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집 등 배달 외식업체 사고예방 교육 절실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면서 피자업체 등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식업체들이 교통사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채필)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국내 배달 오토바이 교통사고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6~8월 여름에 연중 발생하는 배달 오토바이 교통사고의 27.8%가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265건의 외식 배달 교통사고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2천여 건의 배달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셈이다. 여름 다음으로 교통사고가 많은 계절은 가을(9~11월)로 24.7%를 차지해 뒤를 이었고, 겨울(24.1%), 봄(23.4%) 순이었다.더 큰 문제는 이렇게 배달 교통사고로 피해를 당하게 되는 사람 중에 청년ㆍ청소년들이 많은 점이다. 고용노동부 자료로는 18~24세 배달직원이 전체 배달 오토바이 교통사고의 49.4%나 차지했고, 18세 미만인 미성년자의 경우도 7%나 됐다.
이처럼 청년ㆍ청소년들이 교통사고의 직접적인 피해자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외식업체에서 인건비 부담을 우려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배달을 시키기 때문이다.
안전 배달교육 실종?…교육 의무화가 해법
더욱이 대부분 배달 외식업체가 안전하게 배달하기 위한 수칙이나 교육을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어 사고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외식업체의 배달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이처럼 끊이지 않음에도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가맹점 배달 직원 교육을 강화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본부들은 가맹점을 관리하는 전담 직원인 슈퍼바이저 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배달 직원 교육에 관심이 없다.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상 가맹점의 배달 직원 교육에 대해 가맹본부가 져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배달 직원 교육을 제공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가맹본부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수 있어 꺼리고 있다.
배달 직원의 교통사고 예방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가맹본부가 제대로 된 배달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도 가맹점주들이 이를 잘 준수하지 않는 점이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가맹점은 개별 사업자로 가맹본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아도 마땅히 이를 처벌하기 쉽지 않다”며 “브랜드, 가맹본부에 재산상의 피해를 입힌 경우에나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가맹점주 관리에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임금 근로자인 아르바이트 직원 대부분이 4대 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드물어 배달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외식업체 경영주가 끌어안아야 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 외식업체 배달 직원의 교통사고 예방에 업계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외식 업태별로는 피자 등 패스트푸드가 한식ㆍ분식 등 업태보다 사고 발생 건수가 많았다.
고용노동부 문기섭 산재예방보상정책관은 “이륜차 사고에서 청년층의 비율이 높아 앞으로 배달 사고를 예방하려면 근로자는 물론 사업자의 안전의식 고취가 중요하다”며 “빨리빨리 문화, 조급증 사회를 벗어나기 위해 정부는 민간과 함께 적극적으로 홍보ㆍ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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