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일부 사례가 전체인 양 비칠까 걱정”
튀김기름의 비위생적인 관리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치킨업계가 이번에는 단무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5월 25일 방송된 MBC의 ‘불만제로’에서 치킨과 함께 포장 판매되는 단무의 비위생적인 제조실태를 폭로하면서 관련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는 것.불만제로 제작팀은 10개 브랜드의 단무 50개 제품을 대상으로 이물질 검사를 한 결과 다량의 이물질이 발견됐고, 또 제조과정에 첨가되는 사카린나트륨을 발암물질로 표기해 논란이 됐다. 사카린나트륨이 동물 실험 결과 암을 유발시키는 것은 물론 신장결석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방송은 또 다른 문제로 단무 제조업체들이 포장지에 ‘합성감미료 무첨가’라고 허위로 표기한 점을 들었다. 게다가 원료인 무의 상당수가 썩은 무로 드러나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예방 못 한 정부 잘못이 더 크다”
치킨업체들은 단무 구매과정에서 위생검사를 철저히 하지 않은 점에 대해 당장 비난을 면키 어려워졌다. 고객들은 단무 섭취를 중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킨 브랜드에 대한 불신감을 나타내고 있어 자칫 치킨의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소비가 위축될 우려도 있다.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서둘러 사용 중인 단무가 안전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이번 단무사태로 인해 가맹점에 미칠 매출하락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치킨업계에서는 위생관리에 게으른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자극적인 방송에 대해서는 반발하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방송에 소개된 단무 제조사들은 일부의 사례일 뿐으로 모든 단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우려된다”며 “또 사카린나트륨을 쓰기는 했지만 기준치(1.0g/kg)를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비슷한 사례를 식품업계 전반에서 찾아보면 치킨집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것도 좋지만 과대 포장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불량한 제조사를 고발하는데 그치지 말고 식품안전 관리에 뛰어난 단무 제조사를 더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무엇보다 문제가 된 단무를 ‘치킨무’로 소개한 점도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단무의 경우 치킨집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식업태에서 반찬으로 사용하고 있어 이를 치킨업계의 잘못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단무 제조업체의 비위생적인 생산공정 이면에는 정부의 부실한 관리감독에 따른 책임도 크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정부의 잘못은 부각되지 않고, 단무를 구입한 치킨업계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비위생적인 단무사태에 따른 치킨업계의 반발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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