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교육 진단
<창간특집>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교육 진단
  • 신원철
  • 승인 2011.06.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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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브랜드 평균 교육시간 11.1일…상위 27%만 평균 이상 교육
교육시간 길수록 가맹점 매출 크다…가맹점 매출 최고 7.8배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교육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가맹본부들은 가맹점주 교육에 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부터다. 창업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빠르게 늘어났지만 이들 중 많은 수가 단기간에 폐업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의 부작용이 지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테리어, 식재료 유통, 주방설비 등 가맹점 창업에 필요한 외형적인 요소에 더해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경영 교육 등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가 등록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가맹점 수가 많은 순으로 상위 100개의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가맹점주 교육시간은 평균 11.1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교육시간이 평균에 못 미치는 곳이 73%나 차지했고, 27%만이 12일 이상 가맹점주를 교육하고 있었다. 게다가 48%의 브랜드는 가맹점주 교육시간으로 채 일주일도 할애하지 않고 있었다. 가맹점 창업자들은 퇴직 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대출까지 받아 창업에 뛰어들면서도 준비가 부실한 셈이다.
또 브랜드 중에는 교육시간이 2시간밖에 되지 않는 등 부실하게 운영되는 곳이 있는 반면 메뉴별로 자세한 교육을 제공해 70일 이상 가맹점주를 교육하는 곳도 있어 단순히 교육시간만 비교할 때 최대 37배나 차이가 났다.

●업태별 평균 교육시간, 패스트푸드 27.5일로 1위

교육시간이 조사 브랜드의 평균을 웃도는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업태는 피자로 5개 브랜드가 평균 이상이었고, 한식은 4개로 뒤를 이었다. 패스트푸드ㆍ주점ㆍ베이커리는 각각 3개씩이었고, 치킨ㆍ분식이 각각 2개 브랜드, 카페ㆍ디저트ㆍ도시락ㆍ일식 브랜드는 각각 1개씩이었다.

평균 교육시간인 11.1일 이하의 교육을 제공하는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업태는 치킨(21개)이었고, 주점은 18개, 한식은 10개, 분식ㆍ베이커리 5개, 카페 4개, 피자ㆍ일식ㆍ디저트는 각각 3개씩이었고, 패스트푸드와 양식은 각각 1개 브랜드가 교육시간이 평균 이하 수준이었다.

또 업태별 브랜드 평균 교육시간에서는 패스트푸드가 27.5일로 가장 길었고, 피자(24.5일), 도시락(22일), 카페(18.8일), 베이커리(11.5일), 디저트(11.5일), 한식(10.3일), 일식(10.2일), 분식(9.2일), 주점(7.3일), 치킨(6일), 양식(6일) 순이었다.

교육과목은 주로 외식업체 경영 실무에 대한 것이 많았지만, 조리법을 전수하는 수준에 그칠 뿐 경영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제공하는 가맹본부는 적었다. 100개 가맹본부 중 불과 10여 곳이 고객 서비스를 정규 교육 과목에 포함했고, 나머지는 일과표에 따른 매장 오픈과 운영에 치우쳐 있었다.

무엇보다 외식업체를 개업할 때 제공하는 신규교육은 대부분 가맹본부가 중시하는 반면 사후관리 차원의 재교육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가맹점의 폐업 예방에 허점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재교육 기간은 신규교육 기간의 1/3 수준에 그쳤고 그나마도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명목상으로만 게재했을 뿐 막상 재교육을 제공하지 않는 곳도 많았다.

●교육할수록 매출 오르는데도 본부들 꺼려

주목할 점은 교육시간과 가맹점의 매출이 어느 정도 비례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시간이 긴 상위 10곳 브랜드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4억5494만6556원으로, 5760만5천원을 기록한 교육시간이 짧은 하위 10곳 브랜드 가맹점의 평균 매출보다 7.8배나 됐다.

이처럼 가맹점주 교육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교육에 투자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비용 투자 대비 효과가 더디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전담 교육인력을 운영하고, 교육장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해도 교육이 가맹본부의 수익 향상에 도움이 되기까지는 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당장 수익이 되지 않는 교육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가맹본부는 전체 10%가 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전문가가 부족한 점도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 적극적으로 교육을 강화하지 못하는 한계로 지적된다. 가맹본부들이 교육을 위탁할 만큼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 정통한 교육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 이에 따라 가맹본부 내부적으로 교육전문가를 양성해야 하는 부담을 끌어안아야 한다.

외부 강사를 초빙할 경우 가맹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수요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하고 대부분 정해진 틀의 교육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문제다. 가맹본부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수성이 교육에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가맹점주들이 교육비 지출을 꺼리는 점도 걸림돌이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맹본부는 가맹점주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청구할 수 있게 돼 있지만 가맹점주들이 교육비를 지불하지 않으려 할 때가 많다. 지적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풍토가 프랜차이즈 교육 성장에 제약이 되고 있다.

●가맹점주 교육, 법으로 의무화해야

대안으로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가맹점주 교육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가맹점 창업 시 반드시 필요한 최소과목을 선정해 가맹점주가 이를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교육과정에는 조리, 경영에 더해 가맹계약에 따른 가맹본부ㆍ가맹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설명도 포함된다. 교육이 단순히 지식전달에 머물지 않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소통의 역할을 해 장기적으로 양자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가맹본부의 슈퍼바이저 양성을 활성화해 이들이 가맹본부에서 교육강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슈퍼바이저는 가맹점 경영을 현장에서 컨설팅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업태,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경영, 지향하는 점이 달라 가맹본부에서 슈퍼바이저 육성을 외부에 완전히 맡기기가 어렵다. 따라서 동업자단체, 협회, 단체 등을 통해 슈퍼바이저에게 필요한 기본 교육을 제공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 내부에서 브랜드의 정체성 등을 가맹점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슈퍼바이저를 추가로 교육해야 한다.

