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외식업체 ‘빈익빈부익부’… 무너지는 허리층
2016년 외식업체 ‘빈익빈부익부’… 무너지는 허리층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7.24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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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식업체 2016년 실적
불황으로 ‘가성비’ 소비트렌드 주도
대기업 외식 시장 지배력 공고화
 
지난해 외식업계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졌다. 소위 잘 나가는 곳은 여전히 잘 나가고 어려운 곳은 여전히 어려운 양극화 현상의 심화다. 
 
다수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거듭된 불황에 따른 소비 심리의 위축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가성비 트렌드가 식지 않고 먹는 것 이상의 가치에 고객 지갑이 열리는 것이 대표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규모의 경제 논리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체계화된 시스템과 물량을 앞세운 대기업이 외식 시장의 지배력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지는 매출 상위 50개 외식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적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들의 합산 매출액은 10조72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185억 원, 당기순이익은 1542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1.43%, 21.55% 늘어났다. 다만 전체 실적 상승은 일부 상위 업체들이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대부분은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국내 1천번째 매장인 스타벅스 청담스타점 파트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매출 1조 클럽 입성

매출 상위 업체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1조 클럽 진입이다. 그간 매출 1조 원은 파리크라상과 CJ푸드빌의 전유물이라 말할 만큼 오랫동안 신규 진입자를 허락하지 않았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1조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58%라는 대대적 성장을 일궈냈다. 매달 10개 안팎의 신규 매장을 꾸준히 출점하면서 현재 104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전 매장 직영 체제의 수익성 극대화 전략을 기반으로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전한다는 마케팅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스타벅스에 각종 디저트 제품을 납품하는 신세계푸드는 스타벅스 매출 증가에 힘입어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계열사 시너지 창출까지 이뤄낸 셈이다.   
 
SPC그룹의 지주사인 파리크라상은 1조7771억 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2.86%의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3%, 6.56%의 증감률이다.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매출 2조 원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CJ푸드빌과 최근 법인명을 바꾼 롯데GRS는 해외 사업 부진을 일부 만회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모습이다. 그러나 대폭적 성장을 일궈낼 만한 신규 아이템의 부족과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사모펀드 매각까지 타진했던 이랜드파크의 경우 지난해 아르바이트 직원 임금 체불 등 각종 폐단이 실적으로 연결되면서 역대 최악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 본아이에프는 50개 외식업체 중 순이익 성장률 1위를 차지했다. 사진=본아이에프 제공
본아이에프, 순이익 666% 증가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본아이에프의 꾸준한 성장세도 눈길을 끌었다. 전통의 브랜드 본죽을 위시로 프리미엄 도시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본도시락의 선전이 실적 호조를 뒷받침했다. 여기에 계열사 본푸드서비스의 단체급식과 HMR 사업부문 등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666.67% 증가, 50개 외식업체 중 순이익 성장률 1위의 기염을 토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먹방 프로그램’의 인기몰이에 큰 공을 세운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도 파죽지세의 흐름이다. 빽다방 등 몇몇 브랜드의 인기와 함께 매장 출점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전년 대비 41.18% 성장한 174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8월 말 한화ACPC스팩과 합병 상장하기로 한 디딤은 신마포갈매기 등 주력 브랜드의 성장세와 신규 브랜드의 안착에 힘입어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4.73%나 증가했다.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어 상장 효과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의 조용한 강자로 알려진 엔타스와 전한도 경복궁, 강강술래 등 대표 브랜드의 활약에 힘입어 좋은 성적표를 받아냈다. 부침을 거듭했던 놀부도 지난해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삼원가든도 실적이 크게 높아지는 등 대다수 한식 브랜드가 성장세를 이어갔다. 
 
▲ 지앤푸드 굽네치킨의 히트메뉴 ‘굽네 볼케이노 시리즈’. 사진=굽네치킨 제공
치킨업체, 지앤푸드 ‘나홀로 성장’ 
 
최근 치킨값 인상을 두고 부정적 여론에 몸살을 앓았던 제너시스비비큐와 교촌에프엔비는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한창 좋은 실적을 내던 때와 다르게 주춤한 모습이다. 멕시카나는 소폭 성장, 한국일오삼은 실적 개선, 혜인식품은 다소 하락, 페리카나는 실적 악화 등 대다수 치킨업체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반면 지앤푸드의 굽네치킨은 연달은 신메뉴 히트에 힘입어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98.66% 급상승했다. 
 
패스트푸드업체들은 반전의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공시 의무가 없는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지난해 실적을 알 수 없지만 적자가 지속됐을 것이란 업계 추측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의 최근 실적은 2015년이다. 매출 6033억 원, 영업이익 20억 원, 당기순손실 131억 원으로 보고된다.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햄버거병’ 논란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올해 최악의 실적을 낼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에스알에스코리아의 KFC도 지난해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비케이알의 버거킹도 고성장을 거듭하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6.98%로 낮아졌다. 장기 실적 부진에 자본잠식까지 당한 TS푸드앤시스템의 파파이스는 여전히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그나마 업계 1위인 롯데리아가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카페베네, 완전자본잠식 … 순이익 전환 3개 불과
 
커피업계는 명암차가 뚜렷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이디야의 실적 증가가 두드려졌다. 그러나 커피빈코리아, 할리스에프엔비, 탐앤탐스 등 업계 주요 브랜드는 실적 개선 내지 실적 하락의 등락폭을 보였다. 특히 카페베네의 경우 완전자본잠식에다 가맹점의 급속한 이탈로 실적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공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화려한 재기를 알린 ‘커피왕’ 강훈 대표의 케이에이치컴퍼니는 최근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케이에이치컴퍼니의 망고식스 등은 짧은 기간 매장 출점 수가 크게 늘어났지만 매장 수익 악화로 인한 가맹점 이탈이 순식간에 이뤄져 부침을 막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은 쇠락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양에프엔비의 세븐스프링스는 매년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큰 폭으로 내려앉고 있다. 지난해 61억 원의 영업손실과 87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공시에 미포함됐으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도 여전히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된 의견이다. 이랜드파크의 애슐리도 고전을 거듭하면서 본사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됐다. 
 
한편 50개 외식업체 중 영업손실이 지속되거나 전환된 업체는 13개며 흑자전환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순손실이 지속되거나 전환된 업체는 16개, 흑자전환한 업체는 단 3개(CJ푸드빌, 할리스에프엔비, 오투스페이스)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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