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석제 산문집 ‘소풍’
우리시대 사람 사는 이야기의 풍요로움을 되살린 소설가 성석제씨가 음식에 얽힌 추억을 담은 산문집 ‘소풍’을 펴냈다.저자는 “음식이란 추억의 예술이자 오감이 총동원되는 총체예술이며 필연코 한 개인의 본질적인 조건에까지 뿌리가 닿아 있다”는 지론을 펴며 평범하지만 추억이 깃든 한식 위주의 음식들을 한 상 가득 차려낸다,
소설가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결코 정갈하고 비싼 요리가 아니다. 1,000원짜리 김밥, 양은냄비에 담겨 나오는 부대찌개, 클럽 앞 손수레에서 팔던 순두부, 겨울밤 이웃끼리 나누던 제삿밥, 도랑물을 받아 짚단에 불을 지펴 끓여 먹은 라면…. 음식이란 단순히 혀를 즐겁게 하고 살을 찌우는 것을 넘어 사람과 장소에 얽힌 추억 한 자락이자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깨닫게 한다.
너비아니부터 묵 밥 까지 한 끼 식사로 적당한 음식이 1부에 담겼고 저자가 특히 좋아하는 냉면과 라면 같은 국수류가 2부에, 김치나 홍시․ 석화 젓 등의 곁다리 음식과 국화차 ․ 소주 같은 마실 거리에 관한 이야기는 3 ․ 4부에 나눠 실렸다. 식성대로, 글맛대로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
책에 실린 글들은 사실에 기반 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저자는 “그동안 써온 음식 관련 이야기를 다 모은 겁니다. 직접 겪은 것, 전해들은 이야기, 허구가 골고루 섞였어요. 책의 3분의 1정도만 실화입니다.”라며 향후 차, 커피, 술 등 “배 안 부르면서 비싼‘ 기호품에 대한 산문도 쓸 것이라고 전했다.
이성민 기자 min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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