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컨설팅이 점포 알선하나?
창업컨설팅이 점포 알선하나?
  • 신원철
  • 승인 2011.07.29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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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컨설팅 수요 증가하는데 전문성 갖춘 서비스 ‘실종’
문제는 컨설턴트의 자질 부족…인재 양성 정부가 나서야
예비창업자 A씨가 포털사이트에서 ‘창업컨설팅’을 키워드로 검색하자 10여개의 사이트가 링크돼 있다. 그 중 한 사이트에 들어가자 한눈에도 상가점포를 알선하는 사이트임을 알 수 있다. 매물로 나온 매장의 사진과 예상 거래가격이 표시돼 있고, 사이트 중에는 점포 매매시 얻을 수 있는 예상 월 수익을 허위로 보장한 곳까지 있었다.

●창업컨설팅, 시장수요 못 따라간다

날로 늘어가는 창업컨설팅 수요 보다 제공되는 컨설팅 서비스의 품질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관련 업계의 자정노력이 시급하다.

창업컨설팅은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사)대한가맹거래사협회(회장 유승종)가 예비창업자 300명을 대상으로 올 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가맹점 창업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들 예비창업자가 전문가에게 지급할 수 있는 비용은 ‘100만원 미만’이 36%, ‘100만~200만원’이 20%, ‘300만원 이상’이 17%였다.

이처럼 창업컨설팅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정작 많은 창업컨설팅 업체가 컨설팅을 빙자해 상가 점포 등을 매매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문제의 업체 중에는 외식업체를 컨설팅한 경력이 전무해 컨설팅 능력이 아예 없는 곳도 있다. 또 표면적으로는 외식업 전문가 그룹을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조리전문가를 단 한명도 고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

또 당장 점포를 매매하는데 급급할 뿐 사후관리가 부족하다 보니 컨설팅을 받아 창업한 외식업체 경영주가 폐업에 이르는 일도 많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창업컨설팅에 대한 기준조차 불명확해 창업컨설팅에 대한 예비창업자의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

유승종 (사)대한가맹거래사협회장은 “기업컨설팅은 수십년간 정보,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기업경영, 컨설팅의 현장 경험이 많지 않은 컨설턴트라도 적절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며 “반면 창업 분야는 학문적, 경험적으로 정보, 노하우가 쌓여 있지 않아 중구난방식 컨설팅이 제공될 때가 많고 이것이 예비창업자들의 불신을 사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국내 창업컨설팅 시장이 정상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중소기업법상 중소기업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점을 들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창업컨설팅이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재 양성에 시장의 미래 달렸다

창업컨설팅 시장이 이처럼 왜곡되는 현상에 대해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지 않는 컨설팅업계의 게으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장재남 장안대학교 프랜차이즈경영과 교수는 “예비창업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컨설팅 서비스는 외식업체의 경영을 안정시키는 것이지만 컨설팅업체들은 수익을 내기 편한 점포 매매 등의 서비스만 제공하는 실정”이라며 “이들 업체는 실적을 내기 어려운 서비스를 외면할 뿐만 아니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 뒤 사후관리도 부실하다”고 말했다.

컨설턴트의 자질 부족이 국내 창업컨설팅 시장의 부실화에 한 요인인 셈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컨설팅 능력을 갖춘 컨설턴트를 양성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 민간 교육기관 중 창업컨설턴트를 양성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한상만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 상근부회장은 “생산성본부, 능률협회 등의 기관을 통해 창업컨설턴트를 육성해야 한다”며 “특히 자생적인 기반이 부실한 국내 창업컨설팅 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선진국의 창업컨설팅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현재 국내에서 외식 컨설턴트를 자처하는 사람 중에 외식업 실무경력이 부족한 사람이 많아 컨설팅이 현실과 동떨어진 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적재산권 인정 않는 소비문화도 문제

한편 창업컨설팅 등 지적노동에 해당하는 서비스에 대해 비용 지출을 꺼리는 소비문화도 창업컨설팅 시장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컨설팅업체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컨설팅 기법을 개발하고, 인력을 확보하는데 섣불리 투자하기 어렵다.

부실한 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창업컨설팅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그에 따라 예비창업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려 하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 셈이다.

따라서 창업컨설팅 시장이 정상화되려면 컨설턴트, 예비창업자 모두의 인식을 개선하고, 컨설팅업계가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정부도 국내 창업컨설팅 업계가 전문성을 갖추는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원철 기자 haca13@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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