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위생교육은 공익 증진이 목적이 돼야
식품위생교육은 공익 증진이 목적이 돼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7.03.27 09: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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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훈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경영국장·행정학박사

식품위생법은 국민과 소비자 안전을 위한 보호적 규제법이다. 안전에 관한 규제는 서구 유럽 국가에서부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정부의 대표적인 감독 영역이다.

식품위생은 우리나라가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올림픽 유치 시점에서 강화된 측면이 있다. 세계 속의 한국이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국가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먹는 것 갖고 장난치면 천벌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영리를 추구하는 경제 현장엔 무지(ignorance)의 혹은 양심을 속이는 영업 행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영업자의 의지와 도덕성만을 기대하기에는 인간의 탐욕이 사납기 그지없다. 정부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3월 6일 『식품외식경제』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건의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위생교육전문기관 지정기준 완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가 났다.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는 사업자단체 간 경쟁이 노골화됐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정부가 공익의 개념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자본가를 대변하는 정상조직(peak association)인 가운데, 음으로  양으로 정부의 보조금과 지원을 많이 받는 단체 중 하나다.

예컨대 고(故) 유기정 회장 시절의 회관 건립 시, 정부와 현대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몇 년 전부터는 노란우산공제 운영 등을 통해 탄탄한 재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업종별 단체의 교육 운영권까지 욕심을 내고 있으니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진배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와 다원주의 사회에서 이익집단 간 경쟁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익집단 간 경쟁에서 공익이 도외시 돼서는 안 된다. 한 개인의 이익을 사익이라고 할 때, 사익들의 총합을 공익이라고 한다.

이익집단들은 집단의 이익을 공익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는 이익집단이 생각하는 공익과는 다른 차원의 공익을 정책 신념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공익의 개념을 ‘사익의 희생을 전제로 한 공동선(共同善)’으로 채택해야 한다. 식품위생법과 식품위생교육 정책의 경우도 속을 들여다보면 영업자의 희생을 전제로 해 국민의 안전과 소비자 후생(공동선)을 증진하는 것에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식품위생교육전문기관 개방과 경쟁체제 도입 검토는 명분상으로 그럴듯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교육기관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면 식품위생교육은 영업자들의 편리성 위주로 재편될 것이다.

영업자들은 강제성이 있는 교육을 받기 싫은 까닭에 식품위생교육에 관한 각종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를 이유로 식품위생교육 정책이 교육기관 개방을 통해 영업자들이 교육을 편하게(?) 받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국민과 소비자의 후생 증진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다. 이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식품위생온라인교육은 영업자에게 편리한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시스템은 동영상 화면을 켜놓고, 시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교육이 이수되는 맹점을 안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교육의 품질 제고와는 관련이 없다.

게다가 식품외식 업종과는 전혀 관계없는 단체를 식품위생교육전문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은 전문성과 관리 등에서 문제가 있다. 식품외식업계는 식품위생 분야를 국가가 보호해야 할 영역임을 인정하고, 국민과 소비자의 후생 증진을 위한 규제와 벌칙에 순응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식품위생교육 분야에 한해서는 국민과 소비자보다 영업자의 편의성을 정책의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면, 이는 비합리적인 행정행위다. 권력으로 사익을 추구해 대통령이 탄핵된 역사의 현장 속에서 정부 활동의 목적은 공익 증진에 있음을 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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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2017-03-30 15:43:15
온라인 교육이 문제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생각은 무슨 생각인가요?
온라인 교육은 보고 있어야 합니다. 화면이 안넘어가서 잠도 못자요.
단순논리로만 봐도 답이 나와 있죠. 그리고 교육장까지 언제 갑니까?
으라차차

으라차차 2017-03-30 15:36:39
영업자들이나 예비 창업자들이 편하게 교육 받는 게 문제가 있다는 얘기로 들리네요!!!!
중앙회 직원이 이런 얘기를 하다니........
내가 집합교육장에 직접 가서 교육 받아 봤는데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자거나, 휴대폰을 하거나, 나가서 돌아다니던데 이건 어찌 설명을 할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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