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까야, 메뉴 작아지고 정통의 맛 강조
이자까야, 메뉴 작아지고 정통의 맛 강조
  • 신원철
  • 승인 2011.07.29 0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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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국내 도입 10년…외식업 경영주 고객 변화에 발맞춰야
지난 2000년대 초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자까야가 10년이 지나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인기를 끄는 메뉴군, 이자까야를 찾는 고객층의 요구 등이 달라지고 있는 것.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이자까야 체인으로 꼽히는 주점 브랜드 ‘쇼부’를 운영하는 온홀딩스의 김양수 사업부 본부장과 이효운 서울요리학원 일식창업 강사에게 국내 이자까야의 변화 양상에 대해 들었다.

<인터뷰> 김양수온홀딩스 사업부 본부장
“된장찌개에 숟가락 담가 먹는 문화 아니다”


김양수 본부장은 이자까야를 찾는 고객의 외식문화가 변화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이 된장찌개 한 그릇을 여러 사람이 숟가락을 담가가며 나눠 먹는 외식문화를 갖고 있다면 최근의 젊은 세대는 자신만의 음식을 따로 먹는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이자까야를 운영하는 현장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외식업체 경영주들이 잘 깨닫지 못한다. 외식문화의 차이로 인해 경영주들은 매출부진의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메뉴, 인테리어 시설, 서비스 등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김 본부장은 이자까야 경영주들이 소통의 방식이 달라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10년전인 2001년 30대인 고객들이 찾는 안주는 맥주호프에서 주로 내오던 모둠안주였다. 다양한 음식을 넓은 접시에 모두 담아 내오는 음식을 여러 명이 나눠 먹었다. 그런데 현재의 30대 고객들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많이 먹지 않는다.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즐기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의 취향을 서로 소개하고 나누면서 소통한다. 적당한 양의 맛있는 음식을 여러 접시 시켜먹는 셈이다”

이자까야 경영주들이 관심을 둬야 할 부분은 이자까야의 본고장인 일본에서의 운영방식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십수년전부터 고객들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이자까야는 이처럼 달라지는 고객 성향에 철저히 맞춘 외식업태에 속한다는 것.

“이자까야는 식사, 술, 안주를 가리지 않고 어떤 요리든 자연스럽게 팔 수 있는 형태로 개발된 외식업태다. 반면 맥주호프의 시설은 술과 안주 외에 식사를 팔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런 차이는 이자까야가 기획단계부터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장사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데서 나왔다”

김 본부장은 그간 국내에서 운영된 많은 이자까야가 안주, 인테리어 등 외형적인 부분에서만 이자까야를 표방했을 뿐 외식문화 측면에서는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이자까야에서 라멘, 돈부리, 초밥, 사케 등을 동시에 팔 수 있는 것은 일식을 패스트푸드화했기 때문. 하지만 국내 이자까야는 외식문화에서 패스트푸드화가 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인터뷰> 이효운 서울요리학원 일식창업 강사
“메뉴 변화 일식의 대중화 때문”


이효운 강사는 1991년 일식 분야에 뛰어들어 20여년이 된 베테랑 조리사다. 그는 이자까야의 메뉴 변화가 일식의 대중화 추세와 맞물린다고 말한다. 고급 일식집, 로바다야끼, 이자까야로의 변천은 IMF 이후 고객의 구매력이 많이 줄어들면서 또 일본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나타난 변화라는 것.
특히 IMF 이후 국내에 본격적으로 이자까야가 나타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자까야 업태 안에서도 사업형태가 변해왔다. 국내 도입 초기의 이자까야는 주로 사케를 파는 곳이었고, 매장 규모도 지금보다 훨씬 크고 고급스러웠다. 지금은 대부분 이자까야가 소형화되고 대중화됐다. 사실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까야는 원래 한국의 50~60년대 학사주점과 비슷했다. 고급요리가 아니라 단품요리를 취급하고, 따라서 고급 요리기술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는 형태다”

해외여행 등을 통해 일본 현지의 음식을 경험하는 사람이 늘면서 국내 이자까야의 메뉴도 점차 일본 현지의 맛을 살리는 추세다. 2000년에 유행하던 이자까야 메뉴가 오뎅, 꼬치구이였다면 지금은 여기에 더해 덮밥, 볶음류가 인기다. 특히 일식 볶음류는 한식과 달리 매운맛이 적고 담백해 20대 여성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강사가 교육현장에서 추천하는 이자까야 메뉴는 나가사키 짬뽕이다. 채소, 해산물을 주로 쓰고 사골로 국물을 우려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종류에 따라 우동면을 넣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더불어 두부샐러드, 새우튀김, 간장 닭튀김인 가라아게도 여성들이 선호하면서도 조리법이 간편한 이자까야 메뉴에 속한다.

최근 나타나는 이자까야 메뉴의 변화 요인에는 해외여행, 고객의 구매력 감소에 더해 수입ㆍ통관 절차가 완화된 점도 있다.

예전에는 개별 외식업체에서 일식재료를 수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수입상이 많지 않다 보니 호텔 등 대량구매가 가능한 곳이 아니면 비싼 값을 치러야 일식재료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05년 이후부터 일식재료를 취급하는 수입상이 늘면서 재료를 구하기가 한결 쉬워졌다. 특히 국내에서 제조하기 쉽지 않은 소스류가 소개되면서 이자까야에서 다룰 수 있는 메뉴의 폭도 넓어질 수 있었다.

신원철 기자 haca13@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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