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정부가 핵심으로 밀어부치는 가운데 식품·외식기업이 생존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일이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 회원국 중 28위(2015년 기준)를 기록했으며, 장시간 노동사회 조사에서는 OECD 국가 중 2위로 나타나 과로사회의 오명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평균시간인 1766시간보다 무려 347시간이나 많은 수치다.
최근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 생산성이 가장 높은 나라는 에스토니아로 130%에 달했다. 이어 폴란드,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순이었다. 미국은 80%, 일본은 60%대로 나타났다.?한국은 40%로 거의 꼴찌 수준이다.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자료 역시 한국의 생산성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나라 근로자 한 명이 창출하는 시간당 부가가치는 31.8달러로 미국 62.9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고령인구가 많은 일본의 41.4달러와 비교해도 77% 수준에 불과하다.
비용 늘고 생산성 떨어지는 기업의 미래는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로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해 근로자의 삶을 높이고 일자리를 나누기 위한 정책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이야 정부의 예산으로 얼마든지 충당할 수 있다고 하지만 기업은 그리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업이 충당해야 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기업의 생산성 혹은 이익이 증대돼 유동성 자금이 늘어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임에도 정부는 이에 대한 해법은 제시하지 않은 채 기업에 떠맡기고 있다. 해마다 비용은 크게 늘어나는데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는다면 기업의 미래는 없다. 현재로서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는커녕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릴 요인만 즐비하다.
내년부터 실시될 근무시간 단축과 매년 급등하는 최저임금 그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되면 생산성은 지금보다도 더 추락할 것은 자명하다. 그래서 생산성이 우리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들 스스로 임금이 인상되고 근무시간이 단축되는 상황이라면 근무시간에 몰입해 일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판매가 동결·생산성 높여 인건비 절감만이 살 길
우리 식품·외식업계의 생산성은 더욱 심각하다. 솔직히 구인란으로 인해 근무할 직원조차 없는데 직원의 생산성을 따지는 것조차 어찌 보면 호사스러운 일 일수도 있다. 그러나 직원의 생산성을 분석하고 오퍼레이션과 시스템을 개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지속성장은커녕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식품·외식업계의 현실이다.
소비자는 ‘원가가 올랐다고 가격을 올린다’는 식의 경영논리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과거와 같이 원가에 이익을 더해 판매가를 설정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으로 경영을 하는 업체는 소비자에게 외면 당할 수밖에 없다.
가능한 판매가는 동결하고 원가를 줄여서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시대이기에 원재료비는 물론이고 인건비에 대한 부담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생산성을 높여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법 외에 다른 방안이 없다.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한 삼성전자 한 임원의 말이 기억난다. “우리는 원가를 줄이려 베트남에 온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베트남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