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에 넉넉함과 즐거움을 입히다!
외식업에 넉넉함과 즐거움을 입히다!
  • 신원철
  • 승인 2011.06.02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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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무한리필ㆍ매운 짬뽕 먹기 대회 등 주목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을 활용한 외식업 마케팅이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매장 방문객에게 직접 혜택을 제공하는 현장 중심의 외식업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이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은 외식업체 경영주가 고객과 같은 눈높이에서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치킨호프. 고객 1명 당 6900원만 내면 프라이드, 양념, 오븐구이 치킨을 모두 맛볼 수 있다. 게다가 뷔페처럼 무한리필도 된다. 지난해 창업돼 현재 직영으로 3개 매장이 운영 중인 닭살돋는치킨이 그곳이다. 매장의 전면을 분홍색으로 꾸민 이곳은 무한리필 치킨호프지만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고객도 많다. 남성들은 저렴한 가격에 양껏 치킨을 즐길 수 있는 점을 좋아하고, 여성들은 다양한 치킨을 두루 먹을 수 있어 좋아한다.
지난해 이곳에서 무한리필 치킨 메뉴를 내놓을 때만 해도 단 15일간의 이벤트로 기획됐다. 하지만 롯데마트의 저가 치킨메뉴인 ‘통큰치킨’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이벤트 메뉴가 큰 인기를 끌어 정식메뉴가 된 것.

●무한리필 치킨, 메뉴 수익률 50% 유지

또 가격도 지난해에는 1인당 5천원이었다가 한파로 닭고기 값이 오르면서 올해 초 8천원까지 올랐고, 최근에 이를 다시 연중 일정한 가격인 1인 당 6900원으로 내렸다. 대신 2천원짜리 음료수 메뉴를 추가한 세트메뉴를 8900원에 판매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메뉴의 수익률을 50% 이상 유지하고 있다.
그간 다양한 외식업태에서 무한리필 메뉴를 운영했지만 치킨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무한리필 메뉴를 내놓지 못해왔다.

닭살돋는치킨 관계자는 “처음에는 무한리필 메뉴로 적자를 볼 수도 있어 걱정했지만 막상 메뉴를 운영해보니 고객 1명이 평균적으로 치킨 1마리를 먹고 있어 수익이 충분했다”며 “또 치킨을 남기면 벌금으로 5천원을 물게 하자 음식물 쓰레기양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닭살돋는치킨에서는 치킨을 무한리필로 제공하되 고객 수에 따라 양을 조절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고객 2명이 오면 2/3마리 치킨 한 접시를 내놓고, 3~4명일 때는 1마리, 5명일 때는 2/3마리 치킨 2접시를 내놓고 있다. 고객이 치킨을 추가로 주문할 때는 늘 2/3마리 한 접시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렇게 해야 고객이 치킨을 남기거나, 너무 많이 먹어 질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매운 짬뽕 먹고, 상금 100만원
매운 짬뽕을 먹으면 상금을 주는 외식업체도 눈길을 끄는 현장 마케팅의 사례다.
올해 가맹사업을 시작한 신길동매운짬뽕에서는 매운 단계별로 4가지 짬뽕 메뉴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매운 1단계 핵짬뽕은 4천원, 가장 순한 4단계 황제짬뽕은 7천원이다. 중간 단계인 불짬뽕, 순짬뽕은 각각 6천원씩이다. 들어가는 식재료가 거의 같은데도 이처럼 가격에 차등을 두는 것은 고객의 도전정신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매운 짬뽕을 먹는 고객에게 보상해준다는 의미에서 같은 재료로 만들지만 매울수록 판매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했다.

이곳에서는 매년 8~9월 사이에 전국의 가맹점 단위로 ‘매운 짬뽕 빨리 먹기 대회’를 열고 우승자들이 서울 강남의 본점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대회도 구상 중이다. 최종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100만원.

