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맛과 건강
음식의 맛과 건강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04.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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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ㆍ(사)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
▲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ㆍ(사)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

우리가 음식을 먹는 가장 큰 이유는 본능적 욕구인 굶주림의 해결과 생리작용을 위한 영양섭취겠으나 이 단계를 지나면 맛이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안전성은 확보가 돼야겠지만 사람이 갖고 있는 관능의 한계로 안전성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맛은 오감으로 바로 판가름이 난다.

막 태어난 어린 아기에게 단 것을 주면 즐기는 눈치를 보이나 쓴 맛은 싫은 표정을 짓는다. 태생적으로 인간은 맛이 있는 음식을 탐하게 돼 있으며 이 때문에 편식의 식습관이 생기고, 비만 등 갖가지 건강상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여러 맛 중에서는 설탕 등 단맛을 내는 것이 가장 선호하는 대상이고 동물성 기름이 포함된 육류는 아주 좋아하는 품목이자 즐기는 식품이다. 이들 성분을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양 이상을 섭취하면 비만을 포함해 고혈압 등 여러 만성병의 원인이 된다.

‘건강에 좋은 약은 쓰다’라는 경구가 있다. 이는 식품에서도 적용되며 영양학적으로 옳은 말이 아닌가 한다. 쓰다는 말을 좀 더 넓게 해석하면 맛이 없다는 뜻으로 음식에서 단맛이나 동물성지방의 함량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현대식품과학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우리 건강에 좋은 대상은 대부분 인간의 구미에 썩 끌리는 것이 별로 없다. 즉 맛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식단에서 건강식은 채소, 과일, 견과류 그리고 통곡류 등을 들 수 있다. 일부 과일만을 제외하고는 매력적인 맛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알려진 지중해식만 하더라도 채소, 과실, 통곡물, 그리고 올리브오일 등이 포함된다.

최근 외국에서 실시한 식습관에 관한 소비자 조사에 의하면 음식을 선택하는데 거의 대부분이 맛을 선택 기준의 첫 자리로 놓는다는 것이다. 즉 내가 먹는 음식을 고를 때 건강보다는 맛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며 실제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은 사실을 극명하게 입증하는 연구결과는 지난 2월 미국 The Lancet Global Health News에서 발표되었다. 즉 187개국, 45억 명을 대상으로 1990년에서 2010년 사이에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건강식으로 알려진 과일, 채소 등의 소비량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동기간 중 비건강식으로 알려진 가공육, 당 음료 등의 소비량은 건강식을 넘어섰다.

한편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한 교수는 2020년에는 비 전염성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전체 사망자의 75%를 차지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는데 이들 사망원인은 식이습관과 환경요인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 여겨진다고 밝혔다. 따라서 건강하게 장수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건강식의 보급이 효과적이고 수용 가능한 방법으로 소개돼야 할 것이다.

이미 많은 연구결과는 채소와 과일, 견과류, 정제하지 않은 곡류 등이 건강식으로 가장 중요하며 이들 식품을 육류나 당류 식품보다 더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단편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소금 덜 먹기 운동이나 당 함량이 높은 음료를 제한하는 차원을 넘어 식단 전체를 관리해야 기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총체적인 식생활개선 운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맛의 관점에서 소비자의 관심이 덜한 통곡물이나 과실 및 채소류의 기호성을 높이는 종합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알려진 통곡물의 소비증대를 위해서는 안전성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맛을 개선한 각종 가공편의제품이 개발돼야 할 것이며 채소류도 신선상태를 포함해 다른 식품과 원료를 조합, 기호성을 높이는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

한식은 이미 세계에 알려진대로 건강식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우리 전통식단을 기반으로 한 편의성과 저장성을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소비자가 건강식 섭취를 늘려 만성병 발병을 억제함으로써 건강을 챙겨주는 국가차원의 식생활 운동을 해야 한다. 이런 운동에는 식품공학, 영양학, 마케팅, 인문학 등 관련 학문간 연계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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