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락] 싱싱하게 오래오래 ‘격’이 다른 냉동 과채류
[미락] 싱싱하게 오래오래 ‘격’이 다른 냉동 과채류
  • 김상우
  • 승인 2014.05.16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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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가공-저장 원스톱 시스템으로 가격 경쟁력 날개 달아
농산물의 유통 단계가 많을수록 가격 역시 높아지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식품•외식업체들이 산지 직거래나 계약재배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도매시장이나 식자재 전문 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꿈앤들 영농조합법인’은 농산물 출하-가공-저장의 원스톱 시스템으로 퀄리티는 높이고 가격은 낮춘 가공 농산물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 충남 논산을 거점으로 설립된 꿈앤들 영농조합법인(대표 조한희•이하 꿈앤들)은 농산물 가공, 냉동보관 위탁 및 민영 도매시장 등 크게 3가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꿈앤들은 농산물의 수급 조절로 가격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생산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한 농산물 수매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가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뿐만 아니라 작업 과정에 지역 노인들을 고용,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내고 있다.


유명 식품기업에 품질 인정받아
꿈앤들은 가공공장과 대형 냉동 창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주요 취급 품목은 깐 마늘, 깐 양파, 세척부추, 세척대파, 청양고추, 양배추 등의 신선채소와 냉동딸기, 냉동수박, 냉동부추, 냉동대파, 냉동시래기, 냉동애호박 등 냉동 과채류다. 각 제품들은 가락시장, 구리도매시장 등에 출하되고 있으며 풀무원, SPC, 신세계푸드, 동원, 사조, 오뚜기 등 대형 식품기업에 납품할 정도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유통량이 가장 많은 마늘과 양파는 산지 계약재배를 하며, 탈피와 선별이 전 자동화된 시설에서 각각 1500t, 1800t의 연간 생산이 이뤄진다. 전처리를 마친 다양한 농산물은 용도에 맞게 식품기업에 납품된다.
꿈앤들의 가공 제품은 다양하지만 아직까지 유통채널의 확대가 이뤄지지 않아 거래처가 식품기업에 몰려있다. 그러나 향후 식품기업뿐만 아니라 외식업체, 일반 소비자에까지 판매 영역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국내 최초 질소 냉동시스템 도입으로 차별화
질소 냉동은 최저 -196℃에서 3~5분 사이에 농산물을 급속 동결하는 방법이다. 때문에 맛과 향, 색, 모양, 식감, 영양소까지 원형에 가깝게 보존할 수 있다. 특히 장기보관이 가능해 외식업체 등에 유용하다.
국내 농산물에 질소 냉동 기술을 처음 도입한 것은 바로 꿈앤들이다. 꿈앤들은 2011년 독일에서 질소냉동기를 들여와 냉동 가공 산업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원물마다 동결점이 상이한데, 딸기의 경우 -70℃에서 7분간 동결시켜야 최적화된 냉동딸기가 된다.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 얼리면 딸기에 금이 가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국내에는 -40~50℃에서 서서히 얼리는 전기 동결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동결 시간이 길어지면 딸기의 수분이 얼면서 부피가 팽창하며 해동했을 때 딸기의 세포벽이 깨지기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진다. 반면 질소 냉동은 급속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원물이 90% 이상 보존된다.
수박은 전기 동결하면 색이 어두워지는 단점이 있는데 질소로 냉동하면 당도와 색감이 유지될 뿐만 아니라 얼어있는 제품을 먹었을 때 샤베트와 같은 식감을 낼 수 있다.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난관, 산관학 협업으로
꿈앤들이 질소 냉동시스템을 도입할 때 봉착한 문제는 질소 냉동에 필요한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었다.
농산물마다 적합한 동결점이 다르지만 이를 수치화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초기에 질소 동결 기술이 뛰어난 독일의 기술자를 초빙했다. 그러나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결국 자체적으로 ‘무식한’방법을 통해 최적의 동결점 찾기에 이른다. 직원들이 한 종류의 농산물을 서로 다른 온도에서 동결하는 수십, 수백 번의 실험을 거쳐 현재 판매하고 있는 냉동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11월부터 농촌진흥청과 충남대학교 식품공학과 연구진과 협업해 질소 냉동의 동결점, 해빙점을 데이터화하고 국내 냉동농산물의 퀄리티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이후 관련 데이터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동결점을 찾는 것만큼 해동기술 역시 중요하다. 아무리 동결 보존이 잘 돼있는 제품이라도 해동 방법에 따라 퀄리티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자연 해동이 가장 보편화되어 있으며, 해동 기술 역시 산관학 협업으로 자료가 나올 예정이다.

임윤주 기자 lyj1188@foodbank.co.kr
인터뷰-지학배 꿈앤들 영농조합 부사장

“모든 농산물의 맛•향•색상 신선하게 보존하는 것이 기술력”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냉동 과채류’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생물에 비해 신선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상품가치가 낮은 농산물을 냉동해서 유통하는 ‘눈속임’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학배 꿈앤들영농조합 부사장은 이 같은 인식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좋은 원료를 동결해야 해동 후에도 퀄리티 높은 제품이 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는 가공용 농산물을 별도로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냉동 과채류 시장이 발달해 있습니다. 꿈앤들 역시 산지에서 엄선한 농산물만을 냉동으로 가공하고 있죠. 실제로 브로컬리를 질소 동결했다가 찬물에 해동한 후 물기를 빼서 얼리지 않았던 브로컬리와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무엇이 해동한 브로컬리인지 고르라고 했는데 다들 식별을 못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죠.”
지 부사장은 질소 냉동시스템을 통해 단순히 이익 창출보다 국내 냉동제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겠다는 사명을 갖고 있다.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에는 냉동 과채류를 일반 소비자도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나라 역시 산지, 기업, 소비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도록 냉동 과채류 시장의 발전이 필요하다.
모든 농산물의 맛과 향, 색상이 그대로 보존되는 질소 냉동으로 100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꿈앤들이 식품 전처리 업계 선두주자로 거듭나는데 손을 더한 지 부사장은 질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한 연구와 노력은 물론 향후 해외 수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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