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본푸드시스템 이성주 대표
(주)본푸드시스템 이성주 대표
  • 관리자
  • 승인 2008.12.0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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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눈으로 사업을 찾고, 사슴의 눈으로 사람을 본다
최근 외식업계의 화두 중 하나가 해외 시장 진출이다. 국내 외식 시장이 이미 포화를 넘어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 받는 곳이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다. 하지만 만만히 볼 곳이 아닌 탓에 많은 업체들이 실패의 쓴 잔을 마시기도 했고, 어려움에 처한 곳도 여러 곳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야심차게 중국 시장에 도전한 곳이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명동의 롯데백화점 전문식당가 11층의 돈까스 전문점 ‘본까쓰’ 매장에서 (주)본푸드시스템의 이성주 대표를 만났다. 딱 떨어지도록 깔끔한 정장에 옆으로 비껴선 줄무늬 넥타이를 맨 이 대표는 의외로 서글서글한 모습으로 인사했다. 그러나 사업 얘기를 할 때에는 눈빛이 달라졌다.

“우리 것만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란 법이 있습니까? 중국이 우리 고유의 음식인 김치를 일본에 수출하듯이 우리도 사업성이 있는 아이템을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본푸드시스템은 이번 올림픽 기간에 세워진 중국 북경 롯데백화점 식당가에 ‘스시본’과 ‘본까쓰 델리카페’를 오픈하며 한국 업체 중에 유일하게 진출했다. 사업 허가가 깐깐하기로 소문난 중국에서 대기업도 아닌 이 작은 업체가, 그것도 한식이 아닌 일식으로 말이다.

글로벌 감각이 있는 사업가

이성주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본푸드시스템은 본까쓰, 본스시, 본까쓰 델리카페, 본까쓰 미니스탠드, 하라주쿠 야끼교자 등의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모두 직영점으로 총 34개의 매장이 있고, 연매출은 100억원 가량이다. HMR브랜드인 본까쓰 델리카페의 매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1999년 국내 유통업계에는 HMR이라는 단어도 없었죠. 당시 같이 일하던 공동대표가 일본 시장에 HMR이란 사업이 있다고 상의하는데 이거 사업되겠다 싶더라고요.”

본푸드시스템은 현대백화점 본점에 동양식 본까쓰 델리카페 1호점을 내면서 HMR사업에 진출해 있다. 이 대표는 HMR시장의 잠재성으로 여성의 사회진출, 독신과 노령인구의 증가, 핵가족화 진행 등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을 꼽았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일본의 경우 HMR 시장이 30여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당시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HMR의 황무지였죠. 편의성과 맛에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는데 변수가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우리와 일본의 식문화의 차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우리는 국물을 좋아하고 차가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HMR메뉴는 포장이 용이하도록 국물이 없고 차갑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서양메뉴 중심의 느끼한 맛만 있는 것도 문제였다.

본푸드시스템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고,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보관용기를 연구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HMR시장에 뛰어들었던 대기업도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본푸드시스템은 관련 매장을 늘려가며 달려가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끌어오고 이를 키워 또 다른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그의 사업력은 매의 눈을 닮아있다.
더불어 잘살자

사업선정에서 재빠르고 기민한 모습과 달리 이 대표가 사람을 보는 눈은 사슴과 같다.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 때문에 이 대표는 인적 네트워크가 재산이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에서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는 교포가 만든 상공회의소와 연결해 교류하고 있다. 세계적인 인적관계가 가능한 이유는 그가 여행광이기 때문이다. 그의 여권은 더 이상 도상 찍을 자리가 없다고 한다.

“다른 나라의 생활, 사회, 사람들을 보고 느끼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를 하다보면 일상에서 쌓인 모든 스트레스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여기서 사람을 사랑하는 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본푸드의 한 직원은 “사장님은 해외출장을 다녀오실 때 종종 화장품, 초콜릿처럼 여직원들이 좋아하는 선물을 사오시는 센스쟁이”라며 “권위적이지 않고 가족같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여직원들이 좋아하는 선물이 많다보니 남직원들은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다”며 친한 사람들만의 농담을 던졌다.

“외식업기업이니 만큼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접객 서비스도 비중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직원들 하나하나가 행복하지 않으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고객의 만족을 위해서는 내부 고객, 즉 직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서비스의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본푸드시스템의 직원이 잘 살 수 있고 근무하는 것이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직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본푸드시스템에는 매장직원까지 모두 합쳐 43명이 있다. 이 적은 인력으로 매출은 100억원이 넘는다. 직원들에게는 섭섭지 않은 연봉을 주고 있다.

이 대표가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당신들이 이 회사에 와서 10년 근무해서 서울 근교에 집을 못사는 것은 사장에게 문제가 있다. 금전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해줄테니 스스로 능력을 키워라.” 이 대표는 이 약속을 기키는 것이 CEO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장을 늘리고 다른 회사를 M&A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우선 목표는 300억원의 매출을 내고 당기순이익 8%대, 시가총액 500억원을 달성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또한 협력업체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협력업체들에 대한 투자와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협력회사간의 문제해결 및 관계개선을 위한 정기적인 미팅을 가지며 신뢰를 쌓고 있다. 그렇게 되면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회 환원 쪽으로도 관심이 있다. “현재는 미약하나마 자선단체 굿네이버스와 행사를 기획하여 진행했고 관공서 및 자선단체를 통한 기부 등 시작 단계이지만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한 여러 가지 계획과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식업, 가능성의 세계

이 대표는 원래 의류업계에 종사하던 중 외식사업에 비전이 있다고 보고 발을 들여놓게 됐다. 의류업계에 있다보니 백화점 유통쪽으로 잘 알았고 본푸드 브랜드들을 백화점에 입점시키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본까쓰, 본스시 등 외식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다른 업체들을 많이 공부했다. 신기한 것은 외식업계에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도 많은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이점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외식업계의 인력은 팔방미인이겠다고 느꼈다. 한 인력이 하나의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홍보, 기획, 제품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어우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충분히 좋은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자 “외식 전문가 양성과 적극적인 M&A로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현재 ‘불확실성의 연속’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촉발한 국내외 경제의 혼돈은 외식사업에서도 예외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거기에 식자재비 상승, 인력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외식비 감소 등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매의 눈으로 사업 아이템을 찾는 그에게 지금의 위기는 분명 기회일 것이다. 어려운 시대상황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 능력이 있는 인재를 찾는 그의 혜안이 있어 본푸드시스템의 앞날이 기대된다.

최밍키 기자 c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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