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등 향신료의 생산 및 위생 처리 개선해야
고춧가루 등 향신료의 생산 및 위생 처리 개선해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11.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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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규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장수식품클러스트 단장
▲ 신정규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장수식품클러스트 단장

집집마다 김장이 한창이다. 우리에게 김장이란 단순히 김치를 담근다는 의미보다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로서 가족 간의 협력 및 결속을 강화하고 공동 작업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김장에 사용되는 중요한 재료 중 하나가 배추와 더불어 고춧가루다. 그리고 김장을 하는 상당수의 가정에서는 태양초라고 하는, 햇빛에 의해 말려진 건고추를 분쇄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김장에 사용되는 고춧가루의 위생 상태를 보면 대부분 일정 이상의 미생물 오염 정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미생물 오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 단위에서 위생 고춧가루를 생산하고 있다. 위생 고춧가루의 미생물 오염정도를 살펴 본 연구에 의하면 원재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원료(생고추)-세척-선별-세척-세절-건조-(저장)-분쇄-제품 순으로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공정별로 보면 건조 전 원료(생고추)의 경우 103-104 CFU/g 정도의 오염도를 보였다. 건조 후 세절 건고추에서도 비슷한 오염도가 나타났다.

그러나 생고추와 건고추에 오염된 균을 보면 생고추의 경우 일반세균과 영양세포가 주를 이루고 있으나 건고추는 대부분 포자를 형성하는 바실러스 계통의 균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건고추를 분쇄해 고춧가루를 만들게 되면 약 105-106CFU/g으로 오염도가 증가해 여전히 미생물 오염의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생고추에서 건고추를 만드는 과정과 건고추를 분쇄해 고춧가루를 만드는 공정에서 오염된 균의 종류가 바뀌거나 오염도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간한 고춧가루 HACCP 관리 매뉴얼에서는 고춧가루의 생산 공정 중요 관리점(CCP)으로 쇳가루제거공정, 건조 및 분쇄 후 자외선 살균 공정, 금속검출공정을 예시로 들고 있다. 미생물 오염 감소를 줄이는 자외선 살균 공정이 분쇄한 후 고춧가루에 존재하는 포자 형성균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춧가루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향신료의 미생물 오염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전통시장에서 유통하고 있는 향신료는 103-107CFU/g의 높은 미생물 오염도를 나타냈다. 공장 생산 제품에서도 103CFU/g 이상의 미생물 오염도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어 고춧가루와 마찬가지로 미생물 관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춧가루뿐만 아니라 향신료의 미생물 오염도는 식품위생법상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며 일반적인 식품의 미생물학적 위험 수준인 105-106CFU/g 이하로 위험 수준도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입되고 있는 여러 향신료에서 위생상 문제가 발생돼 수입이 제한되거나 회수 조치가 있었다. 해외에서는 식중독균의 오염 가능성으로 폐기 조치가 이뤄지는 등 향신료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늘고 있다. 현재 생산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는 문제가 없으나 미생물적 오염 상태를 보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음식의 특성상 다양한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향신료의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늘어가는 수입?생산량과 사용량에 비해 향신료의 안정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부족한 상태다. 고춧가루를 포함한 향신료의 제조공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향신료에 대한 적절한 안전규격 규정을 설정하고 향신료를 생산하는 공정에 대한 검토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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