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린 안전하다”…MBC불만제로 방송에 관련 업계 반발
“사카린 안전하다”…MBC불만제로 방송에 관련 업계 반발
  • 신원철
  • 승인 2011.06.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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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JMC 최계영 부장
미국 FDAㆍEPA 승인 합성감미료, 설탕보다 경제성 47배 뛰어나
식품안전에 대한 잘못된 방송 보도로 관련업계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MBC는 불만제로를 통해 단무의 비위생적인 제조실태를 고발하며, 사카린나트륨(sodium saccharin)을 ‘발암성물질’로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4일 미국의 환경보호청(EPA)은 사카린나트륨을 ‘인간유해물질’ 명단에서 최종 삭제했다. 지난 2000년 미국 국립독극물프로그램(NTP)과 식품의약청(FDA)이 사카린나트륨을 ‘잠재적 발암물질’에서 완전히 제외한 이후 안전성을 공식 인정받은 것이다. 사카린나트륨 제조업체 (주)JMC의 최계영 부장에게 최근 MBC 불만제로 방송 이후 불거지고 있는 잘못된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실태에 대해 들었다.

▲식품안전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 국가 기관의 공식적인 발표를 믿지 못하는 국민의 불신감을 이용해 자극적인 방송을 내보내는 일부 언론의 잘못된 행태가 문제다.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식품제조업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 사카린나트륨은 이미 수십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안전성을 인정해 사용을 허가하고 있는 식품첨가물이다. 국내에서 사카린나트륨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30년 전의 불확실한 식품실험을 근거로 든다. 그 결과 사카린나트륨 제조업계가 거의 고사했다. 90년대 말 국내 3대 사카린나트륨 생산업체 중 2곳이 문을 닫고 현재 JMC만 남았다. 무책임한 언론보도에 따른 폐해다.

▲불평등한 규제란 어떤 것인가? 또 사카린나트륨 사용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 미국ㆍ일본 등에서는 대부분 식품에 제한 없이 사카린나트륨을 쓸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절임식품, 김치류, 어육가공품 등 일부 식품에 한해, 사용량을 제한해 사용토록 규제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합성감미료인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등에 대해서는 사용제한이 거의 없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시장에서의 불공정한 경쟁을 유발하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사카린나트륨이 설탕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가장 저렴한 감미료인 점이다. 같은 당도를 기준으로 비교할 때 사카린나트륨은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 설탕 가격의 1/47, 자일리톨의 1/230, 올리고당의 1/300 수준으로 저렴하다.
또 사카린나트륨은 100% 국내에서 생산되지만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당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게다가 매년 수입가격이 급등해 1988년 t당 236달러였던 것이 올해 5월말 기준으로 706달러로 290%나 뛰었다. 게다가 수입량도 같은 기간 52만4천여t이 증가했다.

▲사카린나트륨의 해외 사용 실태는 어떤가.

- 유럽에서는 당뇨환자들이 ‘은단’처럼 들고 다니며 먹거나 커피 등에 타 먹는다. 게다가 식음료, 제약, 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사카린나트륨을 쓰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에서 사카린나트륨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이를 찾기는 어렵다. 오히려 열량이 없고, 손쉽게 체외로 배출돼 당뇨환자나 비만환자의 식이요법에 쓰이고 있으며, 충치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치약, 가글액 등에 쓰인다.

▲MBC의 불만제로 방송의 어떤 점을 바로잡아야 하나?

- 일단 발암물질로 언급한 부분이다. 선진국에서도 사카린나트륨을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는 사카린나트륨에 대한 제대로 된 실험조차 하지 않으면서 이처럼 근거 없이 깎아내리는 방송이 나온다.
게다가 꿀벌이 벌꿀, 설탕, 사카린나트륨을 놓고 선택하게 한 방송의 실험도 연구자들 사이에서 잘못된 실험이라는 지적이 많다. 꿀벌이 사카린나트륨을 먹지 않는 것은 열량과 향기가 없기 때문이지 위험해서가 아니다. 게다가 방송의 주제는 단무의 비위생적인 제조환경에 대한 것이었는데도 논리적인 연관성 없이 사카린을 위험물질로 몰아갔다.
이미 지난 6월 22일 방송의 잘못된 부분이 정정 보도됐지만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씻기에는 역부족이다. 방송인들이 더 책임 있는 방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입증됐음에도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데.

- 미원, MSG처럼 잘못된 정보로 인해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것이 문제다. 또 식약청에서는 규제를 강화할 뿐 사실 여부가 확인돼도 이를 완화하지 않는다. 한번 낙인이 찍히면 관련 업계의 피해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소비자ㆍ소비처에서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2000년대 뻥튀기 업계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사카린나트륨 사용을 허용해달라고 수차례 진정서를 낸 이후에야 뻥튀기에 사카린나트륨을 쓸 수 있게 됐다. 생산업체에서 전면적으로 규제를 풀어 달라고 하는 경우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JMC에서는 이번 MBC 방송을 계기로 사카린나트륨에 대한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 우리 사회의 근거 없는 편견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업계와 힘을 모아 대처해 나갈 예정이다.
신원철 기자 haca13@

* 30여년간 국내 사카린나트륨 사용 규제의 근거가 된 실험(1977년, 캐나다)

사료를 하루에 15~20g을 먹는 100g의 수컷 쥐에게 3%의 사카린(0.45~0.60g)을 먹여 일부 쥐의 방광에서 암이 발생되었다는 실험. 이는 체중 60kg 사람이 하루에 270~360g의 사카린을 섭취하는 양으로 현재 1일 섭취허용량(ADI)인 5mg/kg의 900~1200배 해당한다. 이는 당도를 감안한 설탕 섭취량으로 계산할 경우 60kg인 사람이 하루에 81~108kg(기준치 270~360g의 300배 수준)의 설탕을 먹어야 하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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