돌파

지난해 거래액 15조 원… 마케팅 경쟁 등으로 영업이익 112억 원 적자

2021-04-06     이동은 기자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준)은 지난달 30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99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94.4%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배민은 지난 2010년 국내 음식 배달앱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영업이익은 마케팅 경쟁과 프로모션 비용 지출 등으로 11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적자 폭은 69.2% 줄었다. 지난해 자영업자가 배민을 통해 올린 매출(앱 거래액)은 15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5년에는 1조 원, 2018년에는 약 5조 원 규모였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배민 입점 점주는 물론 모든 외식업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정책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네 차례에 걸쳐 광고비 50%를 환급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자가격리를 하거나 생계가 어려워진 라이더를 위해 생활비도 지원했다. 이처럼 지난 한 해 동안 소상공인과 라이더, 코로나19 의료진 등을 위해 지원한 금액은 약 800억 원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도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비전으로 글로벌 푸드테크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로봇 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최초로 대단지 아파트에서 자율주행으로 배달하는 로봇 ‘딜리드라이브’를 운용했으며 호텔 내에서 배달하는 로봇 ‘딜리타워도 시범 운행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다양한 구조의 건물에서 층간 이동이 가능하고 결제 서비스까지 탑재한 배달 로봇을 개발, 상용화하기 위해 현대차·기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현대자동차·기아의 로보틱 모빌리티 플랫폼을 활용해 자사의 고객 주문 시스템과 연동한 로봇 배달 서비스 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음식배달, 공유주방, 생필품 즉시 배달 서비스 등 ‘퀵 커머스’ 사업에서 로보틱 모빌리티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9일에는 배달앱 최초로 음식 라이브쇼핑 서비스 ‘배민쇼핑라이브’를 공식 론칭했다. 소비자들은 배민쇼핑라이브를 통해 유명인사들이 진행하는 음식 라이브쇼핑 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면서 댓글로 소통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배민쇼핑라이브를 배민 고객들에게 특화된 콘텐츠와 상품구성으로 차별화할 전략이다. 

우선 배민 입점업체 가운데 배민이 선정한 각 지역 배달맛집의 인기 메뉴를 밀키트 상품으로 만들어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전국 고객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또한 배민앱 내에서 간편하게 배달 주문이 가능한 배민 전용 브랜드 상품권, 배민의 지역 소상공인 판로 확대를 돕는 전국 신선 먹거리 주문 서비스 ‘전국별미’의 입점업체 및 상품 등도 쇼핑라이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아한형제들은 딜리버리히어로와의 합병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동남아시아 개척이라는 새로운 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싱가포르에 설립한 ‘우아DH아시아’를 통해 아시아 15개국의 배달 서비스를 총괄할 예정이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국내·외 푸드 딜리버리 시장에서는 현재 혁신의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선도 기업이자 아시아 경영을 펼치는 기업으로서 소비자 요구 변화, 시장경쟁 상황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하면서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