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낮으면 퇴출’ 못한다… 공정위 배달앱 불공정 약관 시정

배민·쿠팡이츠·요기요, 입점업체 불리한 약관 자진 시정 조치

2022-09-16     강수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사의 약관을 심사하고 불공정 조항을 시정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지난 4일 △부당한 계약해지 및 이용 제한 조항 △사업자의 경과실에 대한 부당한 면책 조항 △사업자의 회원 게시물에 대한 부당한 이용 조항 △사업자의 통지 방식이 판매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등의 불공정을 자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특히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의 경우 고객평가가 현저히 낮다고 회사가 판단하는 경우나 민원 빈발 등의 사유로 별도의 절차 없이 업주와 계약을 해지하거나 서비스 이용을 제한이 가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고객의 평가가 현저히 낮다고 회사가 판단하는 경우’ 고객의 평가 방법에 재주문율을 포함하고 고객의 평가가 일관되게 객관적으로 현저히 낮은 경우’로 수정해 계약해지 사유를 구체화 하면서 회사의 자의적인 판단 가능성을 시정했다. 또한 업주에게 이의신청, 또는 시정기회를 부여하도록 해 회사의 일방적 제재 가능성을 줄였다. 

이외에도 배달 3사는 그동안 정보통신설비의 수리, 교체 등에 따른 서비스 제공 중단으로 업주에게 손해가 발생해도 사고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책임을 부담했지만 공정위는 관리자로서 경과실에 따른 책임을 배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회사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 경우 책임을 부담하도록 했다. 

또한 공정위는 음식업주가 계약을 해지해도 게시물이 삭제되지 않고 회사만 삭제할 수 있도록 한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약관을 사업자의 회원 게시물에 대한 부당한 이용 조항으로 분류하고 계약 종료 후에도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공정위는 쿠팡이츠가 내용의 중요도를 따지지 않고 웹사이트 게시 방식으로 통지하는 약관의 내용을 업주에게 불리한 조항으로 보고 불이익이 있는 내용이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개별적으로 알리도록 자진 시정토록 했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사장이다’에서는 배달앱의 고객평가에 대한 공정위 조치에 대해 “쉽게 올리는 별점 리뷰들이 점주들에게는 상처와 매출로 반영된다”, “안 좋은 리뷰는 하루종일 힘빠지게 한다”, “리뷰가 자영업자들 피를 말린다”, “맛도 있고 다 좋다는데 카드 결제 안 된다고 하니 별두개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며 리뷰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공정위는 “약관 시정으로 배달앱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불공정 계약 관행을 개선함으로써 음식업주들이 불공정 약관으로 인해 입게 될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