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것질과 간식, 디저트 문화의 변화
군것질과 간식, 디저트 문화의 변화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12.3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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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 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호주머니에 볶은 콩을 넣고 다니며 먹었던 어렸을 적 추억이 있다. 고소한 맛에 휴대가 간편하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으며 게다가 친구에게 한 줌 집어줄 수도 있었으니 그만한 군것질거리가 어디 있었겠는가. 들이나 산에서도 우리들의 입은 즐거웠다. 철따라 찔레순, 싱아순, 칡과 같은 먹을거리들이 널려있었기 때문이다. 나 같은 농촌 출신자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이다. 

도회지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번데기, 달고나, 아이스케키(주: ice cake를 이렇게 발음해야 그 맛이 느껴진다), 빙수, 찐빵, 호떡, 콩물 등을 맛보았다. 누구나 자신의 성장주기에 따라 경험했던 군것질 종류가 있을 것이다. 이런 군것질거리 중에는 이제 어엿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상품으로 개발돼 있는 경우도 있다.          

하루 세끼 식사를 하면서도 사이사이 이것저것 꽤 많은 것들을 먹는다. 커피나 차, 우유, 요거트 같은 음료에서부터 과자, 빵, 떡, 치킨, 피자, 과일과 같은 먹을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식을 먹는다. 이렇게 먹는 음식들을 우리는 간식, 군것질, 입가심거리, 새참, 주전부리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우리 국민의 식사 패턴에 변화가 오고 있다. 밥과 반찬으로 이뤄진 밥상을 하루 세끼에 걸쳐 식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우리 국민 중 아침식사를 거르는 비율이 2015년의 경우 남자 27.3%, 여자 24.9%로 나타났다.

출근이나 등교하기 바빠서 집에서 아침식사를 못 할 수도 있고, 차려 먹는 게 귀찮아서, 집밖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싶어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아침식사를 거를 수 있을 것이다. 아침을 먹지 않고 출근하는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지 하루에 필요한 영양과 칼로리 섭취를 해야 할 것이다. 오피스빌딩 밀집 상권의 브런치 레스토랑이나 도시락 시장이 커질 수 있는 배경이다.

생활하는 방식이 점차 다양하고 복잡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세끼 식사시간 이외의 시간에 식사를 하거나 전형적인 식사 장소가 아닌 곳에서 식사를 하는 외식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식사하는 소비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테이크아웃과 배달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심야시간대의 영업이나 24시간 영업은 상권에 따라 이미 활성화돼 있다. 음식점으로선 한정된 공간과 시간을 극복하고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이뿐이랴.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아예 고객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음식을 만들어 주는 푸드트럭은 일종의 모바일 푸드이다. 푸드트럭의 메뉴도 점차 전문화, 고급화되고 있으며 쉽게 들고 먹을 수 있는 포장용기를 사용한다. 손에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간편식(grab and go) 상품들이 더욱 다양하게 개발돼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카페에서도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고급 케이크와 과자를 곁들인다. 커피와 빵 종류 중심의 베이커리 카페에서 나아가 커피 외에도 여러 종류의 차를 즐길 수 있고 티라미수, 레드벨벳, 크레이프, 도지마롤 같은 케이크나 마카롱, 다쿠와즈 같은 고급 제과류를 함께 먹을 수 있는 디저트카페가 성행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이러한 음식 소비행위가 디저트를 넘어 일종의 한끼 식사로서 외식의 의미를 갖는다.

이제 간식은 하루 세 번의 끼니 사이에서 공복을 채워주거나 식사에서 섭취하지 못한 영양소와 칼로리를 보충하는 역할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식과 간식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외식소비자들은 음식소비마저도 패션이자 문화적 행위로 받아들인다.

오래전에 익숙했던 군것질거리나 주전부리를 생각하면 그 시절의 추억이 함께 떠오른다. 그런 먹을거리 중에 요즈음 소비자들의 음식 문화적 감각에 맞게 외식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있을 것이다. 2년 전부터 빅히트를 날린 팥빙수의 사례를 보더라도 무리한 추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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