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이어 원두 가격도 인상… 커피값 비상

주요 생산국 공급 차질에 원두 가격 40% 이상 급등… 7년 만에 최고치

2021-09-10     이동은 기자

원유에 이어 커피 원두 가격까지 인상되면서 커피값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BOT)에 따르면 국제 원두 가격은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 파운드(0.45㎏)당 1.96달러로 전년 대비 46%가량 증가했다.

세계 커피 생산과 무역을 담당하는 국제 커피 기구 ICO(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는 “지난 8월 커피 가격은 주요 생산국의 기후 악조건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운송 비용 증가에 대한 공급 우려로 인해 10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CO에 따르면 지난 7월 아라비카 품종 가격은 2014년 11월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제 원두 가격이 급등한 데는 주요 수출국의 공급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오랜 가뭄과 연중 지속된 한파로 작황이 악화했으며 세계 커피 생산국 2위인 베트남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강도 봉쇄조치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 4위권인 콜롬비아도 가뭄으로 생산이 줄어든 상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 같은 분위기에 미국 미시간주의 커피 체인점인 ‘커피 비너리’와 캔자즈 시티의 ‘페어웨이브 홀딩스’는 각각 가격을 올렸다. 커피 비너리는 원두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최근 커피 가격을 평균 7% 인상했으며 페어웨이브 홀딩스도 메뉴 가격을 올리고 고용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원두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내 커피업계 역시 가격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또한 낙농업계가 지난달부터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함에 따라 커피값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 직영 농장을 운영하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1년 치 정도의 원두 재고를 미리 보유하고 있어 당장 커피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겠지만 주요 원두 생산국의 공급 차질이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개인 커피 전문점이나 중소 업체의 경우 원두 공급 업체로부터 도매로 원두를 사 오기 때문에 벌써 원두값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원두 공급 업체로부터 원두 가격을 kg당 1000원 인상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우윳값에 이어 원두값까지 오르니 커피값을 올리지 않고서는 적자를 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기업들은 미리 확보해 둔 원두가 있어 당장 커피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지만 중소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원두값뿐만 아니라 인건비, 관리비, 부가세 등이 전부 오르는 상황에서 특히 저가 커피를 판매하는 곳들은 더 이상 1000원 아메리카노를 판매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