외식업 경영에 필요한 교육을 전문 자격증 제도로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 레스토랑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e)에서는 식품안전, 위생, 서비스 등에 대해 식품안전관리자 자격증(ServSafe Food Protection Manager Certification)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 외식업체 종사자의 80% 가까이 취득하는 자격증으로 외식업체에서는 자격증 취득자 고용을 통해 식품안전 관리에 필요한 종사자 교육을 따로 진행하지 않아도 돼 교육비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인터뷰>프랜차이즈 교육이 제공해야 할 역할은?
“조리 전문성ㆍ정보소통의 장ㆍ단계별 서비스 전략”

●리치푸드 조상철 마케팅팀 부장
리치푸드 조상철 마케팅팀 부장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으로 꼽는 과목은 조리다. 가맹점주가 모든 메뉴를 직접 만들 수 있어야 주방직원이 퇴사할 경우에도 업무에 지장이 없다. 이직률이 타 업종보다 비교적 높은 외식업의 특성 상 그만두는 직원을 가맹점주가 대신할 수 있도록 가맹본부가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가맹점주가 조리법을 모르면 외식업체의 식재료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 주방직원에게만 맡기면 주인의식이 부족해 신선도가 잘 관리되지 않아 버려지는 식재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부장은 이론교육에 더해 실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본사 직원에게 배울 때와 막상 자신의 매장에서 고객을 받을 때 조리 실력에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가맹점주 중에는 주문이 밀리자 당황해 조리 레시피를 준수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메뉴를 조리해 고객불만이 접수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규 조리교육 과정 이후 가맹본부에서 운영하는 직영점 근무, 슈퍼바이저가 일정 기간 가맹점을 방문해 함께 매장 운영을 지원하는 등의 현장 교육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프랜차이즈 교육이 담당해야 할 역할 중에는 정보교환도 있다. 피쉬&그릴, 짚동가리쌩주 등의 주점 브랜드를 운영하는 (주)리치푸드에서는 연간 2회씩 신메뉴를 출시 때마다 지역별로 가맹점주들에게 집체교육을 제공 중이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리치푸드의 R&D센터에는 이 시기 약 1천명의 교육생이 몰린다. 가맹점주들은 전날부터 새벽까지 주점을 운영한 뒤 오전 6시에 R&D센터에 모여 교육을 받는다. 교육은 오후 1시에 끝나며 가맹점주들은 자신의 매장으로 돌아가 정상적으로 주점을 운영해야 한다.

피곤한 일정이지만 가맹점주들의 호응도가 높은 것은 리치푸드에서 신메뉴 교육을 일종의 컨퍼런스처럼 운영한 덕분이다.

조상철 마케팅팀 부장은 “창업 후 1~2년이 지나면 초심을 잊어버리는 가맹점주가 많아 교육을 통해 이들에게 경영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며 “또 교육을 통해 각 지역의 가맹점주들이 모여 상권정보, 고객성향, 경영노하우 등의 정보를 자유롭게 교환하도록 유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한 점도 참가율이 높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각기 사고방식, 성향이 다른 수백명의 가맹점주를 하나의 브랜드로 이어줄 수 있는 점도 리치푸드에서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가맹본부의 경영철학이 교육을 통해 가맹점에 전달돼야 전국 어느 곳의 가맹점을 찾아도 고객이 같은 맛의 음식, 일정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너시스BBQ그룹 치킨대학 박호진 과장
제너시스BBQ그룹 치킨대학 박호진 과장은 단계별 교육을 통해 가맹점주를 외식 전문가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대표적인 치킨 브랜드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BBQ그룹에서는 1995년부터 17년째 창업교육센터인 ‘치킨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4단계별 가맹점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박 과장은 제너시스BBQ그룹의 교육이 지향하는 바를 ‘QCSV’로 요약한다. Q는 퀼리티(quality)로 품질이 일정한 메뉴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하며, 또 이를 포장해 고객에게 상품성이 뛰어난 제품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된다.

C는 클린(clean)으로 위생, 식품안전 관리 교육이다. 만약 가맹점 한 곳에서 식중독이 발생하게 되면 전체 가맹점이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다. 이처럼 식품안전 관리는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중요해 반복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S는 서비스(service)로 빠르게 변하는 고객의 니즈를 경영에 반영토록 하고 있다.

인사법, 웃는 법, 접객태도 등 외형적인 서비스 관리가 예전의 교육이었다면 최근에는 고객만족, 고객감동을 넘어 고객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바로 V가 고객의 가치인 밸류(value)를 뜻한다.

박호진 과장은 “보통 해외의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인의 정(精)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조상들은 정의 문화를 덤을 주는 것으로 이해했다면 현대에는 외식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한 후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브랜드의 가치를 떠올리게 하는 ‘밸류 서비스’가 바로 정 문화”라고 말했다.

한편 치킨대학에서는 단계별 교육 외에도 실전감각을 키울 수 있는 시험제도를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실제 매장과 똑 같은 크기, 시설의 교육장에서 예비 가맹점주들은 직접 전화응대를 하고, 주문받은 치킨을 조리해 시간 내에 배달한다. 이를 통해 이론교육으로 쌓이기 어려운 실전감각을 몸에 익히도록 한다는 것. 더불어 세부적인 전화응대 요령도 가르쳐 접객 과정에서 수익성이 높은 메뉴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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