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와 ‘눈길 사로잡는’ 브랜드
메이커와 ‘눈길 사로잡는’ 브랜드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01.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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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한지수 혜전대학교 호텔조리외식계열 외래교수

우리는 부엌에서 풍로에 불을 붙여 밥하시던 어머니를 기억한다. 아침을 먹자마자 동네로 뛰어나 스카이콩콩을 타고 놀았다. 어두울 때까지 형, 누나들과 딱지치기, 구슬치기, 비석 치기, 고무줄, 다방구를 하며 놀았다. 우리는 촌티 팍팍 풍기는 꽃무늬 원피스에 나팔바지와 승마바지, 촌스러움의 대명사 코르덴으로 불리는 코듀로이를 입었다.

청바지 게스와 캘빈클라인을 하나씩 사서 친구들끼리 돌려 입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우리는 이랜드, 브렌따노, 헌트가 최고의 브랜드인 줄 알았다. 문득 어린 시절 지나간 추억이, 그런 브랜드 의류가 그리워진다.

사람들에게 브랜드라는 개념을 인식시키는데 패션만큼 크게 기여한 것도 없다고 본다. 어릴 때 월드컵, 프로스펙스, 푸마 운동화와 게스 청바지에서 브랜드를 인지했으며, 일명 메이커라고 불렀다. 요즘은 루이뷔통(Louis Vuitton), 샤넬(Chanel), 에르메스(Hermès)와 같은 명품을 브랜드라고 인식한다.

브랜드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바로 패션이 아닐까 생각한다. 패션은 옷뿐 만 아니라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으며, 지금도 브랜드하면 패션 브랜드의 연장선에서 생각한다. 브랜드는 시대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상징성을 추구하는지를 브랜드가 잘 보여준다.

아이폰을 들고, 젠틀 몬스터 안경을 끼고, 나이키 신상 운동화를 신고, 내셔널지오그래픽 로고가 박힌 롱패딩 점퍼를 입고 집을 나와서 스타벅스에 들어가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맥북을 켠다.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대충 어떤 사람일지 우리는 느낌으로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옷과 소지품에서 브랜드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인의 생활 속에서 브랜드의 로고가 담긴 옷이나 제품으로 나를 표현하는 것이 익숙한 현실이다. 

이제 모든 것이 브랜드인 시대가 됐기 때문에 많은 기업은 기업의 가치를 브랜드에 담아 고객에게 전달하려 한다. 과거에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의 개성이 드러났지만, 시간이 흘러 누구나 브랜드를 접하는 오늘날엔 브랜드가 더는 개인의 고유성을 드러내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은 지속할 수 있는 경쟁 우위에 서기 위해서 제품 카테고리를 불문하고 브랜드에 개성을 부여하고, SNS 팔로워들을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브랜드는 로고를 넘어 상징성과 제품 콘셉트를 온전히 아우르면서 품질을 약속한다. 또 브랜드 가치는 브랜드를 기저로 한 근본 신념 또는 철학으로 브랜드를 경쟁에서 차별화한다. 따라서 기업의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브랜드 사용자와 소통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브랜드 취향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브랜드 크루(brand crew) 형성을 도모해야 한다.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뗄 수 없는 관계인 강력한 소비자-브랜드 관계의 질(consumer-brand relationship quality)을 형성함으로써 자사 브랜드가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정든 브랜드’로 위상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소비, 사용하는 고객들의 삶이 곧 브랜드가 돼 다른 소비자들에게 퍼지고 새로운 개성과 가치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업은 적극적으로 브랜드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소비자가 브랜드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자기 삶의 질이 향상되고, 그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형성함으로써 강력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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