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지식과 정보가 필요한 분야에서 비전공자가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진로를 정하기도 쉽지 않다. 육가공식품 산업도 마찬가지로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진출이 어렵다.
하지만 이승연 에쓰푸드㈜ 브랜드마케팅실 이사<사진>는 그러한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린 경우다. 현재 브랜드이노베이션랩에서 브랜드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이 이사의 전공은 건축이지만 30년 전통의 육가공 전문 업체 에쓰푸드에서 새로운 식문화를 알리며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와 에쓰푸드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성수 에쓰푸드 대표는 지난 2012년 이 이사에게 2005년 시작한 존쿡의 브랜드 리뉴얼을 제안했다. 이 이사는 육가공 제품을 자주 접하지 못한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육가공 식문화를 전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이 기반되는 브랜드 콘셉트를 제시했다.
“2013년 브랜드 콘셉트에 따라 존쿡의 육가공식품 구매는 물론 소시지클라스, 쿠킹클라스, 하몽클라스 등의 체험형 브랜드인 존쿡 델리미트로 전면 리뉴얼했습니다. 매장의 거의 모든 시설과 인테리어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설계됐죠.”
이후 잠시 끊어졌던 에쓰푸드와의 인연은 2013년 7월 충북 음성공장 건립 과정에서 다시 이어졌다. 이 이사의 역량을 눈여겨 본 회사가 음성공장 건립에 맞춰 제대로 된 육가공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오히려 육가공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 도전할수 있었다”며 “잘 몰랐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면 된다는 생각이었고 특히 더 좋은 식품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든다라는 회사의 모토에 끌렸다”고 말했다.
입사 전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던 그였지만 육가공식품 공부를 하고 품질 높은 제품을 만나면서 새로운 맛의 세계를 알아갔다. 그는 업계에 신선한 변화도 전파했다. 기존 업체들이 빨강과 노란색 위주의 포장 디자인을 고집할 때 남색과 흰색 등으로 과감한 변화를 줬다. 초기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는 존쿡 델리미트의 프리미엄 이미지의 차별성을 높이는 트레이드 컬러가 되며 업계에서 인정받았다.
이 이사는 정통 마이스터가 만든 존쿡 델리미트의 신선한 먹을거리로 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갔다. 존쿡 델리미트가 지난 7월에 내놓은 샌드위치 브랜드 ‘샌드위밋’은 그 고민의 결과이다. 샌드위밋은 존쿡 델리미트의 고급 육가공품과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미트샌드위치를 표방한다.
“존쿡 델리미트의 햄과 소시지 등 고품질 먹을거리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편하고 쉽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미트의 종류에 따라 이름이 결정되는 샌드위치가 제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쉽게 세상에 나올 수는 없었습니다. 고기맛과 어울리는 빵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외부에서는 손쉽게 론칭한 것처럼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양질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수 년 이상이 걸린 브랜드입니다.”
이 이사는 최근 트렌드에 따라서 샌드위밋을 론칭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기와 어울리는 빵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제품을 만들고 콘셉트를 수정해가며 오랜 시간 팀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수익성만 생각했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샌드위밋 시그니처 매장인 코엑스 파르나스점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 놀랐어요. 해외 여행 경험의 증가 등으로 소비자 인식도 많이 높아졌고요.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존쿡 델리미트의 맛을 알리고 더 대중 친화적인 브랜드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