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일수록 상품력과 매가 전략 중요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대다수 냉면전문점들이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냉면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평양냉면 전문점 우래옥은 냉면가격을 1만4000원으로 인상했는가 하면 벽제갈비가 운영하는 봉피양의 경우는 순면을 1만7000원으로 인상했다.
이외에 평가옥, 을밀대등도 평양냉면 값을 1만3000원으로 인상했다. 그나마 저렴하다는 능라도, 평양면옥, 을지면옥 등이 1만2000원대이다. 평양냉면 가격이 인상되자 함흥냉면도 덩달아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
함흥냉면으로 가장 유명한 오장동 함흥냉면가격이 1만1000원, 강남의 유명 함흥냉면전문점 대다수가 냉면가격을 9000~1만 원으로 인상했다.
음식 가격과 품질의 양극화 갈수록 극명
냉면 가격이 이처럼 오르게 된 배경에는 평양냉면의 경우 최근 남북관계로 인해 평양냉면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진 것도 있지만 이보다 원재료비 상승과 최저임금인상 그리고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냉면전문점들이 판매 가격을 대폭 인상했지만 우래옥 등 유명 평양냉면전문점을 찾는 고객 수는 예전과 변함없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서민음식 가운데 하나인 냉면 가격이 이처럼 대폭 오르자 더 이상 냉면은 대중음식이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론 함흥냉면의 경우 싸게는 5000~6000원으로 판매하는 업소도 있다. 이제 음식 가격은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메뉴라도 가격의 폭은 갈수록 벌어질 것이고 고객의 선호도 또한 극한 양극화가 만들어 질 것은 자명하다.
여름철의 최고 인기 디저트로 각광받고 있는 빙수 역시 신라호텔에서 수년 전 출시한 망고빙수가 5만4000원이라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지만 이를 먹기 위해 1시간 이상 대기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이 능사는 아냐… 매가 전략 중요
지난달 서민의 술이라 할 수 있는 소주의 공장 출고가가 6.45%오르면서 소매가격을 올려야 할지를 많은 외식업체들이 고민했었다. 소주 한 병에 5000원은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대다수 외식업체들은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못했다.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못했던 가장 큰 원인은 대다수 고객들이 메뉴 가격보다 술값에 매우 민감해 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이 회식에서 즐겨 마시는 소맥(소주+맥주)이 1만 원대를 넘긴다는 것은 큰 부담으로 다가 올 수 밖에 없다.
이번 평양냉면 가격 인상은 곧 바로 전체 음식 가격의 인상을 부추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외식물가 인상을 크게 억제했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그리고 최근 돼지고기 등 식재료비의 인상은 음식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많은 외식업체들은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시기에 음식 가격을 올려야 할지를 두고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
고품질의 상품을 만들어 가격을 크게 인상한다든지, 가격은 저렴하게 받지만 품질을 크게 높여 고객수를 늘린다든지, 아니면 품질은 조금 낮추며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팔겠다는 등의 매가 전략은 모두가 경영주의 몫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식업체의 매가 전략은 신중해 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