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시론]이케아(Ikea)에서 배우는 교훈
[외경시론]이케아(Ikea)에서 배우는 교훈
  • 관리자
  • 승인 2015.03.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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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학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지난해 12월 우리나라에 문을 연 가구 전문 업체 ‘이케아(Ikea)’는 스웨덴 기업으로 전 세계에 30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1호점은 세계 최대 규모로, 개장하기도 전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벌써 제2호점을 위한 부지 매입 등 발 빠른 시장공략을 보이고 있어 이케아의 행보가 사뭇 궁금하다.

상품화의 교과서

이케아의 세계 시장 성공 비결에는 단연 가격과 품질이란 두 마리 토끼가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입할 때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을 원하지만 이것을 모두 제공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케아는 만족할만한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DIY 가구는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에 일부 사람들의 취미 대상으로 인식됐다.

이케아가 가격을 낮추기 위해 내세운 전략 중 하나는 입지 선택이다. 교외에 넓은 부지를 확보해 비싼 도심지보다 낮은 원가비용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비싼 원목의 사용보다 소나무와 인공목재를 이용하고, 작은 부품 하나까지도 절약하는 원가절감의 세심한 노력을 이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목을 사용한 고급가구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지만 이케아는 달랐다. 가격경쟁력을 위해 소나무와 인공목재 등 저렴한 재료를 사용했고 이에 대한 불안감을 실용적인 디자인이라는 품질가치로 극복했다.

디자인의 유형도 모던함을 중심으로 전통성과 지역성을 적절히 가미했다. 단순한 외형디자인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수납공간이나 각종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직접 가구를 조립할 수 있는 DIY 스타일은 자칫 조립과정에서 소비자의 불만이 생기기 쉬운 부분이지만 이케아의 제품들은 조립하면서 오히려 재미를 더 할 만큼 부품들이 완벽하다.

더불어 이케아의 뛰어난 상품화전략은 그 완성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매장에 들어서면 마치 아파트분양을 위한 전시매장에 온 듯하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각각의 공간은 누구라도 자기 집을 그렇게 꾸미고 싶을 정도로 잘해 놓았다. 남의 집을 구경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가 새로 이사 갈 집을 보는 것 같다.

더욱이 쇼핑객들의 동선 자체가 어느 하나라도 안 보고는 지나갈 수 없도록 연결해 놓았다. 그러다보니 많은 손님들이 한 곳에서 정체되지 않고 분산돼 모든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 단순하게 가구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공간에 알맞은 인테리어 소품까지도 즐비해 손님들의 구매 욕구를 계속해서 자극한다.

가족단위의 손님이라면 아이들은 아이들 방에서 사고 싶은 물건이 많고, 엄마들은 주방과 침실, 욕실, 거실 등 둘러볼 곳이 많다. 이렇게 각자의 취향에 따라 쇼핑할 물건이 많고 가격마저 저렴하니 쇼핑이 즐겁기만 하다. 인테리어 가구만이 아니라 주방용품을 비롯한 식물, 식료품까지도 구입할 수 있어 웬만한 가정용품은 다 있는 셈이다. 거기에 마지막 코스인 푸드코트까지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쇼핑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 안성맞춤이다.

현지화의 숙제

이케아는 각 지역마다 문화적 차이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현지화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오랜 경험을 통해 숙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도시 중심의 주거환경으로 공간은 협소하면서 물건이 많은 문화적 특성이 있다. 이를 감안해 수납공간의 효율성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그리고 미국과 같이 물건을 직접 픽업해서 운반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물건을 직접 창고에 가서 운반하고 자기 차량으로 옮겨 싣고 오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 이러한 불편을 택배 배송으로 얼마만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문제다.

외식업은 가구 제품과 달리 서로 다른 성질이지만 국내 외식기업이 세계화를 추구한다면 가격과 품질 모두를 확보하고 거기에 세련된 상품화 능력까지 갖추는 과제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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