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로봇·AI·블록체인 접목 미래형 레스토랑 ‘레귤러식스’
[창간 특집] 로봇·AI·블록체인 접목 미래형 레스토랑 ‘레귤러식스’
  • 박선정 기자
  • 승인 2019.07.18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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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로봇이 만든 핸드드립 커피… 재미와 가치 주는 무료 ‘빵 셔틀’ 로봇
AI 에이징 룸, 상추 재배… 블록체인 기술 접목한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라운지 엑스의 로봇이 커피 내리고 있는 장면을 고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라운지 엑스의 로봇이 커피 내리고 있는 장면을 고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지난달 강남 N타워 지하 2층에 문을 연 레귤러식스는 로봇기술과 AI 기술, 블록체인 등이 접목된 미래형 레스토랑이다. 한식 다이닝 브랜드 월향과 푸드테크놀러지 전문기업 육그램이 손을 잡고 만들었다. 

‘한 자리에서 만나는 서울의 대표 음식’을 콘셉트로 월향(한식 주점)과 조선횟집(한식 횟집), 평화옥(냉면·국밥), 산방돼지(육류 구이) 등의 한식당과 라운지 엑스(카페), 알커브(VIP 레스토랑) 등 6개의 외식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곳은 로봇이 내린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라운지 엑스다. 
이곳에서 드립 커피를 주문하면 바리스타가 원두를 분쇄해 컵에 담는다. 다음은 로봇의 차례다. 분쇄한 원두를 필터에 붓고 살짝 흔들어 평평하게 고른 뒤 본격적으로 커피 추출을 시작한다. 

원두 종류에 따라 물줄기로 동글동글한 모양을 그리거나 꽃 모양을 그려가며 커피를 내린다. 로봇에는 원두별로 가장 맛있는 추출법이 프로그래밍 돼 있다. 추출을 마치면 다시 사람의 차례다. 완성된 커피를 잔에 담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바리스타의 몫이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을 하는 ‘협동 로봇’ 시스템이다. 

이곳 황성재 공동대표는 “아무리 숙련된 바리스타라 해도 그날그날의 몸 상태나 기분에 따라 커피 맛이 미묘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로봇 시스템을 매뉴얼화 한다면 전 세계 어느 곳에 지점을 내도 동일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빵 셔틀 로봇.
빵 셔틀 로봇.

빵을 날라주는 빵 셔틀 로봇도 있다. 빵 셔틀은 사람처럼 속도가 빠르거나 민첩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재미와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라운지 엑스는 빵 셔틀을 인력을 대체하는 용도가 아닌 ‘무료 빵 셔틀’과 같이 재미 요소를 담아 색다른 가치를 전달할 계획이다. 

산방돼지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AI 드라이 에이징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현재 드라이 에이징으로 유명한 업체들과 함께 드라이 에이징에 대해 연구하면서 기존 정성적으로 진행되던 숙성기법을 정량적으로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쯤에는 사람의 기술 없이 순수 AI만으로 완성한 드라이 에이징 소고기 구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추 또한 고품질 대량생산이 가능한 AI 재배기술을 연구 중이다. AI로 재배한 상추에 AI 드라이 에이징 소고기를 싸 먹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결제 서비스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선불카드를 구매한 뒤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와 현금사용도 물론 가능하다. 향후 결제뿐 아니라 가상화폐 기반의 포인트 적립, AI 기술을 활용한 리뷰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최신 기술을 접목, 색다른 외식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산방돼지의 AI 에이징 시스템.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산방돼지의 AI 에이징 시스템. 사진=이종호 기자 ezho@

황성재 대표는 “외식업은 기술과 노하우가 철저히 ‘사람 기반’으로 구축되는 특성상 100년 넘게 혁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산업”이라며 “이것을 IT 기반으로 구조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다면 외식산업에서도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INTERVIEW | 라운지 엑스 황성재·이종근 공동대표

라운지 엑스의 공동대표인  황성재 대표(왼쪽)와 이종근 대표(오른쪽). 사진=이종호 기자 ezho@
라운지 엑스의 공동대표인 황성재 대표(왼쪽)와 이종근 대표(오른쪽).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스타트업 문화를 접목하면 외식도 얼마든지 혁신 가능

“외식업은 경영주 대부분이 영세한 개인사업자인 특성상 서로 협력을 해 성장하는 문화가 아닌 경쟁과 배척의 문화가 강하다. 또한 모든 시스템이나 노하우가 사람에 의해 축적돼 온 산업이라 혁신 자체가 불가능했다. 각자 가장 잘 하는 것을 합쳐 더 잘 하게 만드는 스타트업 문화를 접목해 협력과 상생을 시도한다면 외식도 얼마든지 혁신이 가능하다.”

카이스트 박사 출신 황성재 대표는 AI 관련 기업 창업과 투자 경험만 100차례가 넘을 만큼 이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기술을 발명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 기술이전을 한 ‘발명왕’이기도 하다. 레귤러식스의 로봇 바리스타와 AI 드라이 에이징 등 기술 기반 아이디어가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카이스트 석사 출신 이종근 대표는 축산유통 스타트업 ‘육그램’을 설립해 주문 당일 육류 배송, 육류 직구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F&B 분야에 알려졌다. 레귤러식스에서는 식재료와 외식 부문 디렉터 역할을 하고 있다. 

황성재 대표와 이종근 대표는 외식이 지금껏 ‘혁신 없는 분야’였던 만큼 기회도 클 것이라는 기대다. 레귤러식스를 접한 일본의 모 기업에서는 벌써부터 일본 진출을 타진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기저기서 입점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황성재 대표가 외식에 기술을 접목하면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바로 기술이 공간의 본질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기술이 아방가르드하게 드러나 ‘나는 기술이다’를 외칠 때 본질은 흐트러진다”며 “공급자 위주의 기술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기술과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돼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근 대표는 “어떠한 공간에 사람을 모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며 “소비자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 만큼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재해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차제가 아닌 기술에 스토리와 철학을 입히는 작업”이라며 향후 다양한 형태의 기술과 F&B의 조합을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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