또한 고객이 짬뽕을 먹으면 그때마다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고, 이렇게 8번 도장을 찍으면 영화티켓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신길동매운짬뽕 관계자는 “외식업은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업이고, 이 점에서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으로 즐거움을 더하고 싶었다”며 “이벤트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모객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곳의 짬뽕은 맵기로도 유명하지만 여느 중화요리집의 짬뽕과는 조리법도 남다르다. 보통 기름에 볶은 뒤 국물을 내 느끼하고 짠맛이 나는 숙취 해장에 도움이 되는 짬뽕이 대부분이지만 신길동매운짬뽕의 짬뽕은 기름기 없이 끓여서 국물 맛을 우려내는 점이 다르다. 담백한 맛이 강하고 호박, 무, 홍합, 고추 등으로 맛을 낸다. 이처럼 한식처럼 조리하는 덕분에 자주 먹어도 쉽게 질리지 않는 맛을 낼 수 있다는 업체 측의 설명이다. 신길동매운짬뽕에서는 앞으로 여름용 계절메뉴인 냉짬뽕, 탕수육 등의 추가 메뉴를 출시해 고객의 발길을 끌어올 계획이다.

마케팅 활동에 투자하는 외식업체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마케팅은 잘 만든 맛있는 메뉴를 고객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흔한 마케팅이 아니라 외식업체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브랜드와 잘 어울리는 마케팅을 펴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 점에서 닭살돋는치킨과 신길동매운짬뽕의 사례는 적은 비용으로 업체와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마케팅 사례로 외식업체 경영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신원철 기자 haca13@

<인터뷰>신길동매운짬뽕 정지산 운영팀장
“짬뽕 맛의 비결은 좋은 식재료 사용”
▲4가지 매운 맛 짬뽕이 이색적이다.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 원래 신길동에 유명한 매운 짬뽕집이 있다. 그곳 사장님과 계약을 맺고 레시피를 받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그 과정에서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단계별 매운 맛 짬뽕을 개발했다. 한 가지 짬뽕 맛으로 다양한 고객의 입맛을 충족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매운 음식은 인기가 많은 만큼 경쟁도 심하다. 이곳의 경쟁력은?

- 신길동매운짬뽕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스러운 맛을 내는 점이다. 보통 인공향신료인 캡사이신으로 매운 맛을 내는 곳이 많은데 신길동매운짬뽕에서는 전라도 곡성에서 계약 재배해 공급받는 고추로 맛을 내 국물을 마시면 목구멍에서 매운 맛이 우러난다. 게다가 모든 메뉴는 매장에서 직접 채소를 다듬고 끓여 국물 맛을 우려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식재료를 전처리해 가맹점에 공급하게 되면 주방에서 간편할 수는 있지만 가공비용 때문에 공급가격이 올라간다. 이 점은 메뉴의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아무래도 매장에서 식재료를 다듬어 바로 음식을 만드는 게 맛이 좋다.

▲신길동매운짬뽕은 유독 마니아 고객이 많다고 들었다.

- 매운 짬뽕 맛을 좋아해 주시는 고객들 덕분이다. 더불어 단골 고객을 대하는 자세에서도 경쟁업체와 차이가 있다고 믿는다. 신길동매운짬뽕에서는 한 번에 음식을 많이 팔아주는 고객을 단골로 보기보다 1천원짜리 메뉴를 먹더라도 자주 오는 사람을 단골로 본다.
이렇게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많아야 외식업체가 일 년 내내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자주 오는 고객은 자연스럽게 지인들을 데리고 온다. 또 그들의 충성도가 새로운 고객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들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얻으려면 식재료의 품질이 꾸준해야 한다. 그런데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음식의 맛을 지나치게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OEM으로 손쉽게 공급받는 음식은 맛이 대개 비슷비슷해서 브랜드의 차별화가 어렵다. 최근에 짬뽕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맛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정리 단계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최근의 예비창업자들은 손쉽게 일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찾는다.

- 보통 생계형 창업자들이 더 쉽게 돈을 벌기를 원한다. 하지만 외식업은 그래서는 안 된다. 창업자가 편하면 편할수록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 부담은 커진다. 생계형 창업자라면 종업원 없이 홀로 음식점의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야 소자본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그럴 때 고객과의 친밀감도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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