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인 치킨집이 지난해 6200곳이 창업한 반면 8400곳이 폐업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4년째 창업보다 폐업하는 업체가 늘어 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4년 한해 창업한 치킨집이 9700여 곳인 반면 폐업한 치킨집이 7600여 곳에 비하면 최근 수년간 치킨집의 몰락이 눈에 띠는 점이다.
지난 3일 KB금융그룹이 국내 자영업시장을 분석해 발표한 ‘KB자영업 분석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치킨집은 2019년 2월 현재 8만7000곳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외식프랜차이즈 가맹점 11만6000여 곳 중 치킨 집은 가맹점의 21.1%를 차지한 2만5천개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의 외식프랜차이즈사업본부 증 가장 많은 업종도 치킨프랜차이즈로 지난해 25개가 늘어 409개의 브랜드가 영업 중이다.
치킨집 연간 수입 1400만원, 월 100만원 남짓
전국의 자영업자 수는 570만명으로 국내 근로자의 25.4%를 차지한다. 자영업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외식업이다.
또 외식업 중 가장 많은 업체수를 자랑하는 것은 한식과 치킨점이다. 특히 치킨집은 자영업의 현실을 극명하게 볼 수 있는 업종이다.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뛰어들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치킨 집을 가르켜 일부 언론에서는 ‘개미들의 지옥’이라는 표현까지 할까.
최근 들어 치킨집은 물론이고 대다수 외식업체들은 경쟁이 심해지고 내수경기가 극심한 침체를 겪으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매출은 감소하는 가운데 최저 임금인상으로 인한 인건비와 원재료비, 임대료 등 제반 비용이 증가하면서 경영악화로 인해 폐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KB 금융이 발표한 ‘자영업 분석보고서’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치킨집의 연간 수입은 지난 2011년 6200만원 수준이었던 영업비용이 2017년 1억1700만원으로 89%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32% 감소했다.
운영자금 지원, 카드수수료 인하… 폐업 막기 역부족
자영업 창업자 중 50~60대와 30대 미만의 창업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50~60대가 창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은 결국 퇴직자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갈 곳이 없어 창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기 때문이다. 30대 미만의 청년들 역시 취업이 안되는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창업을 선택 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여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정부는 그동안 자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정책을 만들었다. 역대 정부는 물론이고 이번 정부 역시 지난해 말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부분 역대 정부와 비슷한 수준의 정책이다. 청와대에 자영업 비서관을 신설한 것을 제외하고는 자영업자들에게 창업자금과 운영자금을 지원해 주고, 카드 수수료를 인하해 주는 등 거의 엇비슷하다. 지금과 같은 과당 경쟁 속에서 폐업의 증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자영업의 특성을 감안해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창업에 내몰리는 ‘묻지만 창업’을 막기 위해서는 고용상황을 개선하는 일이다.
퇴직자들이나 사회에 첫발을 디디는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 시급하다. 결국 경제를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만드는 일인데 요즈음 국내 경기를 감안할 때 참으로 묘연한 상황이라 안타까움만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