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체인본사와 최고 경영자의 이미지
프랜차이즈 체인본사와 최고 경영자의 이미지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4.0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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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 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심심치 않게 들리는 기업 최고 경영자들의 갑질 뉴스는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기업 조직의 정상에 위치한 그들의 말 한마디, 손짓발짓 하나하나가 뉴스거리가 되고 파급효과가 큰 세상이라 그들의 아랫사람이나 거래처에 대한 처신에 문제가 있을 때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실망하게 된다.

영향력이 큰 기업의 경영자나 오너의 일정은 그것 자체가 뉴스가 된다. 기업의 홍보실에서는 최고 책임자들에 관한 뉴스를 자발적으로 제공하고 이미지를 관리한다. 물론 긍정적이고 좋은 뉴스위주로 제공함은 당연하다.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린다는 이른바 PR 활동을 한다.

최고 책임자의 이미지는 곧 기업의 이미지에 투영되며 소비자가 상품의 구매의사를 결정할 때 판단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총수와 그 일가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우리나라 국민이면 다 알만한 어느 기업 총수가 자기 부인이 낳지 않은 자식이 있다고 공개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자발적으로 공개할 만한 좋은 뉴스로 보이지 않는다. 왜 공개했을까? 이유야 어떻든 이 정도는 개인의 스캔들쯤으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가 필요한 상품을 제 손으로 고르는 소비재 상품인 경우 기업의 이미지는 상품의 이미지와 연결돼 소비자의 선택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업 총수의 추문이나 비윤리적 뉴스를 접한 소비자들은 그 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되고 반감을 형성해 구매의사를 철회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오래전 지인이 간장 한 통을 선물로 보내온 적이 있다. 물맛 좋기로 이름난 어느 지방에서 생산된 그 간장의 맛이 좋아서 우리 집에선 주로 그 브랜드를 사용해왔다. 얼마 전 그 장류업체 대표가 자기 차 운전사에게 욕설과 손찌검을 해 이를 견디지 못한 운전사의 폭로가 보도된 적이 있다. 지금 우리집 주방에는 이미 다른 간장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 

며칠 전 전국에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피자업체 최고 책임자가 건물의 경비원을 폭행한 사실이 보도됐다. 사실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 듯하나, 이런 뉴스를 접하는 소비자는 입맛이 개운치 않다. 더욱이 해당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입장에선 망연자실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가지고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가맹점에게 판매할 수 있게 하며 기술이나 경영 노하우, 상표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 사업 시스템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은 자본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아서 지배와 종속의 관계가 아니다. 각각 독립적인 사업체로서의 위치를 갖는다. 다만 본부와 가맹점은 계약을 통해 권리와 책임을 갖게 되며 상호 성실한 노력으로 사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공동 운명체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은 동일한 이미지를 갖는다. 본사가 직영하는 직영점과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가맹점의 이미지가 다르지 않다. 소비자는 동일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대해 상품의 종류, 서비스 방법, 품질과 수준 등을 동일시한다. 체인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 중 어느 하나가 소비자의 기대수준에서 벗어났을 때 소비자는 다른 가맹점도 그러할 것이라고 쉽게 추론해버린다. 마찬가지로 프랜차이즈 기업 최고 경영자의 이미지 또한 가맹점에 곧바로 투영된다.

본사의 최고 경영자가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뉴스의 주인공이 됐을 때 가맹점에 대한 소비자의 이미지와 신뢰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양적 성장 못지않은 자기성찰과 품격유지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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