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예측했던 2.6%보다 큰 폭 상승한 3.1%의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바닥까지 내려앉은 외식업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 경기의 회복으로 인해 수출이 기대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되면 외식업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3.1%를 기록해 외식업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외식산업경기지수도 지난 2년간 70이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74.94로 추정하는 등 회복세를 자신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연말 업계에서의 느끼는 체감온도는 전혀 회복의 기미를 느낄 수 없었다. 연말 특수는커녕 전년 동기보다도 못했다는 하소연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달 농식품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68.47로 추정치보다 6.47p낮았다. 외식산업경기지수가 가장 낮았던 2016년 4분기(65.04)보다 소폭 상승에 그쳤다(참조 2018.1.29.일자 식품외식경제 1면).
1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 78.21 ‘가능할지’
농식품부는 올 1분기 미래지수를 78.21로 추정하는 한편, 외식업계의 불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물론 평창 동계올림픽 등 외식업 매출을 끌어 올릴 수 있는 호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부정적이다. 외식업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청탁금지법 개정 불발,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 등 무엇하나 외식업 경영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본지와 자매지인 월간식당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8 외식산업 전망 외식업 경영주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외식업 경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다’라고 응답한 이들이 전체 응답자 중 54.5%를 차지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97.6%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이중 78.8%가 ‘매우 큰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업계에서 보는 외식업계의 경기 회복은 당분간 부정적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있기는 하나 이는 반도체 등 극히 일부품목의 호황 탓이지 산업 전체의 경기는 긍정적이지 않다. 이와 함께 국내 정치·사회전반의 불안정과 남북관계의 긴장으로 인한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외식업의 불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진다.
강한 규제보다 과감한 전방위적 지원책 절실
지난달 청와대와 각 부처의 고위관료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실상을 파악하고 홍보하기 위해 전례 없이 현장을 다녀왔다. 그리고 한결같이 “업계의 심각한 상황을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강한 규제보다 외식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할 시기이다.
우선 최근 업계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의 점진적 인상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 역시 한꺼번에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대폭 단축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의 사례처럼 매년 2~3시간씩 줄여나가는 방법을 검토해 볼 시기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임대료 인상 상한선과 카드수수료율 인하는 물론이고 의제매입세액 공제율 상한 등 외식업을 비롯한 중·소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 위한 전방위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자칫하다가는 영세업자들의 줄도산이 이어져 자영업대란이 일어날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