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을 재탄생시키는 마술사
한식을 재탄생시키는 마술사
  • 관리자
  • 승인 2009.07.0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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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아이에프(주) 김철호 대표
머릿속에서는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하지만 눈은 익숙한 것만 찾으려하지 도통 새로운 것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아무리 그려봐야 실제 결과로 나타나지 않으면 소용없음이다.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사람의 시야를 일정한 범위에 가둬두고 그 영역을 넘기를 주저하게 만든다. 하지만 일단 선을 넘게 되면, 익숙함을 벗어던지게 되면 우리 앞에는 신세계가 펼쳐진다.

많은 분야에서 창의적인 사람이 각광받으며 산업을 주도해나가고 있지만 외식업계에도 이처럼 우리에게 신세계를 펼쳐주는 인물이 있다. 바로 본아이에프의 김철호 대표다.

김 대표는 아플 때 먹는 ‘죽’, 대충 비벼먹어 온 ‘비빔밥’ 등 너무 오랫동안 우리나라 국민이 쉽게 접해 와서, 국민 대부분이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을 때 이를 산업화 시켜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 인물이다.

한식을 재탄생시키는 마술사, 김철호 대표를 만나보자.

대담 = 김병조 편집위원

‘죽≠환자식’, 발상의 전환이 성공을 부른다

너무 아파서 씹을 힘이 없거나 혹은 씹는 것조차 귀찮아질 때 죽은 그야말로 최고의 식사대용식이다. 때문에 ‘죽’이라고 하면 ‘환자식’이라는 인식이 사람들의 뇌리 속에 박혀있었다.

이러한 죽을 외식시장의 성공 아이템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관점의 차이”라고 말했다.

‘몸이 안 좋은 환자들에게 좋은 거라면 일반 사람들이 먹으면 더 좋을 것 아닌가’, ‘이것이야 말로 영양학적으로 볼 때 가장 완벽한 음식이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김 대표의 발상이 본죽을 탄생시키는 기초가 된다.

지금까지 죽이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본죽에서 선보이는 메뉴는 맛을 좀 더 보강하자고 김 대표는 생각했다. 또한 김 대표는 우선 한 번 먹으면 적은 양을 먹는 죽의 특성에서 벗어나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수 있도록 한 그릇의 양을 넉넉하게 만들었다.

처음에 반신반의 하던 사람들도 계속 접하다 보니 ‘죽도 한 끼 식사가 되는 구나’라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고.

매장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김 대표의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다. 전통음식인 죽을 파는 매장을 오픈할 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전통적인 분위기로 꾸미는 것. 하지만 김 대표는 깨끗한 분위기에서 죽을 즐길 수 있도록 카페형태의 매장을 만들어 냈다. 의자도 소파로 고급스럽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대성공. 특히 여성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또한 본죽은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일괄적으로 납품해 매장에서는 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조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기 위해서이다.

김 대표는 “종사자들이 매장에서 직접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인정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본비빔밥ㆍ본국수대청 잇따라 선보여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와 정크푸드 대신 ‘몸에 좋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 사이에 ‘슬로우푸드’, ‘웰빙푸드’인 죽이 점점 인기를 끌자 본아이에프는 급격한 성장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그의 사업을 더욱 번창시킨 것. 이러한 가운데 김 대표는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비빔밥을 본격적으로 산업화하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비빔밥 역시 죽과 마찬가지로 ‘남아 있던 음식을 비벼서 만드는 음식’, ‘대충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김 대표는 비빔밥을 새롭게 변신시키는 작업에 착수, 제 2브랜드인 ‘본비빔밥’을 론칭했다.

