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식자재 유통업체인 시스코가 자국 2위 업체인 US푸드를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지난달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스코는 지난 2013년 12월 US푸드를 30억 달러(약 3조3573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포기를 선언했다.
빌 드래니 시스코 CEO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결과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주주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시스코가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미국 연방법원이 양사의 합병에 대해 예비금지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는 가처분 명령과 비슷해 사실상 합병이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지난 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두 업체의 합병이 반독점법에 위반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연방법원은 “FTC는 이번 합병이 국내 소비자 및 지역 시장의 경쟁력을 크게 손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타당하게 제시했다”며 FTC의 손을 들어줬다.
FTC에 따르면 미국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 양사가 차지하는 총 비중은 75%에 이른다. 이번 결과를 두고 양사는 FTC의 주장이 지극히 악의적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인수합병이 무산되면 US푸드는 시스코로부터 3억 달러의 위약금을 받는다. 시스코와 US푸드는 합병을 결정하면서 반독점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산 일부를 PFG에 매각한 바 있다. 3위 업체인 퍼포먼스푸드그룹(PFG)도 양사로부터 총 2500만~5천만 달러의 위약금을 받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스코가 재판부의 판결에 항소할 가능성도 있지만 인수를 포기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며 “시스코는 더 작은 규모의 인수 대상을 찾고 자사주를 다시 매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3년 두 회사가 발표한 합병 계획에 따르면 인수가 완료될 경우 회사의 연간 매출은 약 650억 달러에 이른다. 시스코는 이번 인수 실패로 주가가 약 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