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대중음식에 고급식재로 가치 UP, 한 그릇의 ‘소확행’
[창간 특집] 대중음식에 고급식재로 가치 UP, 한 그릇의 ‘소확행’
  • 우세영 기자
  • 승인 2019.07.16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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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 랍스터, 전복, 우니, 성게알 등 생산·유통 늘어
외식업체들 불황 돌파구로 고급화·차별화 전략 구사

평범한 음식에 고급 재료를 더한 ‘작은 미식’이 인기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격대의 대중적인 메뉴에 고급 재료를 더한 다양한 메뉴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라면, 김밥, 삼겹살, 짜장면, 짬뽕, 빙수 등 일상적인 음식에 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맛과 영양은 물론 가성비까지 만족시켜주는 제품과 메뉴들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만족·실리 따지는 가치 소비 확산
‘욜로’, ‘가심비’, ‘나심비', ‘소확행’, ‘나나랜드’, ‘패스트 프리미엄’···. 최근 몇 년간 자신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된 식사를 선택하고, 만족도가 높으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가격보다 심리적인 만족감을 추구하는 국내 소비 트렌드가 외식업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면서 고가의 희소성 있는 재료를 평소 즐겨먹는 대중적인 메뉴에 조합한 메뉴가 인기다.

온라인몰이나 백화점을 통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고급 식재료를 누구나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되면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 또한 이유다.

‘먹방(먹는 모습을 주제로 하는 영상 콘텐츠)’, ‘쿡방(요리과정을 주제로 하는 영상콘텐츠)’ 등 음식을 주제로 하는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SNS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자랑하기 좋은, 눈길을 끄는’ 고급 식재료를 선호하게 되는 현상도 트렌드를 재촉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미디어나 SNS를 통해서 접했던 고급식재료를 다이닝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요즘 오히려 더욱 크게 각광받고 있다.

이미지·영업이익 두 마리 토끼 잡는 전략
트러플, 랍스터, 전복, 우니, 성게알 등 고급식재료를 접목한 프리미엄 메뉴가 다양하게 출시되는 것은 과거에 비해 유통기술이 발달하고 대량양식이 가능해져 구매와 유통과정의 비용이 낮아지면서 원가 부담이 적어진 것이 첫번째 이유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식재료 고급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소비자의 가격 저항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트러플 삼겹살을 출시한 삼육가 관계자는 “트러플 삼겹살을 출시해 방송PPL 등 다방면으로 마케팅 활동에 활용,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차 고급화되고 까다로워지는 만큼 트러플에 국한하지 않고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프리미엄 메뉴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취향과 입맛에 맞춰 외식업계 식재료는 앞으로도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출혈적인 가격 경쟁으로 낮아진 영업이익을 회복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전미영 연구위원은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식품·외식 기업들이 돌파구를 찾고자 고급화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부 관계자들은 “가성비 경쟁이 너무 치열해 소비자들이 저렴하다고 느끼는 가격으로는 웬만해선 최소한의 품질을 맞출 수가 없다”며 “의미 없는 출혈 경쟁을 할 바에는 차라리 제대로 된 음식을 제값에 파는 전략으로 승부를 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식재료 활용한 메뉴 인기 이어질 것
외식·식품 관계자들은 고가와 저가의 소비 양극화 패턴이 더욱 뚜렷해지는 만큼 업계의 프리미엄화 전략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용선 선임연구위원은 “2019년 외식·식품 시장 중 육가공, 유가공, HMR 등 분야는 원료 품질을 높인 식재료 고급화가 특히 활발해질 것”이라며 “가성비 및 편리성을 중시하는 제품과 고급화를 지향하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이 양극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미엄 식재료를 메인으로 차별화를 둔 시그니처 메뉴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본아이에프의 임미화 본부장은 “프리미엄 식재를 적극 활용하는 움직임은 외식·식품업계 전반에 퍼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고급 식재를 사용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나아가 판매로 이어진다”며 “나를 위한 가치 소비가 중요해진 트렌드가 지속되며 프리미엄 밥상의 열풍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랍스터를 식재로 한 음식

▷랍스터짬뽕 제주 신라호텔 풀사이드 바에서 판매하는 랍스터해물짬뽕은 랍스터 테일과 전복, 대게, 새우를 가득 넣은 프리미엄 짬뽕이다. 지난 2017년 선보였던 시그니처짬뽕 황제짬뽕에 이어 프리미엄 식재료 ‘랍스터’를 강조한 랍스터짬뽕을 선보인 것. 랍스터짬뽕은 이벤트 및 객실 예약과 연계한 프로모션을 통해 적극적으로 호텔 이용객의 주문율을 높이며 미식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랍스터해물짬뽕 4만6000원.

