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북 학교급식 9일 총파업
경기·전북 학교급식 9일 총파업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6.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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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주·충남 23일 예고, ‘정기상여금 도입 등 근무여건 개선’ 요구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 정모(47) 씨는 지난 9일 점심을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정 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학교의 급식 종사자들이 총파업을 벌여 도시락을 준비하는 김에 함께 싸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도와 전북지역 학교 조리사와 교무실무사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들어가 급식차질이 빚어졌다.

학교 비정규직은 공립 초·중·고교에서 영양사와 돌봄 전담사, 교무실무사 등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로, 이번 파업에는 2300여 명(각 교육청 추산)이 참가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정기상여금 도입, 급식비 차별 해소 등 노조의 주요 요구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전북과 경기지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늘 하루 총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총파업은 당초 10일까지 이틀간 벌일 계획이었으나 협상에 일부 진전을 보여 이날 하루만 파업하기로 했다.

경기도 등과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었던 강원·울산·전남·세종의 학교 비정규직들은 전날까지 시·도 교육청과의 협상에서 잠정합의안을 내고 파업을 철회했다.

앞서 울산 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와 시교육청은 지난 7일 오후 10시까지 제59차 임금협상 실무협의를 열어 정기상여금 지급안 등을 본교섭에서 다루기로 합의했다.

주요 합의 내용은 기본급 전년 대비 3% 인상, 명절휴가 보전금 연 40만 원에서 70만 원(설·추석 각 35만 원)으로 인상, 정기상여금 50만 원(1·8월 각 25만 원) 신설, 영양사 면허가산수당 월 8만3500원 지급, 방학 중 비근무자의 연차일수를 기존 10일에서 12일로 확대, 500명 이상 규모 급식소 종사자 근무여건 개선 등이다.

쟁점이었던 급식비 월 5만 원 인상(현재 8만 원)은 기존 8만 원에서 합의하고, 지급 시기 등은 본교섭에서 논의키로 했다. 연대회의와 시교육청은 6월 중에 임금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주 본교섭에서 들어가 잠정합의를 시도한다. 반면 노조와 교육청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있는 서울·제주·충남은 오는 23일 파업할 계획이다.

한편, 경기와 전북지역 노조원들은 각각 이날 오전 해당 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에서 “각종 수당과 복지에 대한 차별, 끊이지 않는 고용 불안이 학교 비정규직의 현실”이라며 “이를 없애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투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일선 학교에서 정규직 공무원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임금이 정규직의 59% 수준에 불과하고, 정규직은 자동으로 적용되는 기본급 3% 인상에서도 제외되고 있다”며 연 100만 원의 정기상여금 신설과 각종 수당 및 복리후생 차별 해소, 무기계약직 전환을 통한 고용 안정 등을 요구했다.

경기지역 노조는 결의대회를 마치고 교육청∼장안문∼새누리당 경기도당사∼수원종합운동장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파업으로 2175개 공립 유치원 및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가운데 300여 개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될 것으로 추정했다.

전북은 668개 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 가운데 20곳 안팎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각 도교육청과 시·군 교육지원청은 이들 학교에 도시락 지참, 빵·우유나 외부 도시락 제공, 단축수업 등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초중고 단체급식은 각 학교별 직영체제로 운영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와 식재납품비리, 잦은 식중독 발생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조식과 석식만 위탁급식을 허용하고 있으나 낮은 식단가 등으로 단체급식업체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조식과 석식도 직영으로 돌리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서울의 단체급식업체 관계자는 “학교급식은 무상급식 논란부터 비정규직 문제, 친환경식자재, 직영체제에 따른 학교별 메뉴구성 차이 등 많은 난제가 얽혀 있다”며 “이번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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