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외식을 통한 청소년 자립정신교육 나누고파”
“한국에서도 외식을 통한 청소년 자립정신교육 나누고파”
  • 김상우
  • 승인 2013.10.07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트남 최초 사회적기업 'KOTO' 문용철 대표
한국에도 지사 설립 계획...단순한 직업교육기관 아닌 자긍심 심어주는 곳
한국계 베트남인인 이른바 ‘라이따이한’ 출신 사업가,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과 덴마크 여왕 등도 다녀간 베트남의 1호 사회적기업의 대표. 2011년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 2009년 베트남 아이들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호주정부 훈장 수상. 문용철 KOTO(Know One Teach One) 대표에게는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수식어들이 뒤따른다.

문 대표는 날품팔이하거나 비행을 저지르며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베트남 청소년들에게 요리 교육을 통해 자립정신을 심어주며, 현재 400개에 이르는 베트남의 사회적기업 설립 붐을 일으킨 교육기관 KOTO의 설립자다. 1999년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이젠 베트남에서 소외 청소년 교육을 통해 베트남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문용철 대표에게 KOTO의 설립 이념부터 향후 계획, 그리고 한식세계화를 향해 던진 조언들을 들어봤다.

▲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 지난 9월 28일 오전 일가재단이 마련한 일가조찬모임에서 KOTO를 주제로 조찬 강연에 나섰다. 베트남 길거리 청소년들에게 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선물하기 위해 노력한 KOTO의 지나온 과정에 대해 강연했다. 또 향후 한국에도 KOTO 지사 설립을 위해 관련 정보를 얻고자 방문했다.

▲베트남 최초의 사회적기업 KOTO를 설립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 KOTO를 설립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베트남 현지인,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직업을 갖고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제과제빵, 외식서비스 등 직업 교육을 하기 위해 지난 1999년 KOTO를 설립했다. 또 길거리에 버려져 날품팔이나 비행 등 열악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기숙 교육, 직업인으로의 성장 등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 KOTO의 교육 프로그램 과정과 특징은 무엇이며, KOTO를 통해 거둔 성과가 있다면?>
- KOTO의 교육 과정은 단순히 파트별 직업 교육이 전부가 아니다. 베트남 청소년들이 직업 교육과 사회 진출은 물론 미래를 위해 스스로 자기의 삶을 영위하고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자긍심과 자부심 등 힘을 불어넣는 게 주요 목적이다. 따라서 KOTO를 단순한 직업교육기관으로만 봐주지 않았으면 한다.

KOTO를 통해 얻은 성과라면 우선 KOTO에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길거리로 돌아가지 않고 졸업 후 100% 취업해 직업인으로서 성공을 이룬 것이다.

또 이 같은 KOTO의 성과가 조금씩 결실을 맺으면서 베트남의 길거리에서 열악한 생활에 노출된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전반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KOTO는 베트남의 사회적 기업 1호로 이후 많은 사회적 기업의 설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KOTO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가운데 35%가 KOTO 출신이다. 이는 KOTO의 교육 목표인 ‘Know One, Teach One(하나를 알면 그 하나를 가르쳐줘라)’, 즉 배움의 자산이 다른 청소년들에게 환원되고 확산되는 것이다.

▲요리·외식·서비스업을 KOTO의 교육 과정으로 채택한 이유는?
- 한국과 베트남의 공통점을 보면 모두 음식과 요리가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는 가족이라는 매개체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KOTO의 교육 기본 콘셉트를 요리, 음식, 외식으로 삼게 됐다. 또 길거리 아이들이 쉽게 흡수할 수 있는 과목이 바로 요리를 통한 직업교육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베트남 현지의 대부분 아이들이 교육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쉽게 배우고 익히며 흡수할 수 있는 영역이 외식과 요리 분야이며 교육 성과를 이루는데 최적이라고 판단했다. KOTO의 기수별 입학생 규모는 40~50여명 수준이며 입학 경쟁률은 7대1에서 10대1에 이를 정도다. 2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며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 1명에게 투입되는 교육비용은 1만달러에 이른다.

