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의 근원지였던 미국산 소고기가 호주산을 제치고 8년 만에 수입 1위 자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축산물 검역실적 통계에 따르면 5월 초(1~10일)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2527t으로 호주산 2475t을 앞질렀다. 5월 전체 누적 수입(검역)량에서는 호주산(1만2천251t)이 미국산(1만639t)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미국산은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2003년 미국내 광우병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 조치되자 그 자리를 호주산이 대체했다. 이후 2008년 말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재개됐으나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에 밀려 1위 자리 탈환에 줄곧 실패했다.
미국산 소고기의 반등에 대해 업계에서는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한국식 고기구이 전문점 등이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란 풀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인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구스테이크 528, 구스테이크 733, 더반 프라임스테이크 하우스, BLT 스테이크, 볼트 82, 스타셰프 바이 후남, 블랙스톤, 프리가, 라쿠치나, 이트리, 립 스테이크 등이 모두 미국산 소고기를 취급하고 있다. 또한 유명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인 빕스, 붓처스컷, 더 플레이스, 애슐리 등도 미국산 소고기를 쓴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소비 증가에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지난해 말 한국갤럽과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0명 중 5명은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대답도 44.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양지혜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지사장은 “맛과 품질로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는데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한 만큼 앞으로 더 좋은 품질로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