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 향과 샌드위치 냄새
스타벅스 커피 향과 샌드위치 냄새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12.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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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배선경 변호사

식당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그 식당의 냄새가 나를 맞는다.
청국장집은 구린 청국장 냄새, 김치찌개 집은 침이 고일 정도로 시큼한 김치 냄새가 나야 식욕이 돋는다.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음식 냄새가 아닌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하수구나 주방 청소를 구석구석 하지 않은 상태가 계속되면 그 냄새가 공간에 밴다.

얼마 전에 한 커피 프랜차이즈 대표님 집무실을 방문했다가 공간에 감도는 향기가 너무 좋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방향제 브랜드를 물어봤다. 그 향이 공간의 주인까지도 매력적으로 느끼게 했다.
스타벅스 창립자인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가 고객에게 주는 고유의 마법 중에 대표적인 것을 커피 향기로 꼽았다.

슐츠는 그의 책 온워드(Onward)에서 시애틀의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섰다가 지독한 불쾌감을 느낀 경험을 기술했다. 샌드위치를 오븐에 데우는 과정에서 치즈가 지글지글 녹으면서 나오는 냄새가 온 매장에 진동하고 있었다.

그는 치즈 냄새가 커피 향을 해치고 있었음을 점장에게 말했지만, 점장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 스타벅스는 2003년 처음으로 샌드위치를 판매하면서 매출이 매우 증가했고 수백 개의 새로운 매장에서 샌드위치를 계속 도입했지만, 하워드 슐츠는 당시 글로벌 상품 책임자였던 미셸 가스통에게 “샌드위치를 없애야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커피 향이 감도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샌드위치 매출을 증대시켜 매장당 매출 증가율을 높이려던 당시 스타벅스의 CEO 짐 도널드의 의견과 출동했다. 결국 경영자의 지위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있었던 하워드 슐츠가 당시 짐 도널드 CEO와 갈등을 빚고 경영으로 복귀한 데는 샌드위치의 치즈 냄새도 큰 역할을 했다.

이 일화를 통해 성공하는 기업, 매장들은 자신이 파는 주요 아이템(음식)뿐만이 아니라 이 아이템이 고객에게 받아들여지는 이미지에 대해 매우 엄격함을 알 수 있다.
몇 년 전 파리에 갔을 때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던 레스토랑에 간신히 예약하고 갔다. 너무 인기가 많아서 시간대별로 예약을 받는데 우리는 10시에 예약됐다. 오픈 키친 바로 앞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나는 요리사들이 주방을 마감하면서 청소하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게 됐다.

건장하고 젊은 남자 요리사 대여섯 명이 땀을 뻘뻘 흘리며 조리대와 싱크대, 그리고 바닥을 수세미로 정말 구석구석 닦고 있었다. 영어 표현에 “Clean Enough to Eat Off the Floor(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한)”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얼마 전엔 교보 문고에 갔더니 숲속에 있는 거처럼 편안한 향이 나서 기분이 진정됐고, 평소보다 오랜 시간 머물렀다. 이제 공간에 향기를 불어 넣는 향기 마케팅은 패션, 코스메틱을 넘어 자동차 브랜드 매장, 금융기관, 도서관과 요양시설 등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음식점에서는 그 곳에서 파는 음식의 맛있는 향이, 스파 등 마사지 샵에서는 리렉싱하고 기품 있는 향이 나야 한다. 외부에서 자신의 가게, 사무실에 들어갈 때 크게 한번 숨을 들이마셔 보라. 그 향이 바로 고객에게 주는 첫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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