또한 국내에 스파게티 전문점이나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이 속속 들어서며 성공하는 세태를 보면서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도 전통적으로 다양한 면요리가 있는데 정작 브랜드는 없다’는 안타까움에서 제 3브랜드인 ‘본국수대청’을 론칭, 최근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돌입했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김 대표가 브랜드를 론칭하는 데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우리 한식을 바탕으로 한 생활밀착형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10억원을 들인 10명이 성공하는 것 보다 1억원을 들인 100명이 성공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내 성공은 모두 남의 덕

한식을 재해석 하는 것이 그의 첫 번째 성공비결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 이에 김 대표만의 성공비결을 물었더니 “내가 특출 나게 잘 하기보다는 사람 복이 많아서”라는 겸손의 말이 돌아왔다. 무엇보다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원칙을 잘 따라주고 정말 열심히 노력해 줬기 때문에 본아이에프가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본죽의 경우 매장은 10~15평으로 작지만 슈퍼바이저가 점검하는 체크리스트 항목만 해도 200여 가지가 넘는다”며 “말이 쉽지 이 모든 걸 지키기는 정말 힘들 텐데 점주 스스로가 필요성을 느끼고 꼼꼼하게 원칙을 따라준다”고 말했다.

또한 본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본사에서 추천하는 브랜드는 가맹점주 본인이 처음 하려고 했던 브랜드와 다르더라도 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맹점주들과 마찰을 빚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많은데 어떻게 가맹점들의 두터운 신임을 얻을 수 있었을까. 가만히 그의 말을 듣다보니 해답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음식을 단지 상품으로 보고 이를 통해 떼돈을 벌려고 하는 생각은 금물”이라며 “한 그릇 팔아 얼마나 남느냐를 생각하는 것 보다 ‘이 한 그릇으로 고객들이 얼마나 기뻐할까’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과 사랑을 담은 음식을 고객들에게 주는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반드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그의 이러한 신념이 김 대표의 곁에 좋은 사람을 두게 하는 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한식 세계화를 주도하는 선봉장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본아이에프를 주목하게 만든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외식업계, 나아가서 국가적인 이슈로 부상한 한식 세계화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지금 세계시장은 아시안 푸드, 그 중에서도 한식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한다.

본아이에프에서 선보이고 있는 죽, 비빔밥, 국수 등은 세계시장에도 경쟁력 있는 우리 음식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한식세계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본아이에프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비빔밥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세계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품목이기도 하다. 지난 5월에는 외식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미주지역 최대 규모의 식자재 및 외식전문박람회인 NRA쇼에 참가, 비빔밥의 우수성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면’에 대한 거부감은 없기 때문에 우리 국수의 세계 진출 성공도 충분히 꿈꿔봄직 하다.

사실 김 대표는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본아이에프의 아이에프(I.F)가 International Franchise의 약자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김 대표는 또한 ‘20155000’이라는 숫자를 본아이에프의 비전으로 삼고 있다. 오는 2015년 까지 전 세계에 5천개의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이미 본아이에프는 미국, 일본 등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진출을 추진하면서 김 대표가 안타까워하는 부분이 있다. 앞장서서 한식세계화를 이끌어 가야할 우리나라 외식기업들이 너무 몸을 사리고 있는 것. 한식세계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정부에서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특정한 자리를 확보해 각각의 특색이 있는 다양한 한식 브랜드가 모일 수 있게 해준다면 ‘한식 거리’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이라는 통일성을 주기 위해 태극문양 등 통합된 브랜드 마크를 만들어 홍보하고 한식 거리에 한국 문화 홍보관을 마련하면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외식 사업자, 조리사, 연구자 등 한식세계화에 정말 뜻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한식세계화 추진 협회’를 만들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김 대표는 기대했다.

그의 도전은 끝이 없다

최근 김 대표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일을 벌였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승인받은 복지법인 ‘본사랑’을 창립한 것. 자신이 열심히 사업을 해서 얻은 결과를 이제 사회를 위해 바르게 쓰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본사랑의 3대 기본 정신은 섬김, 나눔, 배움”이라며 “지금까지 이웃을 위한 나눔 사업을 해오고 있었으나 이번 본사랑 창립을 통해 그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변인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은 또 다른 브랜드의 콘셉트를 결정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

죽, 비빔밥, 국수 등 자신이 운영하는 모든 브랜드가 거의 생계형 아이템이라 비교적 적은 창업비용이 들어가는데 현실에서는 이것도 마련하지 못해 쩔쩔매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 이에 김 대표는 앞으로 이러한 사람들조차 자신의 가게를 꾸리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물론 분야는 한식이다.

한식에 대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김 대표, 그의 손에서 새롭게 탄생할 다음 한식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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