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잘 보면서 땅은 왜 보지 못했소?”
“하늘은 잘 보면서 땅은 왜 보지 못했소?”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10.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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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요즘 우리 국민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데다가 좋아질 줄 모르는 경제로 근심 걱정이 태산 같기 때문이다. 대다수 국민들의 처진 어깨가 천근의 무게요. 푹 파인 주름살의 깊이가 족히 천길만길千길萬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7.4%로 인한 강릉의 한숨, 세계 1위인 주택임차료와 교육비, 그리고 주택의 가격이 떨어져도 어김없이 터지는 세금폭탄으로 인한 서울의 비명’

위의 글은 10년 전의 필자 칼럼 중 일부인용한 문구이다.(최종문, ‘강릉의 한숨, 서울의 비명’, 식품외식경제 전문가칼럼 2008. 7)
그로부터 10년 후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본지 최신호(제1026호, 2018. 9. 3)의 각 면을 도배하듯 가득 채우고 있는 중요기사의 타이틀만으로도 얼핏 앞에서 말한 10년 전과 매우 흡사해 보이지만 다름도 넉넉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10년 전 위기감에 비해 훨씬 심각하고 섬뜩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폭우 속 3만 자영업자의 절규 최저임금! 한숨만 나온다.’(1면) ‘최저임금으로 사회가 붕괴되고 있다.’ ‘외식업주의 절규, 내일도 장사하고 싶다.’(2면) ‘위기의 자영업, 음식점 폐업률 92%.’(4면) ‘세금 7조원 퍼붓는 백화점식 응급처방.’(5면) ‘외식업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하다.’(6면) ‘외식업소 절반 이상 평균 10~20% 매출하락.’(7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피맺힌 절규.’(15면 사설)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필자가 10년 전 칼럼을 통해 우려했던 ‘강릉의 한숨’이나 ‘서울의 비명’ 스타일의 자영 외식업의 위기만으로 끝나지 않고 ‘대한민국의 눈물’이나 ‘대한민국의 굴욕’ 등 국난 급 변고로 치닫는 조짐으로 비쳐지며 불안감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한다. 

그 중심에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나타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만고불변 절대부동의 바위처럼 버티고 있다.
이미 그 심각한 부작용이 위 기사 타이틀에서 보는 것처럼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니 문제 정책의 출구전략을 모색해 볼 때가 되었건만, 대국민 공약이라며 오불관언(吾不關焉) 끝까지 밀어붙일 태세라 더욱 안타깝고 답답하다.

그래서 자영 외식업주를 비롯한 대다수 국민은 불안하기도 하려니와 불쌍하기도 하다. 소득주도 성장 원리주의로 잔뜩 찌든 외눈박이 리더들과 맹신과 맹종으로 똘똘 뭉친 무리구성원들을 구체적 실존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딱하고 답답한 현실이 품위국민으로서의 자존심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어린 시절에 즐겨 배우고 익혔지만 요즘은 잘 쓰이지 않는 ‘이솝 우화’에 수록된 어느 천문학자 이야기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밤마다 별을 관찰하는 천문학자가 있었다. 어느 날 밤 그는 하늘만 쳐다보며 걷다가 우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우물 속에서 구해 달라고 외쳤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사람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우물 안에 대고 소리쳤다.
“어이 천문학자 양반! 하늘에 있는 건 잘 보면서 땅에 있는 건 왜 보지 못했소?” (이솝지음,  이동진 역 ‘이솝 우화’중 77화, 해누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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