▲ 문 대표가 호주와 베트남 등 해외에서 보고 느낀 한식의 위상이나 인지도, 인식은 어떠한가?
- 한국의 김치와 김, 쇼핑센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또 코리안 바비큐(불고기 등)를 비롯한 한국의 음식문화가 파고 들고 한류 열풍까지 어우러지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베트남에서 한인 사회 규모가 제법 크지만 10년 전만 해도 이 같은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

이젠 한국식품을 어디에서도 접할 수 있을 정도로 확산됐고 K-POP과 함께 한식 역시 한국문화로 인식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한식은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10년 전부터 해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한국인들이 영화나 음악 등 대중문화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이를 해외에 널리 알린 것처럼 이제는 한식의 차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음식이 세계적으로 알려질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 한국 정부는 2008년부터 한식세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 대표가 생각하는 한식세계화의 성공 전략이나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우선 한국 음식이 맵고, 양념이 강하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와 마케팅이 필요하다. 중식의 경우 특정 메뉴로만 인식됐지만 지금은 많은 노력과 다양한 매력으로 고정관념에서 탈피했다.

그리고 한식을 퓨전화하는 등으로 외국인들이 쉽게 접근하고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른 음식과 조화를 이루는 퓨전화에 성공한다면 많은 세계인들이 한식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요리의 외양과 모양을 변화시키는 등 시각적으로도 매력있게 보이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각적으로 미각을 자극하는 요리 시연도 중요하다. 특히 한식하면 강렬하게 떠오르거나 연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베트남 음식의 경우 간단함(simplicity), 허브, 민트의 향을 떠올릴 수 있다. 가장 심플하면서도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한 것이 베트남 음식의 특징이다. 신선함을 바로 느낄 수 있도록 재료를 사용하고 시각적으로도 단순하면서도 핵심이 되는 허브, 민트의 미각이 연상되는 것이다. 한식도 차별화된 특징으로 연상되는 것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에서는 외식업계 인력난이 심각하다. 또 한식세계화를 위해 외식관련 전문 인력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조언한다면?
- 근본적으로는 외식 관련 인력의 해외 교환, 교류 활동을 통해 인력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단계적으로 보면 1단계는 정부에서 과감하고 크게 투자를 해 한식이나 한식 셰프를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 투자로 한국의 젊은 한식 셰프들이 얼마나 역량이 있는지 알릴 수 있도록 물꼬를 트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즉 한식과 셰프의 역량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외식 관련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식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요리학교 같은 교육 프로그램, 특정 테마를 주제로 하는 요리 투어가 한 예다. 해외에서는 와인을 주제로 한다든지 요리 테마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KOTO에 있는 한식 요리프로그램에 한국인 셰프를 보내준다면 더 좋은 교류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4~5년 전에 한국의 한 대기업이 재능 기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4일 일정으로 KOTO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때 김치만들기 강좌를 진행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베트남에선 한국이 선호하는 해외 관광지 1위일 정도이다.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교류가 더욱 활발해 질 수 있을 것이다.

▲ 평소에 한식을 자주 접하는지? 좋아하는 한식 메뉴는?
- 한식을 자주 접하진 못 하지만 김치찌개와 김밥, 불고기, 파전 등을 좋아한다. 김밥은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반면 너무 매운 음식은 먹지 못한다. 이 중에서 불고기가 한식세계화에 가장 적합한 메뉴라고 생각한다. 1인용으로 보기도 좋게 시각적으로 강화한 메뉴화로 접근하는 방안도 제안하고 싶다.

▲ 한국에는 외식업 창업이나 취업으로 꿈을 펼치려는 젊은이와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은퇴자가 많은데 조언하거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 사람(고객)을 따뜻하게 감싸고 위로하는 서비스 마인드와 고객을 귀하게 여기는 외식업 호스피탤리티(hospitality)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선 외식업을 할 때 비즈니스 즉 경제적 이익을 우선하고 있다. 외식업에서 우선해야 하는 것이 경제적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변화를 줄 수 없지만 고객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KOTO는 길거리 아이들에게 요리 교육 외에도 외식업에 있어 열정과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바람직한 마음자세가 무엇인지 방향을 제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 하나는 서울에 KOTO 한국 지사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또 미얀마 등지에도 KOTO 지사를 세울 계획이다.

한국 지사의 경우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진 상황이다. 설립에 들어갈 비용을 투자받고, 사회적 기업이라는 특성상 법률적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도 있다. 교육 철학과 콘셉트는 베트남의 KOTO와 거의 동일하다. 서울에 지사가 설립되면 베트남의 KOTO 교사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문화와 한식을 경험하면서 교류의 장을 넓히고자 한다.

KOTO의 지사 확장 등을 통해 레스토랑을 포함한 KOTO 엔터프라이즈를 성장시켜 KOTO 졸업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서 밝은 미래를 꾸려나가게 돕는 것도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국에 정착하고 싶다. KOTO 서울지사도 운영하는 등 꿈을 펼치고 형(문영진 (사)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대표)과 함께 가족애를 느끼고 싶다.

박장희 기자 jang@foodbank.co.kr | 사진 = 서동철 포토그래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