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맥주에 문화를 입히다!
세계맥주에 문화를 입히다!
  • 신원철
  • 승인 2011.06.17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인토외식산업, 맥주바켓…셀프로 느끼는 자유
최근 맥주 업계에 나타나는 가장 큰 변화는 한 두 종의 해외맥주 메뉴를 갖추는 점이다.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는 ‘독주문화’가 가볍고 유쾌하게 술자리를 즐기는 건전한 술자리 문화로 빠르게 바뀌면서 고객들이 이전보다 더 고급스럽고 다양한 맛의 맥주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변화는 2000년대 유학생 등 젊은 층 소비자가 주도한 해외맥주 소비가 대중화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주)인토외식산업이 있다. 이곳에서 론칭한 ‘와바’는 10여년째 세계맥주시장을 주도하는 리딩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인토외식산업에서 와바에 이어 해외맥주 소비의 대중화 바람에 촉매제가 될 셀프형 세계맥주 할인점 브랜드인 ‘맥주바켓’을 출시했다.

●맥주 맛을 아는 사람들이 디자인한 브랜드

맥주바켓은 외형적으로 보면 맥주창고 스타일의 주점이다. 최저 2900원에 판매되는 수십여종의 해외맥주를 취급하고, 안주의 가격은 1만원 이내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고객이 주류를 이루고, 그중 가장 많은 고객은 단연 여성이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또 맥주의 본고장인 미국, 유럽의 문화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이 흔히 ‘맥주를 마실 줄 아는 사람들이 디자인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하지만 맥주창고 스타일의 주점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추구하는 것은 좋지만 고객에게 지불하는 비용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데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최고의 세계맥주전문점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손꼽히는 인토외식산업이 맥주창고 스타일의 브랜드를 론칭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토외식산업에서는 그간 맥주창고 주점에 부족한 점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소비문화의 부재를 든다. 최근의 고객들은 단순히 값이 싼 메뉴를 찾는 것이 아니라, 값도 싸고 맛도 있는 술과 안주를 분위기가 좋은 술집에서 먹고 마시기를 원한다는 것. 주점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맥주바켓은 기존의 맥주창고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차별화 요소를 갖고 있다. 바로 셀프서비스다.

●정해진 소비의 틀 깨, 해외맥주도 ‘쇼핑’한다!

매장 한쪽에는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대형 맥주냉장고가 비치돼 있고, 고객들은 테이블에 비치된 바구니를 들고 쇼핑을 하듯 원하는 맥주를 담아 직접 가져다 먹는다. 맥주를 마시고 나면 빈 병이 담긴 바구니째로 카운터로 가져오면 병에 붙은 바코드를 통해 자동으로 고객이 지불할 금액이 정산된다.
또한 고객들은 매장에서 반드시 안주를 주문할 필요가 없다.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올 수도 있고, 매장에서 인근 치킨집ㆍ피자집에 주문할 수도 있다. 나아가 친구의 생일파티를 열기 위해 케이크를 사와도 맥주집 주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한 마디로 그동안 억압받아야 했던 고객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는 셈이다.

물론 인토외식산업의 프랜차이즈 사업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안주 메뉴도 운영되고 있다. 6900원에서 9900원 사이의 안주메뉴는 전문 조리사가 아니라도 손쉽게 맛있는 음식을 내놓을 수 있도록 개발된 시스템 메뉴다. 280여곳 와바 매장을 운영하며 쌓은 식재료 대량구매 능력을 기반으로 품질은 뛰어나고, 가격은 저렴한 식재료를 가맹점에 공급하는 덕분에 가능한 메뉴들이다.

더 주목할 점은 고객들이 맥주바켓의 셀프서비스를 일종의 문화로 여기는 점이다. 여기에는 오랫동안 세계맥주전문점을 운영해온 인토외식산업의 노하우가 십분 살아 있다. 해외맥주를 즐기는 고객들이 파티, 록 페스티벌, 열정 등에 반응하는 문화 소비자란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정형화된 서비스보다 자유를 더 바라고, 그들이 머무는 공간을 자신들의 이야기로 채우기를 원한다.

●인건비ㆍ점포임대료 ‘뚝’…가맹점주 수익 ‘쑥’
매장 운영 면에서 맥주바켓의 가장 큰 특징은 가맹점주가 할 일이 비교적 적은 점이다. 전체 매출에서 안주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10~15%이다 보니 주방에 많은 일손이 필요치 않다. 또 고객들이 직접 맥주를 가져다 먹고, 결제할 때도 빈 병을 바구니에 담아 와서 서빙업무량도 적다.

