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하는 미래지향적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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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8.06.0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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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퍼스트에이엔티 백호근 대표
최근 기업을 둘러싼 외부환경의 변화 중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이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강조다. 기업의 경영활동과 관련된 제반 이해관계자들과 기업이 속한 사회는 단순히 재화와 용역의 공급만을 기업에게 요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업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의무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강요하게 됐다. 이런 기업에 대한 요구가 점차 커짐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이에 수동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경영활동에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새로운 경영의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게 됐다.

(주)퍼스트에이엔티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이런 인식을 심어준 대표적 기업이다. 존앤존PC방으로 PC방 업계를 평정하더니, 몇 년 전부터는 외식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외식 업계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퍼스트에이엔티의 이런 저력은 “수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고객의 가치를 생각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백호근 대표의 경영철학이 바탕이 됐다.

‘잘나가던 영업맨’에서 사업가로

백호근 대표는 소위 말하는 ‘잘나가던 영업맨’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동아출판사 멀티미디어사업부에서 사회인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백 대표는 그곳에서 생활영어 CD타이틀 등을 팔았다고 한다. 영업맨으로 그의 능력은 탁월했다.
그는 “생활영어 등 각종 CD타이틀 재고품을 차에 가득 싣고 전국에 돌아다녔다”며 “물론 회사로 돌아올 때는 늘 빈차였다”고 웃었다. 특유의 배포와 노력으로 영업에 뛰어든 지 두 달 만에 회사 매출의 70%를 혼자 올릴 정도로 회사에서도 신임이 두터웠다.

그 후 백 대표는 IT 업계로 무대를 옮겼다. 당시 외국계 기업에 스카우트 돼 ‘일체형 PC’를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9년 동안 IT업계에 몸을 담다가 2002년 여름 PC방 프랜차이즈 업체인 (주)퍼스트에이엔티를 설립하게 됐다.

“20평짜리 사무실에서 5명이 의기투합해 만들었습니다. 즐겁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가 생각한 것이 PC방 프랜차이즈였죠. 대학에서 전공도 컴퓨터 관련된 쪽이었고 IT업계에 오랬동안 몸을 담았기 때문에 용기를 내 시도했습니다.”

그렇게 론칭한 존앤존PC방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색다른 인테리어는 고객들의 발걸음을 끌었다. 가맹점이 하나씩 늘더니 어느덧 100개를 돌파하고 200개를 돌파하더니 450여개까지 늘어났다. 당시 PC방 업계에서 1, 2위를 다퉜던 업체들은 줄줄이 도산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렇게 존앤존PC방은 PC방 업계의 대표브랜드로 자리 잡아 나갔다. 존앤존PC방은 PC방업계 최초로 인테리어 특허기술 벤처 기업 인증을 획득하고 3년 연속 한국프랜차이즈대상을 수상하는 실적을 올렸다.

직원들이 꼽는 백호근 대표가 리더로서 갖는 최고의 장점은 강한 추진력이다. 백 대표는 “규모가 작은 기업은 기동력이 생명”이라고 말한다. 그는 퍼스트에이엔티는 수직적인 조직이라고 소개했다. 위에서 명령이 하달되면 초병까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군대처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다. 임원들과 일반직원들과의 차이를 두면서 직원들에게 목표를 주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그는 앞으로 퍼스트에이엔티를 명실상부한 외식업계 1위 기업으로 만들고, 주식시장에 상장해 직원들에게 사주를 배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무조건 모든 직원에게 성장의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한다. 그는 자신을 ‘차등주의자’라고 소개했다. 회사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핵심인력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전문 외식기업으로의 도전

존앤존PC방의 가맹점이 300개 정도가 되고 업계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무렵 백 대표는 또 다른 도전을 결심한다. 그것은 바로 외식업으로의 도전이었다.
“제2 브랜드로 외식업을 한다니까 주위사람들이 ‘PC방 하다 왜 외식에 뛰어드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그러나 외식업은 창업하기 전부터 하고 싶었던 아이템이었습니다. 구상했던 사업을 늦게 시작한 것뿐이죠.”

