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괴담으로 흔들리고 있는 한국사회
식품괴담으로 흔들리고 있는 한국사회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5.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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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 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미래식량자원포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그리고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이 공동 주최한 ‘식품 위해성 평가 및 관리 세미나’가 지난달 28일 열렸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소비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각종 식품 괴담의 실태를 소개하면서 이로 인한 사회 경제적 부담과 음식문화의 파괴를 지적했다. 경규항 세종대 명예교수는 식품 위해관리와 정보소통의 효율화를 위한 세계적인 동향을 통해 실체가 없는 피해망상과 100% 안전한 식품을 요구하는 일부 소비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식품안전관리와 식량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흡연으로 인구 10만명 당 72명이 사망하고 음주로 16명이 사망하는 반면 광우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백만분의 1인데도 우리나라는 말도 안 되는 괴담이 난무해 광우병대란이 일어났었다.

이와 같이 과학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억측과 선동이 득세해 발생한 아픈 경험들을 우리사회는 많이 겪어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조미료 MSG의 안전성 논란과 이온화(방사선) 조사식품 표시제가 가져온 피해는 지금도 식품학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식품정보소통의 실패 사례다.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이 확인돼 소금이나 설탕처럼 제한 없이 사용되는 MSG를 일부 소비자단체가 맹렬하게 불매운동을 벌여 대부분의 국민이 MSG를 기피하게 됐고 수출산업으로 성장하던 국내 MSG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 지금은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대량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온화 조사식품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켜 표시제도가 강화됨으로써 가장 효과적인 식품저장 미래기술이 사장되고 있다. 지구 오존층을 파괴하는 메칠브로마이드 같은 훈증제를 앞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선진국들은 검역과정에서 이온화 조사기술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생명공학기술인 신품종 GMO에 대한 불안감 조성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 농촌진흥청이 여러 가지 GMO 신품종을 개발해 1차 안전성 검사를 마치고 포장시험을 하는 단계인데 일부 GMO 반대자들이 농진청 앞에서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 20여 년전 유럽에서 일어났던 일을 지금 우리나라에서 보고 있다. 당시 유럽의 GMO 반대시위를 주동했던 마크 라이너스는 잘못을 뉘우치고 공개 사과를 한 후 GMO 전도사가 됐다.

생명공학기술은 식량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미래 식량생산기술이며 지난 20년간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GM농산물을 먹고 있으나 아직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가 없다. 우리 정부도 철저한 안전성 검사를 거쳐 GM작물의 수입을 허가하고 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몬산토, 신젠타, 듀폰 등 세계적인 종자회사에서 미래 식량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으며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전체 경작지의 12%에서 GM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확량은 22% 증가, 농약 사용량은 37% 감소, 농가수익은 68% 증가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중국은 농업 생명공학 기술발전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GM면화를 개발, 외국의 GM종자를 대체해 재배하고 있으며 세계 굴지의 생명공학회사인 신젠타를 켐차이나가 통째로 사들였다. 중국 관영통신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GM식품은 안전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있다. 일본에서는 인터페론을 다량 함유한 GM딸기를 개발해 개의 치주염 치료용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꽃가루 알레르기를 막을 수 있는 GM벼를 개발하여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일본 전분당 생산 원료의 50%가 이미 GMO로 대체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GMO 괴담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해 12월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한 창조농업혁신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한바 있다. 식품괴담으로 흔들리고 있는 우리사회를 바르게 지키는 일에 과학자들이 나서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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