맥주바켓 의정부 직영점을 보면 월 4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인건비는 한달에 240만원을 지출한다. 이는 매출 대비 6% 수준으로 일반적으로 한식당에서 인건비가 25%를 차지하는 점과 비교하면 1/4이다.
또 매장이 들어가는 입지도 건물의 2층 이상이거나 지하 점포로 하고 있어 점포임대료 부담을 덜고 있다. 그러면서도 저렴한 가격과 맥주바켓만의 소비문화를 기반으로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를 않는다.

흔히 박리다매식 판매전략을 추구하는 외식업체는 고객만족도는 높지만 경영주의 수익이 적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맥주바켓은 이렇게 인건비, 점포임대료를 줄여 합리적인 가격에 고객에게 메뉴를 판매하면서도 가맹점주의 수익을 보전했다.
본사에서 제시하는 창업비용은 40평 기준 8210만원, 50평일 경우 9850만원으로 1억원 내외다.

●“리딩기업의 몫? 저변인구 늘리는 것”

인토외식산업에서는 기업차원에서는 물론 국내 세계맥주전문점 업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외맥주 소비자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정된 시장에서 외식업체들이 과열 경쟁할 것이 아니라 대승적으로 시장의 규모를 키워 수익을 늘려나가자는 것이다. 이곳에서 맥주바켓을 론칭한 것도 바로 해외맥주 소비자 늘리기의 일환이다.

인토외식산업 관계자는 “해외맥주 소비가 늘어나지 않았던 가장 큰 걸림돌은 국내산 맥주에 비해 많게는 2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라며 “기존 세계맥주의 가격대로는 특히 구매력이 직장인보다 약한 20대 초반 대학생 소비자를 세계맥주로 끌어오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싼 가격이 고객 진입장벽을 높여온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인건비, 점포임대료를 줄인 박리다매식 사업모델을 개발한 것.

나아가 인토외식산업에서는 연령대별 소비특성에 맞춰 세계맥주전문점 브랜드를 3단계로 세분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바로 해외맥주 소비 입문자인 20대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을 위한 맥주바켓, 해외맥주와 고품질의 서비스를 동시에 원하는 30~40대 직장인을 위한 와바, 40~50대 장년층을 위해 프리미엄급 서비스ㆍ안주 등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와바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통해 전 연령대의 해외맥주 소비자를 세계맥주 전문점 고객으로 끌어오고, 지속적으로 고객을 발굴하고 유지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

해외맥주 소비시장의 내일을 위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인토외식산업의 맥주바켓이 세계맥주전문점 업계의 새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하는 날을 그려본다.

<인터뷰>유원용 (주)인토외식산업 상무
“기업의 핵심역량을 살리는 본사가 브랜드 사업 성공”
▲맥주바켓과 유사한 콘셉트의 세계맥주전문점은 많지만 성공사례가 많지 않은데.

-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 해외맥주를 찾는 고객의 가장 큰 요구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만의 분위기,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또 해외맥주 각각의 특성과 장점이 고객에게 잘 전달돼야 한다. 고객이 국내산 맥주보다 값이 비싼 해외맥주에 비용을 지불할 정도로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많은 가맹본부가 새 브랜드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 기업의 핵심역량을 충분히 살리면서 새 브랜드 사업을 해야 하는데, 많은 경우 기업의 핵심역량을 활용하지 못한다. 보통 소비트렌드를 막연하게 쫓는데 그에 앞서 스스로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본부의 지식, 노하우를 가맹점주에게 전수하는 사업이다. 이 점에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가맹사업으로 빛을 보기 어렵다. 신규 브랜드 사업을 할 때 가맹본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기존 브랜드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정해야 한다. 이 점에서 외길을 걸어온 가맹본부가 후속 브랜드 사업에서도 성공할 때가 많다.
인토외식산업의 성공 원동력은 10여년간 운영해온 세계맥주에 대한 각종 노하우다. 기본적으로 세계맥주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머천다이징 능력,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를 개발하는 노하우, 고객층에 대한 이해, 맥주유통 능력, 세계맥주 주점에 적합한 입지 선정법 등을 맥주바켓에 충분히 활용할 전략이다.

▲해외맥주 소비시장을 전망하신다면.

- 최근 국내 맥주 소비량 동향을 보면 일반호프 시장의 성장세는 누그러들고 있다. 반면 수입맥주 시장은 저변인구가 꾸준히 늘어나 IMF, 미국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제위기에도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최근의 주 소비자들은 해외여행을 많이 경험한 글로벌 세대들이다. 국내에서도 해외에서 마시던 맥주를 마시고 싶어 한다. 과거에는 특정 계층의 고객만 수입맥주를 마셨다면 앞으로는 빠르게 대중화될 수 있다. 이 점이 가장 희망적이다.
신원철 기자 haca13@

문의 : 1588-058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