1년여 간의 준비 끝에 2006년 12월 한국형 고급 퓨전요리 주점 ‘수리야’를 론칭했다. 현재 수리야의 가맹점은 80여개. 주점 브랜드치고 많은 수는 아니지만 연 증가율은 존앤존PC방을 훌쩍 뛰어넘는다. 인테리어에 특허를 가지고 있는 업체인 만큼 인테리어부터 남달랐다.
주점 인테리어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목공 인테리어다. 그러나 백 대표는 목공인테리어는 담배연기가 나무에 스며들어 자재를 오래 쓸 수 없다는 생각에 유리와 스틸 소재를 사용해 인테리어를 했다. 유리와 스틸소재는 깔끔한 느낌을 주는데다 시기별로 유리사이 이미지를 바꿔 매장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PC방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고성능 급배기시설과 환기구를 설치, 매장 환경도 대폭 개선했다. 인테리어부터 웰빙을 생각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사업확장이 기존 가맹점사업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한 업체에서 비슷한 업종 브랜드를 론칭해 가맹점주끼리 ‘제살 깎아먹기’를 하는 것이 싫었다”며 “비슷한 브랜드로 제2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은 본사 쪽에서는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본사 편의적 사고”라고 지적했다.

수리야로 외식업계에 성공적으로 입성했지만 퍼스트에이엔티를 외식 전문기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아마 존앤존PC방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 초 백 대표는 또 하나의 사건을 만들었다. 콤마치킨, 한우동, 미야띠를 운영하던 한동식품을 인수한 것이다. 힌동식품의 인수로 퍼스트에이엔티의 외식브랜드는 총 4개로 늘어났고,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을 확보하게 됐다. 명실상부한 외식 전문기업으로의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백 대표는 “한동식품을 인수하게 된 것은 그동안 외식기업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기업이었고, 무엇보다 자체 식자재 공장과 물류센터, 배송차량 등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현재 한동식품에서 인수한 브랜드들을 퍼스트에이엔티의 브랜드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고객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기업 만들 터

퍼스트에이엔티의 캐치프래이즈는 “수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고객의 가치를 생각하는 기업”이다. 백 대표가 생각하는 고객의 가치란 이런 것이다.
“고객의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입장이 돼서 생각해야 합니다. 우선 1차 고객인 가맹점사업자의 입장에서 떳떳한 브랜드가 돼야 하겠죠. 또 일반소비자들에게는 내가 만든 브랜드, 내가 만든 물건을 당당히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치를 실현하는 것 중 하나가 사회 공헌활동이다. 퍼스트에이엔티는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퍼스트에이엔티는 적자를 기록했다. 한동식품을 인수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부금은 흑자를 봤던 2006년 보다 늘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 하는 백 대표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백 대표는 “힘들게 번 돈을 생활이 힘든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이 이윤추구만 쫒다 보면 어느 순간 한계가 올 수 있다”고 말한다.
백 대표의 이런 경영철학은 퍼스트에이엔티라는 기업명에도 녹아있다. 퍼스트에이엔티의 뜻을 살펴보면 퍼스트(First)는 ‘업계의 리더로서 항상 새롭게 앞서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에이(A)는 A+Right의 약자로 ‘바르게, 옳게’라는 의미를 담았다. 또 엔(N)은 ‘Natural’의 약자로 본연 그대로의 성실한 자세, 초심(初心)을 상징하고, T(Together)는 상생의 경영, 이익의 사회 환원의 의미를 담았다.

백 대표는 “기업이 성장, 발전하여 거대해지면 널리 주주·경영자·종업원·소비자·지역사회·중소기업 등과 관계를 가지게 되며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는 동시에 사회의 일정한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며 “이러한 상태에 도달한 기업은 독선적인 경영이나 일방적인 이익추구가 허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사회에 대하여 일정한 행동을 취해야 할 책임이 부과되는데, 퍼스트에이엔티를 이런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그가 벌여왔던 ‘게임중독예방 캠페인’이 좋은 예다. PC방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또 업계 1위 업체 대표로서 나름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책임경영이 기업의 지속적 성장 및 발전을 위한 핵심전략의 하나로 주목받게 된 것은 사회적 책임경영이 기업의 경제적 생존뿐만 아니라 소비자․주주․환경 등 각종 이해관계자의 이익까지 도모하는 Win-Win전략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명한 경제학자의 이런 말처럼 백호근 대표는 눈앞에 이익에 연연하기 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어려운 경영환경은 정도(正道)로 돌파

최근 외식업을 둘러싼 주변 환경은 녹록치 않다. 침체된 경기에 소비자들은 웬만해선 지갑을 열지 않으려 한다. 백 대표는 이런 어려운 환경을 ‘정도(正道)’로 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저가 전략은 펴지 않겠단다. 저가전략은 상품의 질적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외식업체의 상품의 질적 하락은 값싼 식자재로 만든 메뉴다. 백 대표는 “아무리 경영환경이 어려워도 좋은 식재에 질 높은 메뉴를 공급해 제값을 받겠다”고 잘라 말했다.
백호근 대표는 10년안에 매출액 1000억원이상 1000개이상의 가맹점 등 ‘천천 클럽’에 가입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의 거침없는 행보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이시종 기자 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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