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시장 위기, 외식업계와 공조로 정면 돌파”
“한우시장 위기, 외식업계와 공조로 정면 돌파”
  • 신원철
  • 승인 2011.07.0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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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 특별 인터뷰
한우 소비 창출하는 외식업계에 동참 간곡히 부탁
지난해 여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우의 인지도는 오히려 높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빚어졌다. 이 기회를 역 이용해 한우가 성장할 수 있는 시점이라 말하는 이가 있다. 올 초 구제역 사태와 잇따른 수입 쇠고기 개방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우 농가를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을 만나 국내 한우시장의 현주소와 미래의 성장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육주희 부장

▲ 최근 협회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이슈는 무엇입니까?

- 구제역 이후 한우 소비가 감소하면서 산지 소값이 하락해 한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한우 사육두수도 적정두수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협회는 한우농가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암소도태 운동 및 불량 한우 도태운동을 통해 향후 공급량을 줄여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외부적으로는 한우 소비를 촉진하고자 지난 5월부터 한우 소비촉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값 안정 및 여름 비수기 한우 소비촉진을 도모하기 위해 황금소 등 푸짐한 경품을 증정하는 ‘한우사랑 노란우체통’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렇듯 다양한 한우 소비촉진 캠페인으로 도축이 많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예방백신 이후 한우 소비는 두드러지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가격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경영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돼 한우농가는 2년여를 키워 판매해도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 한우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이에 대한 원인은 무엇입니까?

- 구제역과 수입 쇠고기 여파로 볼 수 있다. 지난 2008년 소비자들이 광우병에 대한 불신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거의 먹지 않았던 것처럼, 올 초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에도 소비자는 위생 및 안전성을 우려해 한우를 외면했다. 구제역 발생으로 한우는 전체 사육두수의 4% 내외를 매몰했고, 돼지는 전체 두수의 1/3을 매몰했다. 언론 매체를 통해 한우를 매몰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고, 구제역 백신을 예방접종하면서 소비자의 막연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다. 게다가 호주, 미국 등 수입 쇠고기의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한우의 가격경쟁력이 수입 쇠고기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협회 차원의 대책은 무엇입니까?

- 산지 소값은 폭락했는데 여전히 소비자들은 한우를 비싸게 느끼고 있다. 이는 유통구조상의 문제로 어느 정도 가격하락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협회는 다양한 이벤트나 행사를 통해 가격할인 행사 등을 유도해 나가고 있다. 최근 전국의 백화점 및 농협,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 한우고기를 돼지고기 삼겹살보다 싸게 공급했다. 이러한 유통에서의 가격할인으로 우리 한우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협회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역할이라고 본다. 지난 5월 유통업체와 가격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비싼 한우 값, 한우 농가가 잘 버느냐고요? 글쎄요…” 실제 판매 가격과의 괴리를 줄이는 현실적인 유통구조망 개선 시급

▲ 한우 자조금관리위원회는 최근 산지 소값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우농가의 현실을 알리고 한우 소비 활성화를 위한 ‘가격 연동제’를 주장하고 있는데.

- 한우 산지가격과 지육가격은 연동하지만 소비자가격은 연동하지 않고 있다. 한우 지육 경락가격 하락 시에도 소비자가격이 적절히 하락해 소비량을 증가시키고, 이렇게 연동이 돼야 소비자와 생산자의 이익이 증대될 수 있다.

지금 한우가격 문제는 한우 산지가격이 30~40% 이상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체감하는 한우가격은 여전히 비싸다는데 있다. 지난 2000년 10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육류소비자 권장가격 공개제도를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7개 특별ㆍ광역시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월 2회 쇠고기와 돼지고기 소비자 권장가격을 발표했다. 당시 제도시행 이전 연동성이 매우 낮았으나 시행 이후 산지가격 하락 시 소비자가격 하락이 연동하는 정도가 더 커지면서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실제 판매 가격과의 괴리, 지역적 여건, 브랜드가치 반영 등의 문제로 발표를 중단하게 됐다. 최근 산지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이 그대로인 상황에 권장가격 공개제도를 도입한다면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협회에서는 한우 산지가격이 급락해도 외식업소에서 한우가격을 내리지 않아 외식업계가 너무 잇속만 차리는 게 아닌지 오해했다. 그러나 외식업계 또한 매년 되풀이되는 식재료 수급 불안정과 가격인상으로 인해 가격변동이 쉽지 않다는 것을 십분 이해했다. 이런 측면에서 협회는 가능하면 한우의 소비를 창출하는 쪽으로 외식업계에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 광우병 발생으로 지난 2003년부터 수입이 중단됐던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8년 만에 다시 재개된다. 정부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국내 쇠고기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데.

- 수입 중단되기 이전(2002년)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량이 우리나라 쇠고기 전체 수입량의 4%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전까지 광우병이 발생했던 캐나다의 쇠고기가 들어오는 것은 소비자의 불신 등 쇠고기 소비위축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본다. 원산지표시제 단속 등 정부 차원의 강력한 유통 감시활동이 강화되지 않는다면 한우소비에 결코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올해는 한우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최대의 목표…외식업계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한우 소비의 저변 확대를 위한 대중화 전략 꾀할 터”

▲ 향후 한우시장에 대한 전망과 협회의 계획은?

- 앞으로 한우시장은 향후 1~2년까지 전망이 좋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우농가뿐 아니라 정부기관에서의 발표에서도 그렇다. 협회는 그때까지 농가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다. 올해는 한우 소비촉진 행사를 통해 한우를 최대한 소진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적정한 가격으로 한우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협회는 한우 사육두수 안정, 가격안정, 소비판매 촉진 활성화, 외식시장과의 새로운 접촉 등 저변을 확대하면서 한우산업 전체의 기틀을 다시 짜고, 한우고기 소비문화를 재창출 하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다.

▲ 끝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 한우 가격 문제는 정부도, 소비자의 문제도 아니다. 바로 우리의 몫이다. 하지만 그동안 농가는 남의 탓으로만 돌렸다. 이제는 우리가 노력을 더 해야 한다. 우리가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국회에 토로하는 이 어려움이 그냥 어려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충분이 가능성을 갖고 제도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래서 가격 연동제를 비롯해 외식업계와의 공조를 통해 향후 동반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특히 외식시장은 향후 한우의 최대 소비처임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우협회는 대량급식이나 군납 이외에 외식산업과 한우산업의 공조를 통해 동반성장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정리=백안진 기자 baj@foodbank.co.kr, 사진=이종호 기자 ez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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