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B2B시장 개척의 리더 “또 다른 미래로 전진”
국내 B2B시장 개척의 리더 “또 다른 미래로 전진”
  • 관리자
  • 승인 2009.12.0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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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뗄 김연태 대표
육가공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최근 몇 년간 독야청청하고 있는 곳이 있다. 이곳은 CJ제일제당, 롯데햄 등 대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에 불황을 모르고 매년 10~20%씩 성장을 거듭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B2B 시장에선 이곳을 따라올 곳이 없을 만큼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곳은 작지만 강한 육가공전문기업 오뗄이다. 이런 오뗄을 창업하고 2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선두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김연태 대표다. 식품을 전공하고 식품회사에서 일을 한 식품전문가인 김 대표는 시장의 흐름을 읽는 탁월한 감각과 합리적인 판단으로 오뗄을 육가공시장의 블루칩으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늘 새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틈새시장에서 해법 찾다

1980년대 후반, 식품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던 김연태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고 사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해 그쪽 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육가공 사업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관련 시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미 육가공 시장은 CJ나 롯데 등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으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때 그의 눈에 보인 것이 바로 B2B 시장이었다.
김 대표는 “이제 막 시작하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들과 직접 경쟁해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틈새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일반 소비자가 아닌 식품·외식업체 등을 대상으로 하는 업무용 시장을 공략하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 당시만 해도 B2B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곳이 전무했기 때문에 김 대표와 오뗄의 움직임은 곧 시장의 역사가 됐다. 그는 우선 식품·외식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그래서 탄생한 첫 결과물이 샌드위치용 슬라이스 햄이다. 그 당시만 해도 육가공 기술이나 위생 수준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슬라이스 햄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지 않았다. 샌드위치를 만드는 제과점에서는 통햄을 직접 칼로 얇게 썰어서 사용하곤 했다. 오뗄의 슬라이스 햄이 나오자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베이커리 전문점을 비롯해 샌드위치를 만드는 곳에서는 이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김 대표가 사업을 단기간에 안착시키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도 업무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객 맞춤형에서 시장 리드형 제품까지

슬라이스 햄으로 사업의 탄력을 받은 김 대표는 그때부터 철저하게 고객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우선 고객들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몰두했다. 특히 외식시장은 변화의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제품 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롱런할 수 없었다. 여기서 김 대표가 착안한 아이디어가 오뗄과 외식업체가 팀을 구성해 동반자 관계로 함께 일을 하는 것이었다. 고객사가 제품을 개발할 때 오뗄의 직원이 함께 참여해 함께 발을 맞추니 자연스럽게 고객 맞춤형 제품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런 외식업체와 식자재업체 간의 협력 모델은 지금은 시장에서 일반적인 것이 됐다. 오뗄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든 것이다.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 시스템을 정착시킨 김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시장 리드형 제품 개발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오뗄은 2002년부터 육가공 산업이 발달한 독일에서 육가공 명장인 ‘베안 에벨링(Bernd Ebeling)’ 마에스터를 매년 초청해 선진 기술을 전수 받고 있다. 에벨링 마에스터는 일년에 두달 정도 오뗄 공장에 상주하면서 선진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덕분에 오뗄은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육가공 기술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미 개발해 놓고 출시하지 않은 제품이 60여종이 있다. 이 제품들은 시장 상황에 맞춰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육가공 제품에 있어 필수적인 향신료에 대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향신료 회사 마에스터도 초정하는 등 신진기술과 정보를 꾸준히 수용하고 있다.

이 밖에 김 대표가 일본을 자주 방문하는 것도 시장의 흐름을 읽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식품·외식 시장이 따라가고 있는 일본 시장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트렌드를 앞서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이같은 노력 덕분에 오뗄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언제든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완비해 놓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식자재 시장에서 제안 영업이 유행하고 있는데 오뗄은 이를 진즉부터 도입하고 있다. 외식 시장과 식자재 시장 양쪽을 모두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은 탄탄하게, 생각은 미래지향적으로

오뗄은 지난해 포천 공장 부지에 새로운 공장을 하나 더 지었다. 발효육 제품 제조 시설이 갖춰져 있는 이곳이 오뗄의 새로운 사업을 책임지게 될 곳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가열처리를 하지 않고 고기를 발효 건조시켜 만드는 생햄 및 살라미 등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권에서는 전통식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대표적인 육가공 제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해 시장 자체가 거의 형성돼 있지 않지만 향후 육가공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김 대표는 예측하고 있다. 이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를 해 놓았다는 것이다. 웬만한 결단력과 실행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 오뗄은 생산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김 대표가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 위생 관리다. 먹을거리를 만드는 사업에서 위생만큼 중요한 기본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육가공 제품이 미생물 오염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해 2003년 중소육가공업계 최초로 HACCP 인증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HACCP이란 개념 자체가 생소한 때였으니 대단한 시도였다. 또 업무 시간의 절반 이상을 공장에서 보내는 김 대표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생산 현장을 돌아보며 위생적으로 취약한 곳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의지와 노력을 보여야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위생 관리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B2B 시장에 맞는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최적화 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육가공시장에서는 오뗄 만큼 제품 개발과 생산 등 종합적인 인프라를 갖춘 곳이 없다”며 “육가공전문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길 가는 것이 경영철학

김연태 대표에게 경영철학이 무엇인지 묻자 “한 길을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대표는 오뗄을 창업한 후 딴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고집스럽게 한 길을 가고 있다. 김 대표는 “예전에 시골 피자집에 우연히 들렀는데 거기에 우리 제품을 쓰더라. 그 때 내가 이 사업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며 “이런 마음이 나로 하여금 딴 생각하지 않고 한 길을 가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김 대표는 고민이 생겼다. 창업 후 동고동락하며 고생한 가족과 같은 임직원들에게 좀 더 나은 생활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사업 영역 확장의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몇 개 아이템을 검토해 봤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사업을 키워 임직원들에게 물려줄 것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기자에게도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 소개를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왜 오뗄에 오래된 직원이 많은지, 김 대표가 사람을 최고로 생각한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 대표는 향후 육가공 시장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육가공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기 위해선 대기업은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인식 수준을 개선하고 높이는 동시에 해외 시장을 눈을 돌려야 하고 중소기업들은 B2B 시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되 품질과 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기업이 B2B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맞는 시장이 따로 있기 때문에 서로의 전문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들어 정부가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각국과의 FTA로 인해 우수한 품질의 수입 원료육이 저렴한 가격으로 들어오게 되면 원가가 낮아지면서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고 5~8년 후 부터는 다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국내 축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육가공산업의 발전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동안 정부가 생산자 위주의 정책을 펼쳤다면 이제부터는 소비자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축산 시장의 문제 중 하나가 특정 선호 부위 위주의 소비인데 육가공산업이 발전되면 시장에서 요구가 적은 비선호 부위에 대한 소비를 늘려 축산물 가격과 공급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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