▷랍스터피자 랍스터를 통째로 올린 이색적인 비주얼로 화제를 모은 핏제리아오의 랍스터피자. 해산물 피자를 고급스럽고 색다르게 해석한 메뉴로 토마토소스·모차렐라 등 기본 재료를 토핑해 화덕에 구운 후, 별도로 조리한 랍스터와 홍합을 올려 마무리했다. 랍스터의 살만 쏙 발라 먹을 수 있도록 삶은 랍스터의 살과 껍질을 미리 분리, 갈릭양념으로 조미한다. 살아있는 랍스터를 사용해 원가율도 높지만 재미와 품질을 모두 충족시키는 시그니처 메뉴로 브랜드를 견인하고 있다. 랍스터핏자 3만9000원.

▷랍스터라면 랍스터를 사용한 라면도 화제가 됐다. 프리미엄 식료품 마켓 팔킨은 ‘죄책감을 뺏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한 그릇의 라면이라도 품격 있게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라면’을 콘셉트로 개발한 라면을 판매한다. ‘랍면’은 랍스타 원물을 효소분해와 액상처리, 진공건조를 거쳐 스프를 만들고 면은 감자전분으로 라면 하나에 국산 생감자 5개를 사용해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궁상스러운 현실에서 작은 사치’, ‘허세라면’ 등으로 불리며 젊은층에서 인기다. 온라인 판매에서 신세계백화점, 미니스톱 등으로 채널을 넓히며 작년 연매출 100억 원을 기록했다. 랍면 1900원.

트러플을 식재로 한 음식

▷트러플딤섬 서양식 식재료가 아시아 요리와 융합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식재료가 서양의 송로버섯, 트러플이다. 사진은 북경의 딤섬전문점 ‘탄궁’(唐宮)에서 판매하고 있는 트러플딤섬이다. 산에서 갓 채취한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딤섬전문점 탕궁은 현재 중국 베이징, 상해 등 대도시에 18개의 점포가 진출해 있다. 

▷트러플짜장면 연남동의 퓨전 중식 음식점 충화반점의 시그니처 메뉴는 ‘트러플짜장면’. 늦가을부터 봄까지는 ‘특선 트러플짜장’ 메뉴를 추가, 더욱 본격적인 트러플짜장면을 선보인다. 특선 트러플짜장면은 서빙 시 직원이 짜장면 위에 검은 송로버섯을 0.5㎜ 두께로 슬라이스해 수북이 올려준다. 2만 원이 안 되는 한 그릇 가격이지만 많은 양을 넣어 강한 트러플 향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특선 트러플짜장 1만5900원.

▷트러플삼겹살 숙성 삼겹살 전문점 삼육가는 올해 봄시즌을 맞아 트러플을 사용한 신메뉴를 선보였다. ‘트러플삼겹살’은 구워진 삼겹살 위에 직접 블랙 트러플을 갈아 토핑하고 화이트 트러플 오일을 뿌려 트러플의 진한 향을 한층 더했다. 최근 국내에 최고급 식재료인 트러플을 맛보려는 니즈가 늘어나는 것을 포착해 오랜 기간 준비한 메뉴다.
트러플 버섯 조각을 저며 올린 트러플비빔냉면은 1만2000원으로 6000원에 판매하는 일반 후식 냉면가격의 두 배 가격이지만 진한 트러플의 맛을 즐기려는 고객에게 반응이 뜨겁다. 객단가도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삼육가는 추후 트러플오일, 트러플솔트 등도 자체제작할 계획이라고. 트러플삼겹살 2만4000원.

▷애플망고빙수 제주 신라호텔이 지난 3월 선보인 초고가 빙수다. 제주 신라호텔 로비라운지 ‘바당’에서 5만 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은은한 사과향이 나는 제주산 애플망고를 듬뿍 얹고 눈꽃 얼음을 올려 마무리한 애플망고빙수는 고급스러운 유기 그릇에 담아 망고퓨레, 망고셔벗. 단팥과 함께 제공한다. 서울 신라호텔에서도 맛볼 수 있다. 가격은 제주산 애플망고의 시세에 따라 5만4000원~5만9000원으로 변동이 있다.

▷ 전복김밥 전복내장이나 전복소스로 조미한 밥과 달달한 달걀 지단을 말아 네모 형태로 만든 ‘전복김밥’은 제주도 명물 메뉴로 떠오르며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여세를 몰아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여럿 생기며 전국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제주 김만복김밥’은 압구정 현대백화점과 AK&홍대에, ‘제주오전복’은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과 롯데백화점 서면·대구점에 입점했다. 만복이네 김밥(9개)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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