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 아니라 혼이 든 정신과 정성을 팝니다"
"제품이 아니라 혼이 든 정신과 정성을 팝니다"
  • 김병조
  • 승인 2006.10.12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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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냉장육 사용, 최고수준 공정 등 '정도경영' 고집
자타공인 햄 소시지 B2B 시장 선두주자 (주)오뗄
식품업계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B2C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시장개척을 위한 마케팅 싸움에서 대기업의 자본력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중소기업의 생존전략은 대기업이 하지 않는, 또는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길밖에 없다. 이른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CJ와 롯데햄 등 막강한 대기업들의 틈바구니에서 과감히 B2C 시장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B2B 시장을 공략해 중견 육가공 전문회사로 성장한 기업이 있으니 바로 (주)오뗄이다.

햄 소시지 육가공 B2B 시장 선두업체
패밀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피자에땅, 파파이스, CJ푸드시스템, 신세계푸드, 아워홈, 삼성에버랜드, 대상, 샤니, 파리크라상, 스카이락, 퀴즈노스 서브, 롯데리아, 이삭토스트, 올가, 초록마을, 쪼끼쪼끼, 큐즈, 코스트코.

오뗄의 주요 거래처다. 국내 대표적인 편의점과 피자업체, 단체급식 및 식자재 업체, 나아가 유기농 식품 매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특히 최고의 재료만 사용한다는 106년 역사의 프랑스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루’에서도 오뗄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오뗄은 국내 햄 및 소시지 육가공 분야 B2B 시장에서 선두 업체다. 회사 설립 15년 만에 연간 매출액 --원, 직원 130명의 탄탄한 중견회사다. 식품 제조 및 가공회사로서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성과다. 이미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한 햄 소시지 육가공 분야, 그래서 이 분야에 신규로 사업을 하겠다면 ‘바보’ 취급당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인데 오뗄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바로 틈새시장 공략이었다. 대기업이 일반 소매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을 때 오뗄은 외식업체를 상대로 B2B 시장을 개척했던 것이다.
“B2B는 처음부터 계획된 것입니다.”

오뗄 김연태 사장의 말이다. 일반 소비자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어 처음부터 업무용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1991년 개인 빵집의 샌드위치용 햄과 피자 토핑용 햄을 시작으로 외식업체용 육가공 식재를 공급해온 것이 어언 15년의 세월이다.

경쟁력의 원천은 ‘정도경영’
가격경쟁이 치열한 육가공 시장에서 오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하기도 했지만 김연태 사장의 정도경영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현실과 야합했으면 매출규모는 지금의 2~3배가 됐을지 모릅니다.”

납품가격이 맞지 않으면 급식이든 군납이든 과감하게 거절했다는 것이 김연태 사장의 말이다. 김 사장의 이런 경영원칙은 절대 무리하지 않고 회사의 능력에 맞게 시장을 개척하고 시장규모에 따라 설비투자를 해나가는 철저한 안전 위주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무리하게 사업을 전개할 경우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으로 가격경쟁에 대응해 온 것이다. 그래서 오뗄은 은행차입금이 거의 없다.

오뗄의 정도경영은 원료조달과 위생관리에서도 돋보인다. 오뗄은 햄 및 소시지 가공에 필요한 원료육을 100% 국산 축산물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냉동육이 아닌 냉장육을 사용하고 있다. 신선한 제품을 공급해 고객의 보다 풍요롭고 행복한 식생활에 기여토록 한다는 회사의 비전이 그대로 반영된 원칙이다.

신선한 원료육의 사용은 물론 제조공정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2001년 ISO 9001 인증을 받은데 이어 2003년에는 농림부 HACCP 지정을 획득했으며 각종 시설은 최고급 신제품들로 갖춰져 있다.

가부장적 경영철학의 독특한 리더십
오뗄 김연태 사장은 독특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그의 리더십의 요체는 가부장적인 유교사상이다.

“이 조직은 기업조직이라기보다 유교적 가부장적 조직입니다. 사장은 대가족의 어른이 가지는 마음만 가지면 안 될 일이 없습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자신은 기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며 조직원으로서 링크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뗄의 본사나 공장 건물 입구에는 ‘푸른 하늘 하얀 꿈’이라는 휘호가 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말하는 김 사장은 직원들이 오뗄을 통해 꿈을 가져라는 뜻으로 ‘푸른 하늘 하얀 꿈’이라는 휘호를 걸어 놓았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문제로 퇴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오뗄에서 꿈을 펼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 사장의 말에 따르면 오뗄의 현직 간부들이 모두 처음부터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는 아니었다는 것. 이 말은 비록 처음에는 어설픈 기술자일지라도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오뗄은 ‘무대’가 되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이 직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 자신을 대가족의 어른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처럼 직원들도 식품회사 직원으로서 가져야 할 도덕적 무장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이제는 소매시장에 도전
오뗄의 향후 계획은 일반 소매시장에 자사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오뗄은 이를 위해 이미 2004년 ‘CUSCUS’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놓았다. 특히 2002년부터는 햄 소시지의 본고장인 독일 명장(MEISTER) 출신 배안 애블링(BERND EBELING)씨를 기술고문으로 영입해 최고의 품질을 생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개발해 놓은 제품만 무려 70여 가지나 된다. 본격적인 생산을 위해 내년에 고급형 시설을 갖춘 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그리고 3년 후쯤부터는 유럽 전통의 햄과 소시지를 생산해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오뗄의 이름을 걸고 ‘CUSCUS(꾸스꾸스)’라는 브랜드로 대기업들과 진검 승부를 걸겠다는 야심이다.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혼을 쏟아 부은 정신과 정성을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회사의 경영이념으로 식생활 문화의 변혁을 주도하는 오뗄. 작지만 강한 기업에서 이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육가공 분야 마켓 리더로의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김병조 기자 bjkim@
육가공 명장(MEISTER) 배안 애블링(BERND EBELING)

MEISTER는 독일의 명장을 말한다. 엄격한 도제 제도와 기술을 중시하는 문화가 어우러져 키워내는 육가공 명장이다. 육가공 분야 학교에서 약 3년 동안 공부를 하고, 명장 밑에서 약 5년 동안 기술을 전수받고 경험을 쌓아야 비로소 MEISTER가 될 수 있는 시험에 응시가 가능하다. 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약 3년 이상의 실무경험이 있어야만 명장으로 인정을 받는다.

(주)오뗄에서 생산과 기술지도를 해주고 있는 MEISTER BERND EBELING씨는 독일에서 올해 나이 63세로 독일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2002년부터 오뗄 기술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햄 소시지 공장 근무 3년, 장인학교 졸업 및 명장에게서 장인기술 전수 연마 약 8년, MEISTER 합격 후 햄 소시지 공장 책임자로 약 10년 근무, 햄 소시지 회사 대리점 책임자로 약 10년 근무, 하노버 햄 소시지 공장 공장장으로 약 10년 근무한 것이 배안 애블링씨의 화려한 경력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자신이 가진 기술과 경험, 지식을 소중히 꼭 필요로 하는 곳에 전수해주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며 한국 육가공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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