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사장’ 427만 명… 4년 연속 증가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 34만 명… 전년 대비 10만 명 증가

2023-02-03     김희돈 기자

 

통계청 취업자 현황, 자영업자 비율 20.1% ↓
최저임금 상승, 장기 경기침체로 ‘나홀로 사장’ 큰 폭 증가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40%대에 육박했던 국내 자영업자 비율이 10%대 목전까지 떨어지면서 자영업의 위축이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계속 증가해 최저임금 상승과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직원을 둘 수 없는 ‘나홀로’ 사장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12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중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취업자 2808만9000명 중 자영업자의 비율은 20.1%(563만 2천 명)로 1963년 취업자의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외환위기(27.8%)와 글로벌 금융위기(25.3%) 때보다도 낮은 결과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의 증가로 비율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이기도 하나 3년여의 팬데믹과 계속되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이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임금근로자의 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자영업자의 비율은 크게 줄었다.

자영업자 중 고용원 없이 홀로 일하는 자영업자의 수는 지난해 12월 426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로 4년 연속 증가 추세다. 

반면 고용인이 있는 자영업자의 수는 지난해 136만5000명으로 감소해 자영업자 중 나홀로 사장 비율이 75.9%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자영업을 포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연합뉴스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마이크로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실직자가 된 자영업자 수는 34만1000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0만여 명이 증가한 수치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1년 새 실직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출신은 3만3000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출신이 30만8000명으로 집계돼 직원을 두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실직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농업·임업·어업에 종사하다 실직자가 된 자영업자(16만1000명)가 가장 많았으며 숙박·음식점업 출신은 3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영업자 대부분이 경영 위축과 함께 고금리 대출이라는 부담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자영업자 대출은 1014조2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7% 이상에 이르는 고금리 이자가 자영업자들을 옥죄고 있고 ‘폭탄’으로 불리는 공공요금 인상까지 더해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는 ‘자영업자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만 이용할 수 있는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전체 자영업자로 확대하고 금액도 5000만 원에서 1억 원(법인 최대 2억 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주현 위원장은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은행 또는 비은행권의 연 7% 금리의 대출을 최대 5.5% 금리로 대환할 수 있고 상환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금융당국의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은 이미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으로 평가됐다. 자영업자에게 실제적인 기준 제시가 아닌 적용 대상만 넓히는 접근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라고 혹평했다. 또한 이 대표는 근로소득보다 사업소득이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폐업은 오히려 자영업자에게 수순이 되고 있다며 많은 자영업자들이 팬데믹 때보다도 훨씬 심각한 상황으로 현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