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에 성공하려면 사소한 것에 목숨 걸어라”
“외식업에 성공하려면 사소한 것에 목숨 걸어라”
  • 김병조
  • 승인 2008.01.3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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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의식으로 무장된 외식 FC 산증인 … ‘희망 전도사’이자 ‘휴머니즘 실천가’
이진규 (주)보우식품 대표이사
“저는 이게 가진 재산의 전부입니다. 어떻게든 먹고 살게 해주십시오.”
“장사가 잘 될까요? 하루에 얼마나 팔 수 있습니까?”

가맹점사업을 하고자 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가맹본부를 찾아 상담을 할 때 흔히 하는 말들이다. 손에 쥔 돈이 많지 않기에 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이 그리 마땅치 않고, 특별한 재주나 노하우가 없어서, 또는 나이가 많아서 달리 취업할 길도 없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음식점 사업을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 경우 대부분의 예비 창업자들이 “이 길이 내 인생의 마지막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절박한 심정이다. 그래서 요모조모 따지고 이래저래 망설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맹본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두 가지 형태로 구분 될 것이다. 하나는 어떻게 하든 자기 회사의 가맹점사업자가 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면 이들이 실패하지 않고 장사를 잘 하게 해서 돈을 벌게 해줄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다수의 가맹점 확보가 사업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가맹본부의 입장에서는 전자에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가맹본부도 적지 않다. 후자의 경우처럼 가맹점사업자에 대해 무한의 책임의식이 투철한 사업가, ‘미소야’를 운영하고 있는 (주)보우식품 이진규 대표이사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가맹점 사업으로 새 희망을 갖는 창업자를 볼 때 뿌듯해”

“지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연세가 많은 분이 가맹점사업을 하기 위해 상담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자꾸 따져보고 되물었습니다. 그러면서 확신을 얻고 싶었던 거죠. 자신이 세상을 뜨고 나도 처자식의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버젓한 가게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을 테고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성공적인 점포를 만들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진규 사장이 털어놓은 경험담이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잘 됐습니다. 아주 성공적이었어요. 불행하게도 그 분은 돌아가셨습니다만 지금은 부인이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꼭 잘 될 수 있는 점포를 하게 해달라는 가슴 찡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가맹점사업자가 자신의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맹점사업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을 볼 때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정도 되면 이진규 사장은 가맹사업자 이전에 ‘희망 전도사’인 셈이다. 그리고 ‘휴머니즘의 실천가’이다.

이진규 사장은 한국 프랜차이즈업계의 산증인이다. 프랜차이즈나 외식업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1983년에 ‘장터국수’라는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던 회사에서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 외식업과의 첫 인연이었다. 1년 후 국수만두전문점 ‘찐구짱구’라는 브랜드로 창업, 2000년 론칭한 ‘미소야’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브랜드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말하자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이런 까닭에 이 사장은 오늘날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가맹사업자(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유행하는 아이템만을 쫓아 창업을 하고, 철학도 없이 단기간의 수익만을 노리고 계산적으로 가맹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결국은 피해를 보는 쪽은 가맹사업자가 아니라 가맹점사업자들입니다.”

가맹본부의 책임의식과 전문성 부족이 가져오는 결과의 폐단을 지적하는 대목이다. 한국의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가 먼저 제대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가맹본부 경영자는 항상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사장의 주장이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가맹점 관리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뜻이다.

●‘실패하지 않는 점포 만들기’ 솔선수범하는 CEO

이 사장은 이러한 정신에 바탕을 두고 직원들에게 가맹본부가 가져야 할 책임감에 대해 특별히 강조한다. 점포 하나를 개설할 때마다 실패하지 않는 점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특별주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본인이 상권분석에서부터 개설이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직접 챙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우식품이라는 이름을 걸고 도덕적 양심이나 책임의식 면에서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본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가맹본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맹점사업자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본부의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본부에서 어떻게 의도하는 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그런데 본부가 전문성이 결여돼 있고 책임감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가맹본부 직원들의 전문성과 책임의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본부 직원들은 전문가여야 하고 또 전문가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잘 모르는 점주들을 바르게 인도하기 위해 프로로서 능력을 갖추고 책임의식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사장은 “프랜차이즈 본부들 중에는 점포 개설 시 인테리어 비용 등에서 이익을 챙기는 업체들을 볼 때가 있는데, 우리는 외식 전문 업체이지 인테리어 설비 회사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얄팍한 상술에 젖은 일부 가맹본부들에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그렇다고 이진규 사장은 오늘날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의 문제점이 가맹본부에 있는 것만으로 보지는 않는다. 외식 프랜차이즈 1세대로 지금까지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주저 없이 “가맹점주들의 의식부족”이라고 말한다. 점포 운영자라면 메뉴의 특성이나 문제점을 파악하는 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 또 눈앞에 이익만을 생각하고 멀리 보는 안목이 없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투자하는 돈이 아까워서 노후한 식기를 그대로 방치하고, 청결하지 못한 유니폼을 그대로 사용하는가 하면, 원가를 줄이기 위해 값싼 재료를 사용하거나 양을 줄이고 아예 본부에서 정한 재료를 빼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경영마인드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일본식 우동ㆍ돈까스 전문점 ‘미소야’ - 퓨전 중식 ‘차이웍’ 운영

‘외식업은 사소한 것에서 경쟁력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 이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은 맛만으로 승부를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매뉴얼을 철저하게 준수해서 음식 맛의 통일성이 있어야 하고, 청결함과 친절한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가맹점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외식업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서 가맹점들의 장사가 잘 되게 하기 위해서는 적정가격으로 식자재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제품관리와 함께 점포 운영자들이 개업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신메뉴를 개발해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의욕을 고취시켜주는 일 등이 그래서 중요하다는 것.

일본식 우동ㆍ돈까스 전문점 ‘미소야’와 퓨전 중식 브랜드 ‘차이웍’을 운영하고 있는 이진규 사장에게 앞으로의 사업구상을 물었더니 “프랜차이즈 사업은 제2브랜드 ‘차이웍’으로 끝내겠다”는 의외의 답이 나왔다. 점포수에 욕심을 내지 않고 1년에 한 점포를 개설하더라도 정말 자신이 원하는 직영점 위주의 점포를 운영해보겠다는 생각을 비쳤다. 일식과 중식을 해봤으니 이제는 한식쪽에 관심을 갖고 제3브랜드를 개발해보겠다고 한다.

●책임의식ㆍ휴머니즘ㆍ열정 … 25년 외길 인생의 거름

25년의 외식 외길 인생. 이제는 지겹기도 하고, 또 능력의 한계를 느껴서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단호하게 “한번도 없다”라고 말한다. 새 브랜드를 만들면서 콘셉트를 연구하고 메뉴를 구성하는 과정이 재밌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즐겁단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냈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그럴 땐 스스로 만족스럽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생각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를 계속해서 생기게 한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일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말이다.

그런 이진규 사장에게 외식업을 하고 있거나 하고자 하는 후학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부탁했더니 “단순히 돈을 목적으로 하지 말고 천직이라 생각하고 외식업의 프로가 되겠다는 근성을 가져라”고 말했다. “적어도 외식업에서는 내가 최고의 전문가라는 생각을 들 정도가 되어야 하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려울 때 금방 포기할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는 그의 좌우명이 가슴에 와 닿았다. 책임의식과 휴머니즘,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과 프로정신으로 무장된 이진규 사장이 국내 외식업계에서 또 어떤 일로 후학들에게 귀감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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