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단행… 고금리 속 자영업자 금융대책 마련해야

2022-07-27     강수원 기자

좋아하던 식당이 문을 닫았다. 초밥, 돈가스, 덮밥류를 파는 곳이었는데 두툼하게 썰린 연어가 가득 올라가 생연어덮밥의 맛이 좋았다. 사실 갈 때마다 사람이 많지는 않아 불안했다. 가게가 망해서 혹시 그곳의 덮밥을 못 먹을까 열심히 리뷰도 남기고 지인에게 추천한 적도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영업을 하지 않더니 그곳엔 어느새 다른 가게가 들어서 있었다. 

최근 자영업자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물가급등과 이에 따른 금리상승으로 인한 어려움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서울 휴게음식점의 폐업 건수는 1963건으로 신규 인허가 건 수인 743건의 2.6배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가장 컸던 2020년의 1.5배, 2021년의 2.2배보다 늘어난 수치다. 그도 그럴 것이 외식업소를 취재할 때면 경영주들은 이자만 오르는 게 아니라 인건비, 식재료비 등 전반적인 운영비용의 상승으로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하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가격을 올려 팔아도 마진이 예전에 비해 훨씬 적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중에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4월과 5월 기준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데 이어 세 번째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 위기가 끝나 겨우 숨통이 트여가던 자영업자들이 고물가, 고금리 속에 또다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2022년 3월 말 자영업자 대출은 960조7000억 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40.3% 증가했다. 정부가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을 위해 2020년 4월부터 조치중인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조치가 오는 9월 말 예정대로 종료되면 자영업자 파산·폐업은 현재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 맞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금융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