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기업 대표 국감 줄소환… ‘가격 인상’ 자제 압박

CJ제일제당·오리온·농심·오뚜기 등 출석… 치킨 프랜차이즈 3사도 소환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상 자제 압박, 현실 외면… 고물가 대책 마련 시급”

2022-09-30     이동은 기자

최근 정치권이 10월 4일부터 열리는 2022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식품·외식업계 최고경영진을 증인으로 줄소환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는 원자잿값 부담 등을 이유로 가공식품과 메뉴 가격을 인상한 식품·외식기업 대표들을 불러 가격을 인상한 경위와 과정 등을 따져 묻겠다는 방침이다.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정승욱 제너시스BBQ 대표, 임금옥 BHC 대표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은 최근 쌀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즉석밥 가격을 올린 경위, 햇반 컵반 등에 국산쌀 대신 미국산 쌀을 사용한 이유 등에 대해 집중 추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등도 서민 식품으로 대표되는 라면, 과자 등의 가격을 인상한 데 대한 질타와 질의를 받을 전망이다.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도 증인 목록에 포함됐다. 이들에게는 치킨 가격 인상 이유와 정부의 외식물가 정책 효용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식품·외식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7일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식품제조업체 대상 물가안정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삼양식품,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품제조업체 6개 사의 임원진이 참석했다.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식품업체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음을 상기한 후 가격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권 실장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5~6월 최고점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고 환율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다소 있기는 하나 4분기 이후 식품기업의 원자재비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물가에 기댄 부당한 가격 인상이나 편승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 부담은 여전한 상황에서 무작정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정치권의 압박은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지적하며 “가격 인상 자제를 촉구하기 전에 물가 안정 대책과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게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외식업계 대표들은 농해수위 이외에도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와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등으로부터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다. 각 위원회에서는 노조탄압 및 부당노동행위, 발암 물질 검출 사태, 위생 문제, 가맹점 갑질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스타벅스 ‘2022 여름 e-프리퀀시’ 기획상품 중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된 사건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정무위 증인으로는 정승욱 제너시스BBQ 대표, 임금옥 BHC 대표,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공정위 국감에는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동은 기자 lde@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